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마쓰모토 다케아키 내정자 공식홈페이지>
일본 언론은 8일, 일본 불법정치헌금 문제로 물러난 마에하라 세이지(前原 誠司)전 외무장관 후임에 마쓰모토 다케아키(松本剛明, 51) 외무 부대신이 내정되었다고 일제히 발표했다. 간 나오토 총리의 요청을 마쓰모토 씨가 수락한 것으로 알려져 오늘(9일) 정식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 외무장관으로 내정된 마쓰모토 다케아키는 조선 국권침탈을 비롯해 동아시아에 일본 제국주의 확산을 이끌었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조선 초대통감의 4대손인 외고손자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강제병탄 101주년을 맞은 올해 일본정부의 강제병탄과 이에 따라 이루어진 한국인에 대한 수탈과 만행에 대한 공식 사과가 없이 오히려 이를 정당화하려는 역사왜곡이 계속되는 상황이란 점에서 향후 한일관계 및 동북아 외교관계에 민감한 사안으로 대두될 전망이다.

마쓰모토 다케아키의 모친인 에스코(悅子)가 이토 통감 차녀 아사코(朝子)의 손녀이다. 부친은 방위청 장관을 역임한 마쓰모토 쥬로(松本十郞)이며 이종사촌형이 현재 주미 일본대사로 재직하는 등 정치명문가에서 태어났다.

마쓰모토 내정자는 도쿄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후 은행에 근무하다 아버지 마쓰모토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특이한 점은 부친이 우익인 자민당 소속인데 반해 그는 민주당 소속으로 효고(兵庫) 11구에서 입후보해 2000년 중의원에 첫 당선되었으며, 현재 4선 의원이다. 민주당 중의원 운영위원장 등을 맡았으며 2010년 9월부터 외무 부대신을 맡고 있었다. 

작년 국회도서관운영을 총괄하는 중의원 운영위원장 때 한국의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추진단의 요청을 받아들여 중의원 도서관에 소장된 안중근 의사 관련 자료를 한국측에 전달하려 했다고 알려졌다.

일본 정계 일각에서는 내정자가 지금까지 각료로 활동한 경험이 없고 국회 경험도 길지 않아 나오시마 마사유키(直嶋正行.65) 전 경제산업상이나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57) 민주당 간사장을 추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간 나오토 총리가 마쓰모토의 외무부 부대신 재임기간의 실적을 인정해 장관 승격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일본은 14일과 15일 양일간 프랑스 파리에서 주요8개국(G8) 외교장관 회담이 예정되어있고, 19일부터는 교토(京都)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각각 열릴 예정이어서 공석인 외무장관의 시급한 임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