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국내 유일의 창작 애니메이션 전문 프로그램 SBS 애니갤러리에서 방영된 <영혼의 새>

지난 3월 6일, 국내 유일의 창작 애니메이션 전문 프로그램인 SBS 애니갤러리에서 이승헌 감독의 <영혼의 새>전편이 방영되었다. 잃어버린 영혼을 찾는 과정을 그림동화로 표현한 <영혼의 새>는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책으로 먼저 출간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에 방영된 애니메이션은 그림동화를 기반으로 제작된 단편물이다.

세계적인 명상가이자 뇌교육자, 저술가로도 명성이 높은 이승헌 총장은 2013년 <체인지>라는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으로 이미 세계무대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인간에 대한 성찰과 세상을 향한 사랑을 주제로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승헌 총장. 수많은 호칭 중에 이번에는 창작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의 그를 만났다.

▲ <영혼의 새> 이승헌 감독

- 작품 ‘영혼의 새’를 기획한 배경이 무엇인가요?
 
 
<영혼의 새>는 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제이는 바로 저를 모델로 했죠. 어렸을 때부터 저는 고민이 많은 아이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의문이 항상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죠. 

어른이 되어서도 그 질문은 쉽게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질문에 대한 답을 찾게 되었습니다. 삶의 목적은 자신의 영혼을 발견하는 것이고 완성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 거죠. <영혼의 새>는 영혼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 작품을 그림동화와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흔히들 ‘영혼’이나 ‘깨달음’ 같은 이야기를 하면 어렵게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보다 쉽고 감성적으로 표현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해왔습니다. 영혼의 새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십 수 년 전에 구상된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생각하고 있던 영혼의 새에 딱 들어맞는 그림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동화를 그리는 제자의 그림이었는데요, 새가 가진 크고 맑은 눈동자를 보셨죠? 그 그림을 보는 순간, 바로 이거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스토리를 쓰고, 그림동화의 전체적인 윤곽을 잡았습니다. 그림이나 애니메이션은 사람들을 순수한 어린 시절로 데려다줍니다. 그런 매력과 장점을 살린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혼에 대한 이야기를 편안하게 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 주인공 인물이 상징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주인공인 ‘제이’는 저를 포함한 모든 인간을 상징합니다. 누구나 어렸을 때는 순수한 영혼을 갖고 있지만,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세상에 물들고 물질적인 삶에 집착하게 됩니다. 그때 우리는 잠시 멈추어 서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이런 질문을 할 때 잠들어 있던 영혼이 깨어납니다. 많은 사람들이 물질에 메여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삶을 살면서도 그것이 잘 사는 것이라고 착각을 합니다. 어쩌면 자기위안일 수 있겠죠. 주인공 제이의 친구들처럼 말입니다. 진정한 힐링은 잃어버린 인간성을 회복하고 잠들어 있는 영혼을 찾는 것입니다. 영혼의 새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순수한 영혼을 상징합니다.

▲ 주인공 제이와 영혼의 새

- 작품 중에 주제성이 가장 드러난 장면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이 작품을 쓰면서 저도 눈물을 흘렸던 장면이 있습니다. 사는 게 허무하고 힘들었던 제이는 과연 인생이란 무엇일까를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친한 친구를 찾아가서 상담도 받지만 친구조차 이렇게 사는 것에 만족하라고 충고를 하죠. 의미를 찾을 수 없는 반복적인 일상에 지쳐가던 제이는 어느 날 밤 문득 깨어나 자기도 모르게 대성통곡을 합니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잃어버렸던 영혼의 새를 만나게 되죠. 이 장면에서 저는 고통이 왔을 때 그 고통을 받아들이고 정면으로 돌파해야만 큰 성장과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통이나 장애를 피해가거나 모른 척 합니다. 하지만 제이는 힘들어 하면서도 성찰을 멈추지 않았고, 그런 시간 속에서 고통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돌파한 겁니다. 제이의 눈물은 그 과정에서 나온 귀중한 보석이었죠. 우리는 누구나 영혼성장을 위해 이 세상에 왔고, 고통과 장애를 넘을 때 크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고통이 싫고 장애가 두려운가요? 아닙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든 고통과 장애는 영혼의 성장과 완성에 꼭 필요한 하늘의 축복과도 같은 것입니다. 온 우주가 언제나 선한 의도로 나를 향해 열려 있다는 확신과 모든 영혼은 세상 속에서 성장한다는 원리를 안다면 누구나 자신의 영혼을 만날 수 있고, 선택한 것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영혼의 새>의 주제의식입니다.

- 저술과 창작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활동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최근에는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시는지요?

