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절식 오곡밥과 묵은나물. 사진 농촌진흥청.
정월대보름 절식 오곡밥과 묵은나물. 사진 농촌진흥청.

우리 선조들은 음력 정월부터 섣달 사이에 절기에 맞춰 음식을 만들어 먹는 절식(節食)전통이 있었다. 설날 떡국, 단오 수리취떡, 유두 국수, 동지 팥죽 등이 그것이다.

정월대보름 절식은 ‘상원절식’이라 불렀는데 오복을 부르는 오곡밥이 대표이고, 오곡밥과 함께 먹는 ‘묵은 나물’이 있다. 호박고지, 고사리, 버섯, 가지고지, 취, 고비, 시래기, 박고지 등 아홉 가지 이상의 묵은 나물을 볶아 오곡밥과 함께 차려낸다.

묵은 나물은 봄철부터 가을철까지 계절마다 산채를 말려 대보름 전후까지 비축한 것이다. 오곡밥 속 곡식과 함께 각 계절의 영양이 가득한 묵은 나물로 겨울철 부족한 영양을 한가득 채운 지혜가 담긴 음식이라 하겠다.

오곡밥 속 검정콩, 수수, 팥, 차조 영양만점 효능은?

오곡밥은 대보름 전날(올해 2월 23일) 여러 곡식을 넣어 만들어 서로 다른 성(姓)을 가진 세 집 이상의 밥을 먹어야 운이 좋다고 하여 서로 나누어 먹었다. 또한, 하루동안 아홉 번 먹어야 좋다고 하여 틈틈이 여러 번 나누어 조금씩 먹기도 한다.

오곡밥에 들어가는 곡식은 지역과 시대마다 조금씩 다른데 통상 찹쌀에 검정콩, 수수, 팥, 차조, 기장을 넣는다. 오곡밥에 들어가는 곡식에는 항노화와 콜레스테롤 억제, 그리고 비만 예방 등 다양한 건강기능성을 함유하고 있으며, 특히 생활습관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 많다.

오곡밥에 들어가는 여러 곡식들. 사진 농촌진흥청.
오곡밥에 들어가는 여러 곡식들. 사진 농촌진흥청.

검정콩은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세포 노화를 예방하는 성분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고 골다공증 예방과 인지력 개선에 효과적인 필수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또한, 여성 갱년기 증상 및 골다공증을 개선하는 이소플라보 성분도 많다.

수수는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등이 많이 되어 항암 및 항산화 작용이 우수하다. 체내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고지혈증 예방 등 생활습관병 개선에 도움을 준다.

팥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촉진하는 칼륨이 많아 혈압을 낮추고, 팥 사포닌은 이뇨 효과가 커서 부종 완화, 노폐물 배출에 도움이 주어 피부관리와 비만 예방에 효과적이다.

차조는 빈혈을 예방하고 개선하는 데 좋은 철분과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고, 기장에는 탈모 개선과 예방에 효과적인 밀리아신이 함유되어 있다.

농촌진흥청은 오곡밥에 적합한 잡곡 품종으로 검종콩은 ‘청자5호’, ‘세움’, 판은 ‘아라리’, ‘홍다’, 찰수수는 ‘하이찰’, ‘고은찰’, 차조는 ‘삼다찰’, 찰기장은 ‘연희찰’, ‘금실찰’ 등을 추천했다.

대보름 상원절식으로 이 외에도 오곡밥을 기름과 소금을 발라 파랗게 구운 김이나 삶은 취나물을 넓은 잎모양째 싸서 먹는 복쌈, 데우지 않은 청주 한 잔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한 해 동안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는 귀밝이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