"스쳐간 수많은 기억, 스쳐지나간 수많은 얼굴들. 다시 길을 가자. 이제 또 다른 길을.
 우리가 했었던 그 약속, 우리가 함께한 그 맹세. 우리가 했었던 그 약속. 우리가 함께한 그 맹세."

 국군들이 63년 전 이 땅 위에서 일어난 6·25 전쟁의 이야기를 뮤지컬로 꾸미자 기념식을 가득 메운 참전용사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름도 낯선 나라 '대한민국'에 자국의 용사를 보내주었던 UN 동맹국들은 큰 박수 갈채를 보내주었다. 

 제63주년 6·25전쟁 기념식이 6월 25일 오전 10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되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기념식에 참석해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의 안보상황은 지금도 매우 엄중하다"며 "북한은 하루빨리 고립과 쇠퇴의 길을 버리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와 한민족 공존공영의 길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6·25전쟁이 끝난지 60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대부분 이산가족들이 부모형제의 생사조차 알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며 "북한은 이산가족들의 애끓는 심정을 헤아려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하루라도 빨리 이산가족 상봉에 협력하는 자세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정 총리는 "6·25전쟁은 잊혀진 전쟁도, 잊을 수 있는 전쟁도 아니다"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자유와 평화를 더욱 튼튼히 지켜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례와 정 총리의 기념사에 이어진 국군 연예병사들의 '6∙25전쟁 정전 60주년 기념 뮤지컬'은 참전용사들과 내외빈의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이날 기념식에는 6∙25전쟁에 참전한 20개국 참전협회 대표 38명 및 미국 참전용사와 가족 75명, 교포 참전용사와 가족 48명 등 총 161명이 초청되어 자리를 빛냈다. 이들 중에는 한국전 당시 맥아더 장군의 참모로 인천상륙작전계획의 최초 입안자이자 홍남철수작전을 지휘한 에드워드 로우니(Edward L. Rowny, 96) 예비역 중장도 있었다. 

 이들은 26일 강창희 국회의장이 참석하는 UN참전용사 감사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21개 UN참전국 대사들을 비롯하여, 주한미군사령부 대표단 등이 500여 명이 함께한다. 특히 청소년 평화캠프에 참석한 UN참전용사의 손자녀 100명과 국내 대학생 100명도 만찬에 참석하여 참전용사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