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학ㆍ고고학ㆍ유전학으로 밝혀낸 한국어의 기원과 전파
언어학ㆍ고고학ㆍ유전학으로 밝혀낸 한국어의 기원과 전파
  • 김윤숙 (사)국학원 연구위원
  • k-spirit@naver.com
  • 승인 2022-03-19 2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랜스유라시아어의 기원과 확산 - 동북공정에 반하는 10개국의 언어학·고고학·유전학 교차 연구 (2)

이어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인터넷판에 2021년 11월 10일 게재된 논문 “세 학문의 교차 연구는 트랜스유라시아어족의 농경에 의한 확산을 지지한다(Triangulation supports agricultural spread of the Transeurasian languages)”의 내용을 검토한다.  

1. 언어학

트랜스유라시아어족은 일명 ‘알타이어족’으로도 불리며 서쪽 터키에서부터 몽골을 거쳐 동쪽 한국과 일본, 캄차카반도에 이르는 드넓은 지역에 걸쳐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는 대규모 언어그룹을 말하며 서쪽의 투르크어, 중앙아시아의 몽골어와 시베리아의 퉁구스어, 동아시아의 한국어, 일본어로 구성된다.

이 다섯 그룹이 하나의 공통 조상에서 유래했는지, 그 시원과 확산에 관한 문제는 오랜 논쟁의 주제였다. 결론적으로 한국어는 투르크어, 몽골어, 퉁구스어, 일본어와 함께 9000년 전 신석기 초기에 중국 동북부 서요하 지역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 지역 98개 트랜스유라시아 언어에서 사투리를 포함 다양한 시대 254개의 기본 개념을 나타내는 3193개 어휘 데이터를 수집하여 트랜스유라시아 언어들의 계통발생을 추론하였는데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①트랜스유라시아어족의 기원은 9000년 전 서요하 유역 기장 경작자들의 언어이다. ②신석기시대에 ‘원시 한국어-일본어’ (5500년 전)와 ‘원시 몽골어-퉁구스어’로(5000년 전) 1차 분화되었고, ③청동기시대에는 원시 한국어, 원시 일본어, 원시 몽골어, 원시 퉁구스어, 원시 튀르크(투르크, 돌궐)어로 2차로 분화되었으며, ④이후에 각 지역으로 다양하게 분화되어 현재 트랜스유라시아어로 분류된 언어는 98개에 이른다.

그러니까 트랜스유라시아어는 신석기시대 서요하지역에서 비롯되어, 9000∼ 7000년 전 신석기 초기에 처음으로 인구 분산이 일어나며 어족이 갈라진 이후, 신석기 후기와 청동기에는 더욱 확산되며 원시 몽골어는 북쪽 몽골고원으로, 원시 투르크어는 동부 스텝을 넘어 서쪽으로, 다른 가지들은 동쪽으로 갔는데 원시 퉁구스어는 아무르 유역(아무르-오소리-칸카호)으로 갔고, 원시 한국어는 한반도로, 원시 일본어는 한국을 지나 일본열도로 갔다.

신석기시대에 갈라져 나온 언어들에는 다음 표와 같은 핵심어들이 공통으로 전승되어 있다.

[자료=김윤숙 제공]
[자료=김윤숙 제공]

그와 대조적으로 청동기시대에 갈라져 나온 투르크어, 몽골어, 퉁구스어, 한국어, 일본어 같은 각각의 부차적인 어족은 거기에 새로운 생활용어들- 쌀⋅밀⋅보리 경작에 관련된 말, 소⋅양⋅말(馬)과 같은 가축과 관련된 말, 농경⋅주방도구, 비단과 같은 직조에 관련된 말–이 추가되었다. 이러한 말들은 청동기시대 다양한 트랜스유라시아 언어와 비트랜스유라시아 언어 사용자들이 서로 교류하여 생긴 결과로 차용된 말이다. 그리하여 3300년(∼2800년) 전 요동, 산동 지역 주민이 한반도로 이주해 와 쌀과 보리, 밀에 관한 어휘가 추가되었고 이 쌀농사가 3천 년 전 일본 규슈로 전파되어 이를 계기로 조몬시대에서 야요이시대로 넘어가면서 일본어로의 ‘언어전이(linguistic shift)’가 이뤄졌다. 요약하면 트랜스유라시아어족의 발생 시기, 발생 지역, 첫 농경어휘들, 그리고 접촉 프로파일은 트랜스유라시아 언어의 시작과 확산이 ‘유목민’에 의한 것이 아니라 ‘농경인’에 의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2. 고고학

문헌자료에 의하면 중국 북부와 연해주, 한국과 일본의 신석기와 청동기 유적 255곳이 172개의 고고학적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탄소연대 측정된 269개 곡물 유물 목록을 갖고 있다(요하문명 흥륭와문화 흥륭구유적에서 발견된 8000년 전의 ‘세계 최초의 재배종 기장과 조’는 UN식량농업기구(FAO)에서 ‘세계 중요 농업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문화적 유사성에 따라 255개 유적지를 분석한 결과, 서요하유역의 신석기문명 클러스터의 기장농경에서 한국의 빗살무늬토기문명과 아무르ㆍ연해주ㆍ요동의 신석기 문명 두 갈래가 갈라져 나왔음을 알아냈다. 이 발견은 기장농사가 지금으로부터 5500년 전 한국으로, 5000년 전에는 아무르를 거쳐 연해주로 전해졌다는 것을 확인해주며, 더 나아가 청동기시대 서요하지역의 유적과 한국의 무문토기유적⋅일본의 야요이유적을 엮어주고 있다. 또한 4000년 전에는 요동-산동 지역의 농업에 쌀과 밀이 보완되어, 초기 청동기(3300∼2800년 전)시대에 한반도로 전해졌고 그것이 다시 3000년 전에 일본으로 전해졌음을 보여준다.

