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조재도
이미지 조재도

 

새벽 종소리

 

                                                                    시인     조재도

 

한없이 부드럽게 울리는
새벽 교회 종소리

 

저 종소리에는
이제 막 잠에서 깨어
새벽기도 가려고 부시럭거리는
어머니의 어둠이 있을 것이고

 

당신 오늘 안 가?
이, 나 오늘은 안 갈텨
아버지의 웅얼거림이 있을 것이고

마을을 향해 울려 퍼지는
저 한없이 부드러운 종소리에는
차가운 교회 마룻바닥
네모난 방석에 쪼그리고 앉아 올리는
어머니의 기도 눈물이 있을 것이다

 

지붕 위로
더 낮은 지붕 위로
새벽 미명을 깨우는 저 종소리에는
눈 내린 마을 어두운 고샅길
쌓인 눈 발밤발밤 밟으며 간
어머니의 털신 자국도 있을 것이다.

 

출처 : 조재도 시집 《어머니 사시던 고향은》(열린서가, 2023)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