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부터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선진국에서부터 뇌에 대한 연구에 전폭적으로 투자하면서 인체의 마지막 미지 영역이었던 뇌의 신비가 밝혀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교육, 문화, 경제, 게임,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뇌를 기반으로 한 산업이 확장되고 있고 그에 따라 두뇌 계발 및 활용에 대한 전문가의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특히 공교육을 비롯한 시·군·구에서 시행하고 있는 평생교육, 기업체 및 공공기관 연수교육 등에서 그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정부도 지난 1998년 뇌연구촉진법 제정 이후 10년 만에 300억 원을 들여 대구시에 한국뇌연구원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가천대학교 역시 가천대 길병원과 함께 지난달 27일 뇌융합과학원을 설립하고, 세계 10대 뇌융합과학원에 진입을 목표로 2016년까지 뇌전문병원을 설립 준비에 들어갔다.

이처럼 최근 뇌의 중요성에 대한 자각과 두뇌 활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뇌 연구 분야에서 두드러지는 점이 있다. 미국이나 일본 등의 국가가 뇌과학, 뇌의학 분야에 집중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면, 우리나라는 뇌활용 분야에서 그 어떤 나라보다 앞서나가고 있는 것이다.

인간 뇌활용 분야의 대표연구기관인 한국뇌과학연구원(KIBS, 원장 이승헌)은 지난 20여 년 전부터 ‘인간 뇌의 올바른 활용과 개발’이라는 설립 목적으로 뇌활용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과 독창적인 연구성과를 축적해 왔다. 특히 한국 선도 명상법과 뇌과학을 접목한 '뇌교육(brain education) 프로그램'을 개발해 건강, 교육, 문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긍정적 변화를 이끌기 위해 노력해 왔다.

김나옥 한국뇌과학연구원 부원장은 “뇌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통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뇌교육”으로, “한국뇌과학연구원을 뇌활용 분야의 세계 최고의 연구기관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나옥 부원장을 지난 8일 한국뇌과학연구원 사무실에서 만났다.

▲ 김나옥 한국뇌과학연구원 부원장은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American University에서 특수교육 석사학위를 받았다. 단국대학교에서 ‘뇌교육이 시각장애학생의 정서 및 신체에 미치는 효과 연구’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랜 시간 교사 및 교육 공무원으로 지내다 지난 1월 한국뇌과학연구원 부원장으로 부임했다.

 ▲ 한국뇌과학연구원 설립목적과 취지에 대해 궁금합니다.

한국뇌과학연구원의 설립목적은 인간 뇌의 근본가치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올바른 두뇌활용을 통한 인류 의식의 진화에 있습니다. 설립자인 이승헌 원장은 “인류와 지구의 미래는 인간이 자신의 뇌를 어떻게 인식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있으며, 오늘날 인류문명을 만든 것이 뇌의 무한한 창조성이듯 인류가 당면한 위기를 해결할 열쇠 또한 바로 우리의 뇌 속에 있다”는 것을 늘 강조해 왔습니다.

이러한 취지는 설립이념인 ‘강재이뇌’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강재이뇌’는 한민족의 고대 경전인 『삼일신고三一神誥』 신훈편神訓篇에 나오는 글귀로 ‘이미 너의 머릿속에 내려와 있다’라는 뜻으로 우리의 선조들은 이미 수천 년 전에 ‘뇌’가 가진 본질적인 가치를 꿰뚫어보고 이를 인재교육의 근간으로 삼고 생활 속에서도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뇌과학연구원은 인간 뇌활용 분야의 세계 최고 연구기관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 뇌과학적 측면보다 뇌활용적인 면을 더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요?

21세기를 '뇌의 세기(Century of the Brain)'라 하죠. 이미 주요 선진국들이 과학의 마지막 영역이라 불리는 뇌 연구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으며, 물리학, 화학, 생명공학, 인지과학, 심리학 등 모든 분야가 함께 융합되어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뇌의 기능과 구조를 탐구하고 신경생리학 기반의 연구 등 뇌과학, 뇌의학 분야는 선진국을 뒤따라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 활동의 총사령탑인 뇌에 대한 올바른 활용과 개발 영역은 다릅니다. 우리나라가 선두에 설 수 있다는 강점과 뇌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본질은 결국 인간 뇌의 올바른 활용이기 때문입니다.