[자료=김윤숙 번역 제공]
[자료=김윤숙 번역 제공]

서유라시아에서는 길들인 가축과 낙농이 신석기 문화의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 반면, 이 연구 자료에 따르면 청동기 이전 동북아에서는 개와 돼지를 제외한 다른 동물을 가축화한 증거는 거의 없다. 그리고 농경과 인구이동과의 링크는 한국과 서부 일본의 토기, 석기, 거주지와 무덤의 유사성을 보면 특히 명확하다.

이 연구는 연구 대상지역 전체에서 기장농사가 도입됨으로써 일어나는 인구 변화에 대해서도 개관하여 덧붙였다. 벼농사는 집약적인 노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늘어난 인구를 흡수하고 한 곳에 정착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기장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지만 단위면적당 수확량은 적어 훨씬 더 넓은 정착형태를 채택하였다. 신석기시대 인구 밀집도는 동북아 전체에서 높아져 가다가 신석기 후기 인구가 한 차례 격감을 겪은 후(a population crash) 청동기시대에 이르자 중국, 한국, 일본에서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자료=김윤숙 제공]
[자료=김윤숙 제공]

 

3. 유전학

연구진은 아무르, 한국, 큐슈와 류큐열도에서 가져온 고대인 19명의 게놈에 9500∼300년 전 동 스텝지대, 서요하, 아무르, 황하, 요동, 산동, 연해주와 일본에서 발표된 게놈을 합하고, 그것들을 현대 유라시아 주민 149명과 동아시아 주민 45명의 게놈에 투사하였다. 그러한 연구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

고대 주요 주민들이 5개 유전적 요소가 복합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①자라이누얼(Jalainur)은 아무르 유전자를, ②앙소는 황하 유전자를, ③로쿠츠는 조몬 유전자를 대표하는 반면, 서요하의 ④홍산과 ⑤하가점상층은 아무르 유전자와 황하 유전자로 이루어져 있다.(그림 3b)

신석기시대 서요하 기장 경작자들은 아무르계 혈통의 비율이 꽤 높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황하 게놈으로 점차 옮겨감을 보여준다. 신석기 초기의 서요하의 게놈이 부족하긴 하지만 아무르계 혈통은 구석기 후기의 바이칼, 아무르, 연해주, 동남부 스텝과 서요하의 수렵채취인들의 오리지널한 토종 게놈 프로필을 대표하고, 이후 이 지역 초기 농부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몽골의 신석기인들은 아무르계 혈통의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고, 중요한 점은 몽골과 아무르의 고대 게놈에서 ‘황하의 영향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르 혈통’은 한국과 일본을 비롯, 트랜스유라시아 언어를 사용하는 모두에게 ‘공통된 시원의 유전적 요소’로 보인다.

한반도의 남쪽 끝에 있는 4개의 섬-안도, 연대도, 가덕도(장항), 욕지도-의 고대 게놈 분석 결과 안도는 100%, 연대도는 85%, 장항은 80% 정도가 서요하 홍산계인 반면, 욕지도의 경우 조몬이 거의 95% 섞여 있어(그림 3b에는 욕지도의 조몬 비율이 85% 정도로 표시되어 있으나, 원문에는 95%로 표기되어 있다) 조몬 혈통이 지금부터 6000년 전 한반도에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반면 중부 서해안의 태정리는 100%가 하가점상층 계통이었으며 조몬 요소는 없다. 이것은 신석기 한국인에게서 이질적인 조몬 혈통이 관찰되기는 했으나, 시간이 지 남에 따라 점점 사라져가 현대의 한국인에게는 그 요소가 무시해도 될 정도임을 보여준다.

[자료=김윤숙 제공]
[자료=김윤숙 제공]

이렇게 청동기 태정리에서 조몬적 요소가 없는 것은 현대의 한국인과 연결 된, 조몬 혈통이 섞여 있지 않은 초기의 주민이 쌀농사로 한반도로 이주해와 조몬 혈통이 조금 섞여 있는 신석기시대 주민을 대체했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로써 신석기시대에 한반도로 서요하의 기장농사가 전해진 다음, 청동기시대 하가점상층문화에서 쌀농사가 전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야요이 농부들의 게놈을 분석한 결과 청동기시대 하가점상층과 토착 조몬의 혈통이 섞여 있음을 알았다. 이러한 결과들은 청동기시대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대량의 이민이 일어났음을 알려준다. [계속]

 

12
1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