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가 공주(옛지명 웅진)를 수도로 했던 웅진기 왕릉원으로 알려진 공주 송산리고분군에서 1933년 일제강점기 발굴 조사 후 현황과 위치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잊혀졌던 29호분이 다시 확인되었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황인호)와 공주시(시장 김정섭)가 지난 3월 고유제를 시작으로 발굴 조사한 29호분이 전실분(塼室墳, 벽돌무덤)인 6호분 보다 큰 규모의 왕릉급으로 재확인했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최근 다시 확인한 공주 송산리고분군 제29호분 현실 내부 관대.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최근 다시 확인한 공주 송산리고분군 제29호분 현실 내부 관대. [사진=문화재청]

공주 송산리고분군은 무령왕릉을 포함해 총 7기 고분이 정비되었으나, 기존 조사에 따르면 많은 수의 고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대부분 정확한 위치가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에 발굴된 29호분은 6호분으로부터 남서쪽 약 1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었다. 천장을 비롯한 상부가 모두 유실되었지만 하부는 잘 남아 있었다. 시신을 안치한 현실과 고분입구에서 시신을 안치한 방까지 이르는 연도, 무덤 입구에서 시신을 안치한 방까지 이르는 묘도로 구성된 굴식돌방무덤(횡혈식 석실묘)이다. 남북 길이 340~350cm, 동서길이 200~260cm로 상당히 큰 편이다.

송산리 29호분 전경. [사진=문화재청]
송산리 29호분 전경. [사진=문화재청]

석실구조인 점은 1~5호분과 같지만 바닥과 관대(관을 얹어 놓던 평상이나 낮은 대)에 벽돌을 사용해 전실(塼室, 벽돌무덤)인 무령왕릉과 6호분의 영향을 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확인으로 송산리 고분군 내 고분들의 축조 순서와 위계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벽돌로 축조한 관대 2매 중 동쪽 관대는 길이가 약 250cm, 서쪽 관대는 길이 약 170cm이며, 현실의 입구는 벽돌을 여러 단 쌓아서 폐쇄했다. 현실은 깬돌(할석)을 쌓아 축조한 후 내면에 회를 칠해 정연하게 마무리했으며, 바닥은 벽돌을 사선방향으로 깔았다. 이는 무령왕릉과 송산리고분군 6호분과 같은 구조이다.

이번 조사는 앞으로 진행될 복원과 정비를 위해 디지털로 기록화했고, 가상현실(VR)제작을 위해 영상 촬영을 했다. 유실된 상부는 향후 복원을 위해 3차원 입체(3D) 유형화도 시생했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29호분을 시작으로 송산리고분군의 잊혀진 고분들을 찾아내 백제 왕릉원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을 계획이다. 또한 백제 웅진기 왕릉의 상장례(喪葬禮) 복원을 위한 조사‧연구와 함께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현장 설명회를 오는 7월 8일~14일 열리는 백제문화유산주간에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