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은 22일 정월대보름 부럼 세시풍속을 알리는 카드뉴스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사진 한식진흥원 인스타그램 갈무리.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은 22일 정월대보름 부럼 세시풍속을 알리는 카드뉴스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사진 한식진흥원 인스타그램 갈무리.

새해를 시작하고 처음 맞는 보름명절인 정월대보름(올해 2월 24일)에는 한 해를 건강하게 나기 위한 절기 풍속 중 하나로 ‘부럼 깨기’를 한다.

보름날 새벽 일찍 일어나 ‘부럼’또는 ‘부름’이라 부르는 날밤과 호두, 잣, 땅콩, 은행 등 견과류를 어금니로 깨무는 풍속으로, ‘부럼 깨물기’, ‘부스럼 깨물기’로도 알려졌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은 지난 22일 한식진흥원 대표 캐릭터 ‘밥돌이’ 카드뉴스를 통해 부럼깨기 세시풍속을 알렸다.

부럼을 깨무는 이유는 한 해동안 각종 부스럼, 종기를 예방하고 이를 튼튼하게 하려는 취지이다. 딱딱한 견과류 껍질을 씹음으로써 치아를 튼튼하게 하고, 풍부한 영양분을 섭취해 피부병에 걸리지 않게 하는 조상의 지혜가 담긴 풍속이라 할 수 있다.

부럼으로 불리는 호두,잣, 땅콩 등의 성분과 효능. 사진 한식진흥원 인스타그램 갈무리.
부럼으로 불리는 호두,잣, 땅콩 등의 성분과 효능. 사진 한식진흥원 인스타그램 갈무리.

부럼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은데 혈청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호두는 불포화지방산이 함유된 지방과 양질의 단백질이 80% 이상으로 피를 깨끗하게 하고 피부를 맑게 한다. 아울러 기억력과 집중력 강화에도 도움을 준다.

잣나무 씨앗인 잣에도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혈압과 혈관에 좋고, 마그네슘과 철분도 풍부하다. 땅콩에는 비타민과 단백질,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항산화 작용을 함으로써 피부건강에 도움을 주고, 태아의 신경발달에 도움을 주는 엽산도 많이 함유되어 있다.

부럼들의 성분을 보더라도 ‘부럼깨기’ 풍습의 의도에 어느 정도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은 시기 아이들의 영향상태가 좋지 않아 얼굴에 부스럼이 나던 때 호두, 땅콩 등 영양가 높은 견과류로 피부병을 예방하는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부럼깨기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확실한 유래는 알기 어렵지만 조선후기 출간된 《해동죽지》, 《동국세시기》, 《열양세시기》 등 여러 기록에 옛풍속으로 전한다.

《해동죽지》에는 “궁중에서는 임금의 외척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일반 시정에서는 밤에 불을 켜 놓고서 그것을 팔았는데 집집마다 사 가느라 크게 유행하였다”라고 하여 민간뿐 아니라 궁중에서도 성행했다는 것을 알수 있다. 또한, 《담정유고》에는 “호두와 밤이 어금니를 단단하게 하니, 오이처럼 부드럽게 부스럼을 깨무네”라는 시구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