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용광로 속에서 손을 뻗치며 "I'll be back(다시 돌아오겠다)."라고 외친 <터미네이터2>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많은 이들이 기억할 것이다. 그의 몸을 이뤘던 액체금속은 과연 SF 속에서만 가능할까? <스타트렉>의 순간이동, <토탈리콜>의 기억조작은 어떨까?

매년 장기 전망을 소개하면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유엔미래보고서가 미래를 조명한다. 2013년 《유엔미래보고서 2040》에 이어 2015년 《유엔미래보고서 2045》가 출간되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위 영화 소재는 더 이상 공상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자가 치유 능력을 가진 폴리머가 스페인에서 개발되었고 뇌를 통해 생각을 전달하는 뇌 인터페이스 실험이 미국 워싱턴 대학교에서 이루어졌다. 미래의 영화를 현실로 만들 기술들이 현재 어느 단계까지 개발되었고, 이것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첨단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한다.

특히 《유엔미래보고서 2040》은 신기술 개발로 인해 변하게 되는 산업 가운데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산업들을 중점으로 다뤘다. ‘한국에서 추락하는 산업 7가지’에는 탄소 신소재인 탄소나노튜브 및 그래핀과 카르빈이 대두되면서 사라질 철강산업, 무인자동차와 전기자동차가 개발되면서 사라질 기존의 자동차산업, 스마트그리드와 대체에너지 개발로 인한 대형전력공급업체의 추락 등 우리나라가 반드시 대안을 준비해야 할 미래들을 우리나라의 시선에서 살펴본다.

또 대표적 미래연구기관인 세계미래회의에서 선정한 2030년에 사라질 10가지도 소개하고 있다. 미래에는 종이, 컴퓨터, 도로표지판 등의 물리적인 것에서부터 EU와 같은 체제, 공교육과 병원진료, 배심원, 현재의 판매행태 등의 시스템, 교사와 의사 같은 직업, 익명성과 문화 등의 무형의 가치들도 소멸을 면치 못한다. 또한 그 자리를 무엇이 대신 채우는지도 알려주고 있어, 한 발 먼저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교육 분야의 변화이다. 대학의 온라인 공개강의(Massive Open Online Course: MOOC)가 대학 교육의 형태만이 아니라 기본 개념조차 바꾸게 된다. 미래에는 순수하게 학문만 하는 대학이 더 이상 살아남지 못한다고 미래학자들은 예측한다. 온라인 공개강의를 통해 굳이 대학에 입학하지 않아도 전 세계에서 수강이 가능하다. 캠퍼스에서는 연구 중심으로 교수와 학생들이 모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될 것이다. 취업을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위해 산학협력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학습시스템과 뇌공학의 발달로 넘쳐나는 정보를 더욱 빨리 소화하는 일을 가능해지는 2020년에는 보통 사람들이 2년 내에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2045년에 뇌와 컴퓨터의 결합은 따로 학습하지 않아도 컴퓨터를 통해 바로 지식을 입력함으로써 인류가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등교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공부를 하며 사회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1년 과정의 대안학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가 미래형 교육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이와 같이 교육의 시공간의 제약이 사라지면서 교육의 개념이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다가오는 인류의 미래를 먼저 그리고 싶은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