대학총장으로서의 강연이나 저술은 이제 아주 일상적인 일이 되었습니다. 한국에 머무는 시간이 1년에 몇 개월 되지 않을 만큼 해외에서의 일정도 많습니다. 얼마 전 외국에서 아주 귀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보통 시간이 나면 주변을 산책하면서 명상을 하곤 하는데, 해외의 한 뇌교육 연수원 뒷산을 오르다가 잠시 쉬어가던 차였습니다. 어디에선가 오묘하고 깊은 향기가 나서 천천히 주변을 살펴보니 제가 기대고 쉬었던 나무가 바로 천년의 신비로 불리는 황칠나무였습니다. 정말 놀랍고도 대단한 발견이었죠. 황칠은 제가 수년 전부터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해오던 나무입니다.

▲ 이승헌 감독이 외국에서 발견한 황칠나무

그런데 이번에 발견한 황칠나무는 국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오래되고 진귀한 진짜 중의 진짜였습니다. 한국에 와서 황칠 전문가에게 촬영해온 황칠나무를 보여주었더니 깜짝 놀라더군요. 황칠은 그 효능이 말로는 다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향기만 맡아도 힐링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죠. 나무에서 나오는 천연 도료 황칠은 천 년이 지나도 은은한 황금색이 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백제 장수들의 갑옷인 명광개(明光鎧)에도 황칠이 쓰였는데 명광개는 거울처럼 빛을 반사하는 갑옷으로 적의 눈을 부시게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당나라 태종의 용상이나 갑옷투구에 칠하던 것이 한국의 황칠나무에서 왔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우리의 황칠은 아주 유명했습니다. 그런데 외국에서 그 귀한 황칠나무와 진액을 발견한 겁니다. 요즘에는 밤낮없이 황칠로 할 수 있는 모든 자연치유와 힐링요법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작품도 구상 중이구요.

- 황칠로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신다니 궁금합니다.

요즘 제가 구상하는 일 중의 하나가 제주도에서의 선도문화부활입니다. 우리의 선도문화를 부활하고 한민족의 정신적 구심을 세우는 일이 그것인데요, 황칠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진시황제 시절에 유명했던 방사(方士) 서복(徐福)과 불로초에 대한 역사입니다. 실제로 제주도는 서복이 와서 불로초를 찾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서귀포라는 지명이 ‘서복이 귀향 온 포구’라는 설이 있을 정도니까요. 서복이 제주도에서 발견한 첫 번째 불로초가 바로 황칠입니다. 물론 서복은 결국 인간 뇌의 신성에서 진짜 불로초를 찾게 되지만요. 불로초를 찾아가는 과정 중에 서복이 만나는 것이 우리의 선도문화의 원리와 수련법이고, 한민족의 경전인 천부경의 이치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잘 엮어서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습니다. 진시황과 서복, 시대적으로 연결되는 47대 고열가 단군과 그의 제자무리가 펼치는 깨달음과 사랑, 선도의 맥이 이야기의 주축입니다. 스토리텔링이 완성되면 한국과 중국, 일본이 선도문화와 깨달음으로 연결되는 중요한 고리가 될 겁니다.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하지만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소설적인 픽션으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영혼의 새> 감독으로서 대중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저는 <영혼의 새>를 통해서 누구나에게 있는 영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물질과 정신, 육체와 영혼에 있어 균형 있는 삶을 살아야합니다. 그것을 비율로 따지자면 육체와 물질이 49%, 영혼과 정신이 51%입니다. 인류가 그 균형만 잘 맞추며 살아가도 지구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공존은 가능해질 것입니다. 매순간 깨어나 영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영혼의 기준을 2% 더 많이 두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약간의 차이이지만 그것이 영적인 삶이고, 영혼완성을 위한 길입니다. 51%의 공간에 사는 것이 영혼의 새입니다. 현실의 단면적이고 일괄적인 사고를 넘어 51%의 공간에는 상상력이 넘쳐나고 아주 입체적인 시야가 존재합니다. 이 51%의 감각을 깨우는 것이 바로 ‘명상’이죠.

51%의 입체적인 영혼으로 인생을 바라보면 우리가 겪는 희노애락은 한낱 환상일 뿐입니다. 물질적인 환상에 얽매여 일생을 허비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영혼의 눈으로 바라보면 사랑만이 전부이고, 사랑만이 모든 것을 치유할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과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때 비로소 좋은 세상이 올 겁니다. 그런 세상이 이천년 전 단군이 꿈꾸었던 홍익인간 이화세계가 아닐까요? 제가 꿈꾸는 것도 바로 그런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