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3km, 서울에서 부산을 5번 왕복해야 하는 거리다. 돌아갈 것까지 계산한다면 서울에서 부산을 10번 왕복할 거리다. 앤 코버트(Anne Covert) 씨는 홀로 비행기를 타고 또 홀로 두 시간이 넘는 사막의 길을 달렸다. 칠순을 넘긴 나이가 무색할 만큼, 미국 동부 보스턴에서 출발해 쉬지 않고 달리고 달려서 서부 애리조나 주(州) 세도나에 도착했다.

 무엇이 그녀를 이토록 한달음에 달려오게 한 것일까. 세도나에서 그녀를 기다린 것은 무엇일까.
 

▲ 홍익인간 양성학교, '지구시민학교'의 최대 기부자인 앤 코버트(Anne Covert) 씨 [사진=지구시민학교]


 코버트 씨는 지구시민학교의 최대 기부자다. 지난해 12월 지구시민학교의 설립단체인 지구시민운동연합에 200만 달러(한화 약 21억 원)를 기부했다. 한국식 명상(KM, Korean Meditation)과 뇌교육으로 21세기 인성 인재상으로 떠오른 홍익인간을 양성하는 '지구시민학교' 건립을 위해 거액을 쾌척한 것이다.

 

 코버트 씨를 달려가게 한 것은 바로 한국에서 세도나를 찾은 10대 예비 '홍익인간'들과의 만남이었다. 코버트 씨는 지난 5일(현지시각) 세도나 일지명상센터에서 24명의 지구시민학생들과 만났다. 나이도 국적도 언어도 달랐지만, '홍익인간'이 되어 널리 이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하나의 꿈이 있으니 어색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앳된 지구시민학생들과 만난 코버트 씨는 가장 먼저 "여러분이 너무 부럽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녀는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할 철학(홍익정신)과 방법(뇌교육)을 이렇게 일찍 만난 여러분이 정말 부럽다. 그리고 이 길에 함께 해줘서 진심으로 고맙다"고 전했다.

 젊은 시절 코버트 씨는 세상을 향한 열정 하나로 다양한 사회 운동을 하며 살아온 행동가였다. 1960, 70년대 미국에 불어닥친 반전(反戰) 운동, 여성 인권 신장 운동에 항상 앞장섰던 그녀였다. 바랐던 것은 딱 하나였다. 더 평화롭고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
 

▲ 앤 코버트 씨가 지난 2월 5일(현지시각) 미국 서부 세도나를 찾은 24명의 지구시민학생들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것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좌절이 반복되면서 그녀가 품어왔던 세상에 대한 희망도 조금씩 빛을 잃어갔다. 상황이 힘들어질수록 더욱 일에 매진한 결과, 코버트 씨는 과로로 몸과 마음의 병을 얻게 되었다. 이후로 수십 년 그녀는 빛바랜 시간을 보냈다. 그랬던 그녀가 다시 빛을 찾은 것은 뇌교육을 접하면서부터였다.

 코버트 씨는 "뇌교육을 하고 또 지구시민운동을 만난 것은 내 인생 마지막이자 내 인생 최고의 희망이었다"며 "세상을 바꾸는 힘은 바로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의 진짜 가치를 발견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코버트 씨와 학생들과의 자리를 마련한 지구시민학교장 이승헌 총장(글로벌사이버대)은 "우리는 모두 21세기 지구가 간절히 원해서 이곳에 온 사람들"이라며 "(여러분들은) 수학영재, 과학영재도 좋지만 인성(人性) 영재, 즉 홍익인간이 되어 이 세상을 평화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귀한 인재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구시민학교는 전세계 젊은이들에게 지구시민으로서 인류의 보편적인 평화 정신을 함양하고 홍익의 가치를 실현하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세워진 학교이다.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이자 교육이념인 '홍익인간' 정신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알고, 나는 물론 전체를 조화롭게 아우르는 어른으로 성장해 사회와 국가, 지구를 힐링하는 인성 영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