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세계 최하위라는 사실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6년째 OCED 꼴찌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청소년 10중 1명은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으며, 삶의 만족도도 OECD 평균(85%)을 훨씬 밑도는 수준(54%)이다. 성적이 행복의 척도인양 점수 올리기에만 치중하는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 속에서 당연히 신이 날 리 없다.

대한민국 학생이라면 누구나 다 입시지옥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한 번쯤은 아일랜드의 전환학기제나 독일의 역량교육처럼 자신의 꿈과 진로를 찾아 재밌게 공부하며 미래를 설계해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꿈 같은 수업이 우리나라에도 진행되고 있었다.

지난달 25일 천안 국학원에서 벤자민워크숍이 열렸다. 이 워크숍은 대안학교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가 매달 진행하는 교육 커리큘럼 중 하나였다. 이날 만난 벤자민 1기생들은 입시공부에 찌들어 생기 없는 여느 또래 학생들과는 달리 밝고 활기가 넘쳤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들의 성장 스토리였다.

"6박 7일 동안 친구와 자전거로 여행하며 힘들었지만 자신감이 생겼다", "요즘 그림 그리는 게 너무 좋아 밥 먹는 것도 잊은 채 계속 그린다", "꿈을 찾기 위해 인턴 기자, 해외 문화교류, 10km 마라톤 완주에 도전하며 나 자신이 생각보다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등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자전거 여행, 벤자민스토리 만화 그리기 등 스스로 선택하고 진행한 프로젝트를 통해서 삶에 대한 주체적 태도와 행복을 키워가고 있었다.

이렇듯 교육은 단순히 지식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인생을 디자인할 수 있는 감각과 능력을 일깨워줘야 한다. 교육(敎育)에서 교(敎)는 '매를 가지고 아이를 길들인다', 육(育)은 '갓 태어난 아이를 살찌게 한다'는 뜻으로 '기른다'는 뜻이다. 영어 education은 라틴어인 educatio에서 유래한 것으로 '빼낸다, 끌어올린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즉 내부적 능력을 개발하고 미숙한 상태를 성숙한 상태로 만든다는 것이다.

벤자민워크숍을 취재하며 이 땅에서 선행(先行)되어야 할 교육은 지식 주입식 위주가 아닌 자신의 꿈과 재능, 인성을 깨우는 자기 주도식 교육임을 다시금 절감했다. 성적 이외의 다른 활동과 개인 재능은 인정하지 않는 풍토, 학습 선택권을 마음 놓고 활용할 수 없는 상황 등 이제는 우리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를 떨어뜨리는 교육 세태가 바뀌어야 할 때다. 
 

 


글. 이효선 기자 sunnim03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