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5년 동안 달리기 꼴찌만 하던 지체장애를 가진 친구를 위해 4명이 깜짝 이벤트를 벌였다. 결승선을 앞두고 친구를 기다렸다가 5명이 함께 손을 잡고 모두 1등으로 들어온 것이다. 친구도 울고 이를 지켜보던 부모와 가족들도 울었다고 한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같이 가면 멀리 간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오로지 개인의 성공을 위해 남을 짓밟는 것이 아니라 손을 맞잡고 완주하는 것이 사람 사는 길임을 알려준다. 

 
▲ 영화 '뚜르: 내 생애 최고의 기적' 스틸컷
 
최근에 개봉한 영화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Le Tour: My Last 49 Days , 2016 이하 '뚜르', 감독 임정하 전일우 박형준)은 한국인 최초로 뚜르드프랑스 3,500km를 완주한 故 이윤혁의 이야기다. 
 
그는 3개월 시한부 희귀암(결체조작작은원형세포암) 말기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모든 사이클리스트들의 꿈인 자전거 대회, '뚜르드프랑스'를 완주하겠다는 꿈을 선택한다. 물론 26세 청년의 도전이 무모해 보이겠지만 그의 손을 잡고 가슴으로 안아주는 사람들이 있다. 라이딩 파트너, 메케닉, 의사, 현지 코디네이터가 이윤혁의 49일간 뚜르드프랑스 3,500km 완주를 돕는다. 
 
이 과정에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욕설을 하며 싸움을 하는 등 갈등도 많았다. 감독은 이 과정을 편집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객으로 하여금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도록 한다. 이것은 리얼(Real)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 영화 '뚜르: 내 생애 최고의 기적' 스틸컷
 
영화는 육체의 한계를 초월한 이윤혁의 도전이 감동을 준다. 불굴의 의지로 암을 극복하고 세계 사이클 대회를 제패한 랜스 암스트롱을 만나는 장면도 나온다. 그가 꿈을 꿀 수 있도록 만든 멘토가 아니겠는가? 이윤혁은  "암세포가 나에겐 기회였어요. 이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또 꿈을 꾸고 있어요."라고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그와 함께 땀을 흘리고 격려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그의 도전은 금메달이 아니라 완주라는 값진 희망을 걸게 했다.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남은 생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깊은 감동을 남겼다. 
 
사무엘 울만은 “나이를 먹는다고 늙는 것이 아니다, 이상을 잃어버릴 때 늙는 것”이라고 했고 독립운동가 윤봉길 또한 “왜 사는가? 이상을 이루기 위해 산다”고 말했다. 고故 이윤혁의 이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완주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 영화 '뚜르: 내 생애 최고의 기적'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