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미국 백악관 발(發) SNS 하나가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다. 다름 아닌 백악관의 안주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올린 '김치' 사진 때문이었다. 그녀는 백악관 텃밭에서 직접 기른 배추를 뽑아서 김치 담그는 방법까지 자세히 소개했다. 액젓은 또 어떻게 알았는지 "채식주의자는 액젓을 생략해도 좋다"는 멘트도 함께 말이다.

 119회 국민강좌 강사로 연단에 선 김치연구가 최인순 명장은 미셸 오바마의 김치 트위터를 이렇게 말했다.

 "백악관 안주인의 김치 레시피는 중요한 상징이다. 우리 김치가 세계의 식문화 대열에 올랐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김치를 포함한 한국 전통음식문화의 세계화를 의미한다."
 

▲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김치연구가 최인순 명장이 11일 119회 국민강좌에서 '김치의 우수성과 한류'를 이야기했다. 


 명성헌 대표 최인순 명장은 11일 국민강좌에서 '김치'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펼쳐냈다. 그는 광주 특유의 입담으로 현장을 찾은 100여 명의 시민에게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을 전했다.

 이야기의 시작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당시 최 명장은 광주세계김치문화축제에 참여해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게 되었다. 최 명장은 "당시 '김치 세계화에 앞장서겠다'는 수감 소감을 밝혔다"며 "생각지도 못한, 입에서 나온 그 한마디 말에 내 가슴이 뛰었다"고 했다. 그 일을 계기로 최 명장은 지금까지 10년이 넘는 세월을 '김치 세계화'의 최일선에서 앞장서고 있다.

 최 명장이 수많은 우리 음식 중에서도 유독 김치를 들고 지구촌 방방곡곡을 누비는 이유는 분명했다. 바로 김치는 그 자체가 우리 민족의 생활이자 문화라는 확신 때문이다.

 "김치는 지역과 시대를 초월한 민족의 먹거리이자 우리 민족이 지켜온 뿌리이자 식생활의 주춧돌이다. 동시에 한민족만의 유일하고도 고유한 특성이 고스란히 담긴 우리 민족의 문화유산이다. 게다가 건강한 웰빙(well-being) 식품이기까지 하니 민족문화의 대표선수 아니겠는가."

 실제로 김치는 다양한 건강효과를 지니고 있다. 김치는 채소 생산이 어려운 겨울철에 비타민 공급원으로 신체 활성화를 돕는다. 식이섬유가 많이 함유되어 장운동이 활성화되고 콜레스테롤과 당 수치를 낮춰주는 성인병 예방에도 탁월하다. 그 뿐만 아니라 간의 지방질 농도 감소와 피부노화 억제 효과까지 있다니 김치만 잘 먹어도 무병장수의 길이 절로 열릴 듯하다.
 

▲ 미국 백악관의 안주인인 미쉘 오바마 여사는 올해 2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직접 기른 무와 배추로 직접 담근 김치를 공개했다. 미쉘 여사는 김치담그는 방법까지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미쉘 오바마 트위터]


 이러한 김치의 효과는 국내에서는 물론이오 해외에서도 널리 알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에는 미셸 오바마가 담근 김치 사진을 시작으로 한국전통음식 광고를 시리즈로 게재하고 있다. 영국과 태국,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김치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것은 우연이 이니다.

 최 명장은 김치의 세계화를 '한식의 세계화'로, 더 나아가 '한민족 문화의 세계화'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한식을 영양학적으로 적절한 균형을 갖춘 모범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는 맛과 영양이 우수한 한식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김치는 한식 중에서도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음식문화는 단순히 재료를 생산하고 요리하는 것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무형의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기도 하다. 최근 한류 붐을 타고 한식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전통 음식문화의 고유성을 잘 살리면서 세계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 최인순 명장의 '김치' 특강에 이어 '김치' 시식 시간이 마련되었다. 국민강좌를 찾은 시민들이 최 명장의 김치를 맛 보고 있다.


 최 명장은 이날 국민강좌를 찾은 시민들을 위해 자신의 대표 김치인 '보김치'를 시식하는 시간도 준비했다. 보김치는 청(靑) 적(赤) 백(白) 황(黃) 흑(黑) 오색(五色)과 맵고 쓰고 달고 시고 짠 오미(五味)를 조화롭게 하여 만든 김치다. 배춧잎으로 보자기를 싸듯이 감싸고 미나리로 둘레를 묶어내는 보김치는 그 안에 담기는 재료에 따라 전복, 인삼, 송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사단법인 국학원이 주최하고 서울국학원이 주관하는 국민강좌는 오는 7월 9일 오후 7시 대한출판문화협회 4층 대강당에서 열린다. 조용진 전 서울대 교수가 '고대사회 아시아와 북유럽인의 교류'를 주제로 시민들을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