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딸을 둔 아버지의 성평등 의식이 학부모 집단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7월 초·중·고교 재학생의 학부모 1,800명을 대상으로 벌인 남녀평등 의식조사 결과 자녀로 딸 한 명만을 둔 아버지 집단이 가장 점수가 높았다고 2일 밝혔다.

딸을 한 명만 둔 아버지 집단의 점수는 평균 76.76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자매를 둔 어머니(74.92점·2위)나 외동딸을 둔 어머니(73.72점·3위)보다도 2~3점 정도 앞선 점수다.

                                                                                            (자료=한국여성정책연구원, 단위 : 점 )

다른 아버지 집단과의 점수 차는 더 확연했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외아들을 둔 아버지(60.68점)와는 무려 16점 차였다.

남매(63.32점·9위)나 자매(68.05점·7위)를 둔 아버지도 외동딸의 아버지보다 각각 13점과 8점 정도 낮은 점수에 머물렀다.

부모 별로는 어머니(71.50점)가 아버지(64.81점)보다 대체로 성평등 의식이 높았고, 자녀 성별로는 딸을 둔 부모(73.38점)의 점수가 아들을 둔 부모(68.18점)에 앞섰다.

안상수 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통념을 가진 남성이라도 딸을 양육하면서 간접적으로 차별을 경험하게 되며, 딸의 삶에 대한 아버지의 염려와 기대가 이들의 의식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의식 변화가 자신의 혈육에 대한 '온정주의'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차원에 머무를 수 있다는 점에서는 한계가 있다"며 "가족 밖 타인 여성으로 이해와 공감을 확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설문은 '가장인 남자가 월급을 더 많이 받아야 한다', '남자가 여자의 부하로 일하는 건 보기 좋지 않다','여자는 남자만큼 중요한 결정을 잘 내리지 못한다' '주방일 하는 남자는 보기 좋지 않다' 등 12개 문항으로 구성했으며, 4점 척도의 응답을 100점으로 환산해 결과를 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