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무한도전 무한상사 레미제라블 방송캡처

지난 주말 MBC <무한도전> 무한상사 뮤지컬특집은 공감과 감동 200%였다. 당장 잘리면 대출금과 가족 살림을 어떻게 하나 고민하는 직장인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보여준 무한도전에 찬사를 보낸다. 정작 나의 삶으로 돌아와보면, 일자리가 있다는 건 감사하지만 늘 좋은 것만은 아니다. 특히 대한민국 직장인 중 한명으로서, 내게 가장 힘든 것이 바로 아침 기상이다. 그래서 멘탈갑의 비전으로 삼았던 것이 바로 '아침형 인간'이었다.

평소에는 7시에 일어나는 것도 버둥거리곤 한다. 출근 전에 아침먹고 챙길것들 확인하고 출근하면서 뉴스를 확인하고 하다보면 빡빡한 시간이다. 갑자기 무리한 계획을 세우기는 힘들지만, 아침에 필요한 자료 조사나 기획을 위해 책을 조금이라도 보려면 6시에 일어나겠다고 생각했었다.

초반에는 멘탈헬스 메소드 세가지를 실천하는 것 자체가 버거웠다. 소식(小食)하기에는 당장 눈앞의 달달한 커피와 케익, 맛있는 음식들의 유혹이 너무 컸다. 한시간마다 하기로 한 운동도 의지대로 쉽지 않았다. 그렇게 나와 이러쿵저러쿵 씨름을 한동안 했지만, 역시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프로젝트인지라 영향력은 어느때보다 컸다.

1달 반정도 지나면서 소식 실천이 쉬워지고, 크지는 않지만 몸무게가 1.5kg 정도 빠졌다. 그때까지는 넋놓고 있던 '아침형 인간'도 다시 해볼만 하겠다 싶었다. 그래서 아침 기상할 때의 나를 지켜보았다. 나의 문제는 알람이 울리는 순간, 동시동탁으로 그 알람을 꺼버리는 '습관'이 있었다. 새벽에 알람을 끄고도 '내가 언제?'라며 후회하는 것이다. 무의식적인 반사라 의지로 컨트롤하기도 힘들겠다 싶었다. 그래서 깨어있을 때의 습관을 관리하기로 했다.

멘탈헬스 두번째 메소드 '간단한 운동'을 매 시간마다 하는 것. 그것은 의외로 높은 의지력을 필요로 했고, 그만큼 효과가 컸다. 갈등없이 깔끔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약간의 운동을 하는 것은 나의 '미루는 습관'을 바라보고, 없앨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 습관이 아침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 믿었다. 또하나 지인이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자야지" 했었는데, 정말 나는 늦게 자면서 일찍 일어나길 바라고 있었다. 그래서 밤에는 좋아하던 TV, 책, 친구들과의 만남을 줄이고 자리에 일찍 들었다. 그리고 슬슬 앱으로 실천한 날과 아닌 날의 목표 달성 결과를 기록했다.

▲ 3월과 4월의 아침형인간 기록. 부끄럽지만 3월에는 성공한 날이 거의 없다. 4월에는 훨씬 많이 성공했다.

멘탈헬스 메소드를 약 45일 정도 진행한 3월에도 거의 되지 않던 아침 기상은 60일 차에 접어든 4월에 놀라운 진전을 보였다. 4월 1일부터 6시에 눈이 딱 떠지기 시작했고, 좀 더 쉬자고 생각했던 주말에는 알람없이도 그 시간대에 일어났다. 4월 15일부터는 그렇게 꿈꾸던 아침 명상을 위해 새벽 4시 50분에 일어나는데, 거의 흐트러짐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

점진적으로 실행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이것은 목표를 선택했기 때문에 결과도 주어진 것이라 생각된다. <몰입, 두번째 이야기>에서 황농문 교수는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면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뇌의 시냅스가 형성된다고 설명한다. 그는 목표설정과 뇌에서 중요도를 측정하는 내적 중요성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일단 목표를 설정하면 행위에 대해 '성공' 혹은 '실패'라는 판단이 내려진다고 했다. 이것이 자극이 되고 의미가 부여되어 행위를 반복할수록 해마(hippocampus)가 내적 중요성을 높게 인식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그것에 몰입하게 되고, 목표지향성이 더욱 커져서 결국 성과를 이룬다. 우리나라 옛말인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닌게다.

목표를 정하고 이루어가는 과정은 쉽지않다. 하지만 스스로의 멘탈헬스를 점검하고, 몸과 마음을 관리하는 힘을 기르는 것은 큰 자신감을 준다. 이것이 나 혼자만의 관리가 아니라 업무와 목표 관리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에서 멘탈헬스는 인생 관리법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다 보면 무한상사처럼 해고 걱정보다는 성장을 꿈꾸며 살 수 있으리라... 그건 그렇고 아침형 인간을 이뤄지다보니 다이어트는 또 정체기이다... 하하하.. 역시 멘탈갑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