철학 없는 융합은 한계가 있습니다. 뇌를 과학적인 연구 대상만이 아닌 활용의 대상으로 인지할 때 많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으며, 뇌과학은 선진국에 비해 늦었지만 뇌활용 분야는 우리가 가진 강점과 독창성이 매우 많기 때문에 뇌활용 분야 세계 최고의 연구기관으로 발돋움하려고 합니다.

▲ 한국 선도사상과 뇌과학적 지식을 결합한 뇌교육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뇌교육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뇌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뇌교육은 21세기 뇌과학의 발달에 따른 뇌융합 시대가 되었고, 그 과정에서 인간 뇌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 시대적 흐름 속에 있습니다. 뇌과학과 교육의 융합이라는 흐름 속에서 서구에서는 2000년대 초반에서부터 뇌기반학습(brain-based learning), 뇌기반교육(brain-based education), 신경교육(neuro-education) 등 뇌과학 기반의 다양한 학문적 융합이 이루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에 반하여, 한국에서 앞서 정립된 뇌교육은 인간 뇌에 대한 깊은 탐구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 뇌철학, 뇌운영체계에 대한 핵심원리, 체험적 교육방법론을 갖추고 있다는 면에서 뇌과학의 발달에 따른 교육적 접목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뇌의 기능적 변화와 탐구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서구의 뇌기반교육과는 다른 차별성과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뇌교육은 인간 뇌의 올바른 활용과 개발을 위한 실천적 학문입니다. 무엇보다 체험적 방법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인종과 학력 등 지식이나 이해수준과 상관없이 뇌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전달할 수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서도 한국의 뇌교육에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과정 혹은 방법’이라는 교육의 본질에 가장 맞는 교육방법이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한국뇌과학연구원이 매년 개최하고 있는 두뇌활용올림피아드 '국제브레인HSP올림피아드'(사진=한국뇌과학연구원 제공)

“뇌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통하는 것이 바로 뇌교육”

▲ 한국뇌과학연구원의 활동 및 연구 성과가 궁금합니다.

한국뇌과학연구원은 1990년 한국인체과학연구원으로 출발했습니다. ‘뇌’는 인체 중 유일하게 정신을 가진 물질이며 ‘뇌’에 대한 이해는 곧 ‘인간’에 대한 이해이기 때문에, 설립 당시는 ‘인체’에 대한 탐구와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했습니다.

1997년에는 대표적인 두뇌계발 프로그램인 ‘뇌호흡(Brain Respiration)’이 나왔는데, 한민족 전통의 단학수련의 원리와 뇌과학을 접목한 두뇌건강방법으로 특히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오랜 역사를 가진 한민족 전통의 심신수련과 21세기 과학의 정점이라는 뇌과학이 만난 접점이기도 했습니다.

사회적으로 뇌문화 증진과 보급에도 역점을 두었습니다. 1999년부터 뇌과학, 뇌건강 등 국내 및 국제세미나를 개최해왔고, 2005년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두뇌활용 올림피아드인 IHSPO(국제브레인HSP올림피아드)를 창설했습니다. 과학, 수학, 화학 등 지식평가를 하는 것이 아닌 인간 두뇌의 올바른 활용과 개발을 목적으로 한 두뇌올림피아드로, 2008년과 2009년에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국제대회를 개최할 만큼, 명실상부한 국제올림피아드로 성장했습니다.

또한, 2006년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뇌교육전문지 <브레인>을 창간했고, 뇌교육 정보 확산을 위해 ‘브레인미디어(www.brainmedia.co.kr)’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브레인> 잡지는 올해 창간 7년째를 맞이하고 있으며, 뇌교육 등 관련 분야 종사자들의 필독매체로 자리하며 국내 뇌교육 시대를 앞당긴 전문지로서 평가받고 있습니다.

