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행자극장에서 9월 15일부터 공연하는 창작 1인 뮤지컬 〈아웃 더 D〉는 쉽게 정의할 수 없다.

1인극이면서 라이브 주자와 완전한 호흡이 필요한 음악극이기도 하다. 또한 탭댄스가 메인인 탭댄스 뮤지컬이며 판타지 세계의 용(드래곤)이 등장하는 판타지 뮤지컬이다. 그렇게 이 공연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결말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모노뮤지컬 <아웃 더 D>의 유일한 주인공 ‘지수’는 10년 동안 작은 사각형의 집 밖을 나가지 않은 실패한 사람, 즉 은둔형 외톨이, 폐쇄은둔족, 히키코모리다.

웹소설 <아웃 더 드래곤>의 작가 윤지수는 ‘은하수지금’이라는 필명으로 소설을 연재한다. 그의 소설은 1년 동안 최하위 순위에서 욕만 먹고 있었다. 바로 동굴 안에 갇힌 용이 1년 동안 밖으로 나갈 생각이 없다는 것. 그렇게 그는 10회 안에 소설을 끝내라는 통보를 받는다.

드래곤이 동굴 밖으로 나가게 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지수. 하지만 이내 멈춘다. 그가 이 네모난 방을 나갈 수 없는데 소설 속 드래곤이 어찌 동굴 밖을 나가겠는가.

“너 윤지수?”

어느 날 웹소설에 댓글이 하나 올라오고 우연히 들리는 아랫집 기타 연주 소리에 지수는 소설이 처음 시작한 10년 전 그때를 떠올린다. 꿈을 꿨고, 사랑을 했던.  그 추억으로 지수는 글을 써나간다. 드래곤에겐 아이가 찾아왔고 소설은 새로운 이야기를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사실 드래곤은 동굴 속에 스스로 갇힌 것이라는 걸. 그때의 절망과 아픔에서 도망친 나 자신과 같이. 결국 우리는,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모노뮤지컬 <아웃 더 D>는 2022년 과천문화예술회관에서 <아웃 더 도어>라는 제목으로 초연하였다. 배우 정열(본명 윤정렬) 이 극작, 연출, 출연 및 부분작곡을 한 40분짜리 단편이었다. 배우 정열은 <뉴시즈> 스펙스 역, <싯다르타> 찬나 역, <쉬어메드니스> 조호진 역 등 연극과 뮤지컬에서 활동하고 있다.

2023년에는 공연 및 드라마 작가팀 ‘보라’(유미소, 예진)가 투입되며 90분의 대본을 각색하였다. 연출에 <반디> 및 <나빌레라> 등 작/연출을 맡았던 극단 서울공장 소속 손유진, 음악감독에 <뮤지컬 세인트 소피아> 작곡과 뮤지컬, 가요 등으로 활동하는 이승현, 탭댄스 안무감독에 영화 <스윙 키즈>와 <무서워서 크게 부르는 노래> 안무를 맡았던 허성수, 라이브 기타리스트 하상오 등이 참여해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었다.

한 명의 라이브 연주자는 시끄러운 아랫집 사람이 되기도 하고, 사랑스러운 첫사랑이 되면서, 소음이 되어 지수를 괴롭히기도 한다. 90분 동안 라이브 주자와 배우는 끊임없이 소리를 낸다. 단지 멜로디만 들릴 뿐이지만 듣다 보면 어느새 둘의 대화가 들린다.

지수가 글을 쓰는 노트북의 타이핑 소리는 탭댄스의 박자가 된다. 그렇게 지수는 즐거워하며, 슬퍼하며, 분노하며 탭댄스를 춰 나간다.

현실의 지수는 웹소설의 다음 화를 매일 상상한다. 그때 지수의 작은 방은 그가 생각하는 판타지 세계가 된다. 그렇게 지수의 이야기와 드래곤의 이야기는 함께 앞으로 나아간다.

90분의 공연 동안 총 15곡을 들을 수 있다. 1. 아웃 더 드래곤 2. 은둔형 외톨이 3. 안녕! 이 사소한 세상 4. 너와 나의 이야기를 남기고 5. 좋아해! 6. 기타와 탭의 탱고 7. 아이(child) 8. 난 모르겠어 9. 아웃 더 드래곤 (ver. bright) 10. 아이(re), 용서해줘 11. 아웃 더 드래곤 (ver. dark) 12. 내가 만든 작은 세상 13. 혼자가 아냐 14. 아이(I) 15. 아웃 더 도어. 이 모든 곡은 작곡가 박성준이 참여해 만들었다.

모노뮤지컬 <아웃 더 D>는 우리 사회와 가장 밀접하면서 가장 외면되었던 그들 이야기를, 그리고 단 한걸음에 대한 용기를 주인공 ‘지수’를 통해 선사하고자 한다.

서울 여행자극장에서 9월 15일부터 공연하는 창작 1인 뮤지컬 〈아웃 더 D〉는 9월 24일까지 서울 여행자극장에서 공연한다(화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