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 관장 김용석)은 2022년 망우동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의 결과를 담은 《신망우동지(新忘憂洞誌)》 보고서를 2023년 6월 발간하였다고 밝혔다.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는 서울역사박물관이 2007년부터 진행한 ‘현대의 동지(洞誌)’ 기록하는 사업이다. 2022년 망우동의 조사 성과를 담은 《新망우동지》는 1760년 간행된 <망우동지>와 262년 시간의 차를 두고 현대의 망우동을 기록한 최초의 사례이다.

서울역사박물관 등록유물 1번, <망우동지>는 망우동 양원리에서 오랫동안 세거한 동래 정씨 종중에서 박물관으로 기증한 유물로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2022년 망우동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의 결과를 담은 《신망우동지(新忘憂洞誌)》 보고서를 2023년 6월 발간하였다. 이미지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은 2022년 망우동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의 결과를 담은 《신망우동지(新忘憂洞誌)》 보고서를 2023년 6월 발간하였다. 이미지 서울역사박물관

 

‘망우동’의 명칭은 태조가 현재 구리시 인창동에 위치한 건원릉을 능지(陵地)로 정하고 한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가 이 땅을 얻었으니 근심을 잊을 수 있겠다’고 한데서 유래하였다.

망우동 주변에는 조선 왕실의 능이 다수 분포되어 있는데, 동쪽에는 건원릉을 비롯한 아홉 개의 능(동구릉)이 있고, 북쪽으로는 강릉과 태릉이 있다. 조선 후기 망우동은 능행을 나서는 왕들의 주요 이동로였다.

망우동에는 사대부의 묘도 많이 조성되어 있었다. 분토산 자락에는 동래 정씨, 아차산 자락에는 평산 신씨와 의령 남씨의 선영이 있었다. 이외에도 분토산에 전주 이씨, 봉화산 자락에 유씨, 여씨, 조씨, 오씨 등의 묘역이 있었다.

대일항쟁기 경성은 산 자의 공간도 부족했지만, 죽은 자의 자리도 모자란 상태였다. 1933년 기존의 공동묘지를 통폐합하고 늘어나는 묘지 수요에 대응하여 망우리묘지가 개원하였다. 그러나 도시 내 묘지의 축소정책으로 점차 공동묘지는 사라졌고, 망우리묘지는 28,500여 기의 분묘가 가득차 더 이상 이용할 수 없게 되자 1973년 매장이 종료되었다. 망우리묘지는 유관순열사를 비롯한, 이중섭, 오세창 등 역사적 인물이 안치된 역사성이 인정되어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다. 2022년에는 명칭을 망우역사문화공원으로 바꾸고 묘지가 가지는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려 노력하고 있다.

1760년 제작된 '망우동지'에 실린 망우총도에 보이는 송계교. 망우동지는 지금의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에 해당하는 마을의 역사와 지리, 인물, 풍속을 기록한 것이다. 사진 서울역사박물관 아카이브.
1760년 제작된 '망우동지'에 실린 망우총도에 보이는 송계교. 망우동지는 지금의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에 해당하는 마을의 역사와 지리, 인물, 풍속을 기록한 것이다. 사진 서울역사박물관 아카이브.

망우리고개와 연결된 망우로는 조선 후기 동구릉으로 향하는 능행로 역할을 했으며, 고종과 순종의 마지막 길에도 망우로가 함께 했다. 1926년 6월 10일 순종의 장례가 동대문운동장에서 거행되었고, 장례 행렬은 오후 5시에 망우리에 도착하여 주정소(능행에서 왕이 식사와 휴식을 취하는 장소)에서 휴식을 취한 후 어릉에 밤 10시에 도착하였다.

망우동은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로서 서울의 끝점이자 시작점으로 교통의 요지였다. 1939년 중앙선 망우역이 건설되었고, 서울과 강원도 탄광을 연결하였다. 해방 이후 망우역 주변에는 삼표연탄공장, 아주레미콘 공장 등이 설치되어 일자리를 찾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1985년에는 상봉터미널이 망우역사거리에 들어서 동부권 여객 운송을 담당하였다. 강원도에 있는 군부대로 떠나는 군인들의 이용이 잦았다.

1990년대 후반 교통의 중심지 망우역사거리 일대에는 산업시설의 이전으로 홈플러스, 이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쇼핑몰이 속속 채워졌다. 한편 강원권의 주요 도시 여객 노선이 동서울터미널로 바뀌면서 상봉터미널은 점차 쇠락을 길을 걷게 되었다.

조선시대 망우동은 혈연 중심의 공동체를 기반으로 하였다. 왕에게 하사받은 땅에서 동래 정씨, 평산 신씨, 의령 남씨가 향약(鄕約)을 제정하여 함께 살기 좋은 마을을 꾸려나갔다. 향약은 생활의 윤리 기준, 올바론 풍속, 주민 친화 등의 내용으로 30여 개의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주민들의 공동체는 공동제사와 축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망우 3동 갓바위에 거주하던 주민들은 아직도 망우산 산신제를 지낸다. 봉화산 산신제(도당제)는 산신할머니에게 올리는 제사이고, 망우산 산신제는 산신할아버지에게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봉화산 도당제(2005년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4호 지정)에 못지않게 큰 행사였으나 점차 축소되었고, 현재는 주민 10여 명이 모여서 진행한다.

2022년 10월 29일 중랑캠핑숲에서 민·관·학 관련 단체가 모여 ‘망우만끽’ 망우동 마을 축제를 개최하였다. 망우동에서 활동하는 망우산 마을공동체 ‘마을과아이들’이 주관이 되어 130개의 개인과 단체의 후원으로 이루어졌다. 공동체마당, 체험마당, 상담마당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서울역사박물관과 서울시립대학교 연구진도 망우동 지도그리기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체험 부스를 마련하여 참여하였다.

서울역사박물관은 2007년 뉴타운개발로 사라지는 지역의 대한 기록조사로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를 시작하여 2022년까지 39개 지역을 조사하였다. 재개발지역(반포, 왕십리 등), 시장(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 등), 대학가(신촌, 홍대앞 등), 산업지역(인현동, 세운상가 등), 오래된 마을(북촌, 서촌, 동촌 등) 등을 기록하였다. 지역 단위의 생활문화를 매년 2개 지역을 선정하여 진행하고 있다. 2023년에는 중랑천과 아차산 사이 주거지인 중랑구 중곡동과 서울의 서남부의 경계인 금천구 시흥동을 조사하고 있다.

2022 망우동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신망우동지(新忘憂洞誌)》는 서울책방과 서울역사박물관 뮤지엄 숍에서 구매할 수 있다. (가격 25,000원. 문의 : 02-739-7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