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구제역 비상이 걸렸다. 경북 의성 돼지 농장에서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 것은 지난 24일. 나흘만에 인근 고령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했다. 구제역이 다시 발생한 것은 3년 3개월만이다. 방역 당국은 이동 제한 조치와 소각처분을 하고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초동 방역 및 예찰, 소독, 차단 방역 등을 강화하고 있다.

구제역이 발행한 고령 농장은 백신접종 프로그램을 성실히 준수한 것으로 행정 당국은 파악했다. 축산농가에서도 구제역 예방을 소홀히 하지 않았는데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다. 이는 구제역 백신 접종의 적합성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감염 돼지가 모두 비육돈인 것이 근거다. 비육돈은 피하지방층이 한 번 접종하면 효과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자주 보았듯이 구제역 등 질병이 발생하면 이를 막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든다. 해당 축산농가는 큰 손해를 입게 된다. 예방이 손해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이제는 축산 농장주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여름철에도 구제역이 발생한 것을 보면 상시 대비해야 한다. 백신 비용 아끼려다 구제역에 감염되면 다 잃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구제역 발생이 생명을 존중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구제역으로 또 무고한 돼지들이 살처분됐다. 그게 구제역 탓이라고만 할 것인가. 아무리 말 못하는 짐승이라도 생명은 소중한 것이다. 돼지가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사육 환경을 개선하여야 한다. 앞뒤로 움직이기도 어려운 좁고 배수도 잘 안 되는 축사에 가두어 놓고 키우는 일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넓은 초원은 아니더라도 깨끗한 환경에서 사육하면 질병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육질을 더 좋게 하여 소득도 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