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는 세계뇌주간을 맞아 '알기 쉬운 뇌와 신경과학'이라는 주제로 15일 경상대 BNIT 대강당에서 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강연회는 경상대 노구섭 교수, 강희영 교수, 고필옥 교수, 강동우 교수의 강의로 진행됐다.

첫 강연을 맡은 의학전문대학원 노구섭 교수는 뇌의 중추신경계, 뇌 영역별 기능, 뇌의 크기와 인지능력, 뇌 발생과정과 시냅스 밀도 변화 등 '알기 쉬운 인간의 뇌'란 제목으로 복잡하고 신비한 뇌의 전반적 영역을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 세계뇌주간을 맞아 15일 경상대에서 '알기 쉬운 뇌와 신경과학'이라는 주제로 강연회가 열렸다. 노구섭 교수가 '알기쉬운 인간의 뇌'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상대 홍보실]

노 교수는 "뇌는 무게가 약 1,300g으로 몸무게의 2%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심장에서 나오는 혈액의 약 17%, 인체에 공급되는 전체 산소의 20%가 뇌에서 소모될 만큼 많은 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이다"고 했다.

뇌는 산소와 에너지가 소모가 큰 만큼 혈관도 많이 분포한다. 평상시 스트레스로 두통을 느끼는 것도 바로 이 뇌혈관 때문이라고 했다.

▲ 두통은 뇌 자체의 통증이 아니라 뇌혈관의 확장으로 일어나는 반응이다 [자료제공=경상대 의학전문대학원]

노 교수는 "뇌는 감각을 느끼지 못한다"며 "머리가 아픈 것은 뇌 자체가 아픈 것이 아니라, 뇌혈관이 부풀어 올라 뇌를 감싸고 있는 경질막이 확장되면서 두통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뇌의 기능도 다양했다. 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뇌는 감정과 정서를 담당하는 전두엽, 운동과 감각을 담당하는 두정엽, 시각과 이미지를 담당하는 후두엽,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측두엽 등으로 나누어진다고 했다.

▲ 뇌의 다양한 영역 [자료제공=경상대 의학전문대학원]

식물인간과 뇌사의 차이도 뇌 기능의 차이였다. 식물인간(vegetative state)은 대뇌의 손상으로 의식과 운동기능은 상실되었으나, 뇌간 기능은 살아있어 호흡, 소화, 흡수, 순환 등의 기능은 유지하고 있는 환자이다. 뇌사(brain death)는 뇌간을 포함한 뇌의 모든 기능이 완전히 정지되어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는 상태를 일컫는다.

노 교수는 "논리적 성향의 좌뇌와 감성적 성향의 우뇌는 서로 다르지만 단절되면 안 된다. 좌우뇌는 오랜 부부와 같다"며 "어느 한 쪽만 발달시킬 것이 아니라 함께 발달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의 좌우뇌 활성화 정도를 알 수 있는 달마시안 그림 테스트도 있었다. 좌우뇌 기능이 잘 활성화된 사람은 그림이 달마시안 개로 보인다. 좌뇌만 활성화된 사람은 그림이 점으로만 인식되며, 우뇌만 활성화된 사람은 개라고 인식하게 된다고 했다.

▲ 좌우뇌의 활성도를 체크하는 달마시안 그림 [자료제공=경상대 의학전문대학원]

노 교수는 "인간의 뇌는 단순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은 굉장히 복잡한 기능을 가진 인체기관이다. 뇌에 관한 더 깊이 있는 내용을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전반적인 뇌의 구조와 기능을 이해하면 신경과학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신경과학이 대단히 심오한 학문인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노 교수의 강연에 이어 강희영 교수의 '행동을 조절하는 뇌', 고필옥 교수 '동물실험을 이용한 뇌 연구', 강동우 교수 '나노의학과 뇌종양 치료' 강의가 펼쳐졌다.

세계뇌주간 행사는 1996년 미국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현재 60여 개국에서 매년 3월 셋째 주에 동시 진행되고 있다. 2002년 첫 행사에 이어 열두 번째로 이루어지는 올해 행사는 3월 9일부터 16일 사이 서울대, 고려대, 포항공대 등 전국14개 곳에서 열린다. 

자세한 프로그램 및 일정은 한국뇌학회 홈페이지(www.brainsociety.org)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