▲ 뇌교육 프로그램이 국제사회에서 더욱 인정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07년은 연구원으로서 매우 의미가 큰 해였습니다. 한국뇌과학연구원이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ECOSOC)으로부터 협의지위(consultative status)를 받아, 본격적으로 뇌활용 분야의 대표 연구기관으로서 국제적 활동을 하기 시작한 해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해 유엔본부가 자리한 뉴욕에 사무소가 생겼고, 이후 2008년부터 매년 유엔본부에서 국제뇌교육컨퍼런스 및 세미나, 올림피아드 등 다양한 유엔NGO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2010년 이후는 그동안의 연구가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해입니다. 한국 고유의 전통원리를 기반으로 현대화한 뇌파진동명상(BWV)이 국제신경과학저널인 <뉴로사이언스레터>에 처음으로 게재되어 주목을 받았습니다. 한국 고유명상의 연구결과가 국제신경과학저널에 실린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습니다.

이후, 영국 런던대와의 해외공동연구도 본격화 되었고, SCN, eCAM, STRESS 등 국제과학 및 의학저널에 잇따라 뇌파진동명상의 연구결과논문이 게재되면서 한국 명상의 과학화를 이끄는 대표연구기관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  지난 연구성과와 활동들을 보니 한국뇌과학연구원의 앞으로의 비전이 더욱 기대됩니다. 중·장기 비전은 무엇인가요?

궁극적으로 한국뇌과학연구원의 비전은 뇌활용의 과학화 학문화를 통해 뇌교육 또는 대중화하고 세계화하는 것입니다.

우선 뇌교육 프로그램을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게 ‘뇌교육 공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조금만 훈련받으면 두뇌 상태를 진단하고 처방할 수 있는 두뇌훈련 기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미 몇 년 전 두뇌상태를 활성화하는 ‘아이브레인’을 출시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제 곧 두뇌의 스트레스나 건강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스마트브레인’이 출시될 예정입니다.

▲ 지난해 4월 한국뇌과학연구원은 우리나라 최초로 두뇌관련 엑스포 '대한민국 제1회 브레인엑스포 – 뇌, 희망을 말하다'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했다. 엑스포에는 5천 여 명이 참석해 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사진=코리안스피릿 자료사진)

이외에도 뇌활용 대중화를 위해 지난해 3월 서울 코엑스에서 국내 최초로 ‘브레인엑스포-뇌, 희망을 말하다’를 개최해 5천여 명이 방문했습니다. 올해에도 역시 8월, 코엑스에서 ‘브레인엑스포-뇌, 평화를 말하다’를 주제로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번 엑스포에는 미국 중국 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 평화, 뇌교육, 멘탈헬스 분야의 석학들을 초청해 콘퍼런스도 함께 열 계획입니다.

뇌활용을 잘하게 되면 나 혼자만이 아닌 모두가 건강하고 평화로운 ‘멘탈헬스(Mental Health)' 사회를 원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엑스포에 오는 사람들은 뇌를 건강하게 활용할 수 있는 멘탈헬스 전시와 뇌교육 세미나, 평화 콘서트 등을 즐길 수 있습니다. 8월 브레인엑스포에 오셔서 뇌활용 방법을 얻어 가시기 바랍니다.


[한국뇌과학연구원 연혁]
1990년 한국인체과학연구원(한국뇌과학연구원 전신) 설립
1997년 11월 두뇌개발프로그램 '뇌호흡' 개발
2000년 12월 병역특례 지정연구기관 선정
2002년 8월 한국뇌과학연구원 명칭변경
2005년 3월 국제두뇌올림피아드 IHSPO 창설
2006년 10월 뇌잡지 <브레인> 창간
2007년 7월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 ECOSOC) 협의지위 취득
2010년 뇌파진동명상 국제저널 논문게재 및 과학화 (서울대병원, 영국 런던대 공동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