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5주년을 맞은 강원도 최초의 독립영화제이자 국내 최초 야외상영 영화제인 정동진독립영화제가 8월 6일 3일간의 여정을 성황리에 마쳤다. 사진 정동진독립영화제
올해 25주년을 맞은 강원도 최초의 독립영화제이자 국내 최초 야외상영 영화제인 정동진독립영화제가 8월 6일 3일간의 여정을 성황리에 마쳤다. 사진 정동진독립영화제

올해 25주년을 맞은 강원도 최초의 독립영화제이자 국내 최초 야외상영 영화제인 정동진독립영화제가 8월 6일 3일간의 여정을 성황리에 마쳤다.

올해는 단편 20편과 장편 2편, 다양한 주제와 소재 속에 다양한 영화적 개성을 뽐내는 총 22편의 독립영화가 3일간 관객과 만났다. 정동진독립영화제의 유일한 상인 관객상 ‘땡그랑동전상’은 <수능을 치려면>(감독 김선빈), <더 납작 엎드릴게요>(감독 김은영), <자르고 붙이기>(감독 김효준)가 받았다.

땡그랑동전상은 3일간 매일 한 작품에게만 수여되는 상으로 관객들의 실제 동전의 개수(올해는 지폐도 허용)로 가려지는 그야말로 100% 관객상이다. 금액이 아니라 개수라는 게 포인트. 섹션 후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작품별 감독과 배우들은 ‘땡그랑동전상’의 어필을 위해 노래와 율동을 보여주는 등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전했다.

첫날 땡그랑동전상을 받은 김선빈 감독의 <수능을 치려면>은 지난해 정동진독립영화제의 제작지원을 받은 작품으로 ‘위드 좀비’ 시대의 세상에서 수능날 당일 오전 벌어지는 고3 수험생들의 필사의 사투를 재기발랄하게 그린 좀비 로드무비다. 승합차에 탑승해 함께 수험장에 가는 여고생 5인의 입체적인 캐릭터에 관객들이 뜨겁게 호응했다. 또한 김선빈 감독과 승합차의 여고 5인방 배우가 모두 출동한 상영 후 GV에서는 전국민이 멜로디를 아는 가수 윤형주의 ‘라라라’(조개껍질 묶어)를 개사해 땡그랑동전상을 적극 어필해 큰 웃음을 줬다는 후문.

둘째 날, 땡그랑동전상은 김은영 감독의 장편영화 <더 납작 엎드릴게요>(감독 김은영)에게 돌아갔다. 절 출판사에 5년째 다니지만 직함 없이 ‘보살’로 불리는 청년 직장인의 희로애락 분투를 다룬 작품이다. ‘습관성 굽실 증후군’을 앓으면서 ‘보살’답게 일하려 애쓰지만, 밀려드는 업무와 인내심을 시험하는 고객들 덕분에 매일 수없이 극락과 지옥을 오가는 웃픈 현실을 귀엽게 담았다. 상영 후 GV에는 영화에도 출연한 강아지 ‘야호’가 실제 등장해 관객들의 동전 투척에 큰 기여를 할 정도의 강렬한 귀여움을 남겼다고. 영화제 기간 3일 통틀어 최고액 82만 770원을 기록하며 수상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마지막 셋째 날의 땡그랑동전상은 김효준 감독의 <자르고 붙이기>가 받았다.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의 단편부문 대상 수상작이기도 한 터라 묵직한 주제의식과 소재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전해질지 프로그램 선정 때부터 귀추가 주목된 작품이다. 고시원에 살며 가족의 생계와 부모의 빚을 열심히 갚고 있는 한 젊은 가장의 분투와 그 아들을 위해 헌신하는 어머니의 눈물겨운 사랑이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젊은 가장의 딸로 분한 재희 역의 어린이 배우 장재희가 이틀간 영화제를 즐기며 마지막 GV에도 참석해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고, 올해의 마지막 땡그랑동전상을 수상하며 축하 세례를 받았다.

전국의 폭염에도 수많은 관객이 개막일과 2일차에 영화제를 찾아 다시 한번 영화제의 인기를 실감했다. 3일차에는 폭우로 야외상영 불가해 정동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실내 상영했다.

한편, 올해 처음 개막식과 전 섹션 GV에서 전격 진행된 수어 통역은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 관객들에게 모두 당연하고 특별한 체험을 선사하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또한 김진유 집행위원장이 솔선해서 직접 나선 정동진 해변 쓰레기 줍기 활동인 ‘정동진 해변 플로깅(plogging)’ 역시 정동진독립영화제만의 행사로 자리매김할 뜻깊은 부대행사로 의미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