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한국에 상륙하여 조용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1일1식'. 일본의 나구모 요시노리 의학박사가 제안한 식사법이다. 의사인 그는 실제로 본인이 10여 년 동안 하루 한 끼 식사를 하면서 50대임에도 30대 같은 동안(童顔)과 건강을 유지한다. 일본에서 출간한 책 제목은 '공복이 인간을 건강하게 한다'이지만 한국어로 번역되면서 시선을 끄는 '1일 1식'의 제목이 되었다. 최근 SBS스페셜은 '끼니 반란'이라는 내용으로 공복 식습관과 간헐 단식(IF, Intermittent Fasting)  등을 다뤘다.

▲ <<1일 1식>> 의 저자 나구모 요시모리 박사, <사진= SBS방송 캡처>

얼마 전에 만난 한 지인은 서점가에 '1일 1식', '1일 2식', '1일 5식' 등 식사에 언급한 책이 많다며 대체 뭐가 좋은 거냐고 물었다. 소식과 간헐 단식 등 다이어트 자료도 많다. 그중에 제일은 과연 무엇일까?

멘탈헬스 메소드(Mentalhealth method)를 실행한 지 한 달이 넘었다. 그 첫 번째 방법인 '소식(小食)', 아 그러나 나의 뇌는 '소식이라 쓰고 대폭식이라 읽고' 있으니..., 소식을 결심한 그날부터 며칠간 마치 나는 당장 먹지 않으면 쓰러질 것처럼 먹을 것에 대한 집착을 보였다. 잘 참는다 싶다가도 사흘쯤 지나면 나도 모르게 이끌려 초콜릿과 빵 따위를 찾아 다녔다. 사실 이것은 다이어트 때마다 겪었던 나의 패턴이다. 참다가 폭발하기.

물론 성공한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이어트의 첫 경험이었던 대학 신입생 때와 직장인이 막 되어서이다. 갓 대학에 들어갔을 때는 학교 근거리의 카페를 모두 섭렵했다. 투명하고 매끄러운 시럽코팅과 앙증맞은 초콜릿 장식, 갖가지 고운 색의 케이크는 혀끝에서 살살 녹았다. 문제는 그러는 사이에 내 몸도 살살 불어버렸다는 것. 심각성을 느끼고 여름방학 동안 생애 첫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밥은 평소 1/3 정도로 줄이고 매일 헬스클럽에서 2~3시간씩 땀을 흘렸다. 한달 반 만에 10kg을 뺐는데, 나중에 보니 그건 정말 미친 짓이었다. 6개월 후 내 몸은 정겨운 모습을 복원했고, 그 이후로 다이어트를 결심할 때마다 폭풍 스트레스를 동반했다.

두 번째 성공은 3년 전쯤이었다. 저녁은 5시쯤 간단히 먹고, 저녁 시간에는 사무실 근처 헬스클럽에서 러닝과 유산소 운동을 했다. 6시 이후로는 안 먹되 아침 점심은 먹고 싶은 대로 먹고 다만 굶지 않았다. 회식이나 야식을 할 때도 자리에는 어울리지만 먹지 않았다. 그렇게 3개월 정도 지나서 10kg을 감량했고 내 몸은 건강하고 가벼웠다. 나름 건강한 방법으로 했었기 때문에 정말 생애 마지막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직장을 서울 강남 한복판으로 옮기면서 얘기가 아주 달라졌다. 공기가 좋고 마음이 편하던 이전과 달리 빽빽하고 오염된 강남 한복판에서 생활하면서 스트레스 해소를 잘 못 했던 것이다. 그때는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도 모르고 막 먹었다. 그냥 음식을 입속으로 들이부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세상엔 맛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핸드폰에 저장해 둔 음식 사진들

그 이후로 단식도 해보고 운동도 하면서 살이 좀 빠지는 듯했지만, 곧 폭식하고 포기하기 일쑤였다. 멘탈헬스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할 때도 사실은 반신반의였다. 이번에는 꼭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과 적게 먹어야 한다는 두려움.

그래서 이 프로젝트를 2월 1일에 시작하고서도 처음 3주는 기록도 잘 하지 않았다. 평소에 꼼꼼히 기록하는 습관이 없는데다가 바쁘고 귀찮다는 이유로 미루다 보면 일주일이 성큼 지나가 있었다. 내가 멘탈헬스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는 것도 종종 잊곤 했다. (2월에 시작했지만, 이 글이 3월부터 쓰게 된 가장 큰 이유이다.)

무엇보다 소식은 쉽지 않았다. 같이 있는 분들과 우스갯소리로 '소식은 소처럼 많이 먹는 거다', '소식은 청소하듯이 깨끗이 다 먹어버리는 거다'라며 절규하기도 했다. 과연 어떻게 해야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것일까?

4주차가 될 때, 마음을 다잡고 무엇보다 멘탈을 강화하자는 생각을 했다. 소식도 그냥 '적게 먹자!'라고 하니 영 되지 않아서 많이 씹는 것으로 방법을 바꿨다. 보통 사람들과 함께 먹으면 어울려 먹는 시간이 20분 정도이다. 그 시간에 아무리 많이 먹어도 반 공기 이상은 먹기 어려웠다. 그리고 혈당치가 상승해 뇌에 배부르다는 신호를 보냈다. 음식의 맛을 음미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밥이 그렇게 달달하다니... , 음식을 보고 달려들 때는 그것도 느끼지 못했는데 오래 씹으면서 명상을 하듯 침착해져 몸의 상태 또한 느껴졌다.
 

 

소식하면서 식사 때에는 배부르게 먹지만, 몇 시간 후면 배가 금방 꺼지는 공복감도 느꼈다. 간식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참으로 오랜만에 느끼는 허기였다. (부끄럽게도....). 1일 1식을 주장한 나구모 박사는 이 같은 공복일 때 우리 세포를 젊게 하는 장수 유전자 시르투인(sirtuin)을 활성화하는 에너지가 커진다고 전했다. 그래서 공복 시간을 길게 하면 생명력을 크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우리가 식사하면 몸의 대사작용에서 새로 들어온 글루코스를 이용한 에너지를 사용하지만, 공복시에는 지방을 사용해 내장지방과 체지방이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1식, 3식, 간헐적 단식 등 많은 식사법이 많지만, 중요한 것은 횟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가장 좋은 것은 자기 몸에 맞게 필요한 만큼 섭취하고 먹은 만큼 소비하는 것이 아닐까?
 
멘탈헬스 메소드를 실제로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내가 내 몸을 잘 몰랐다는 것이다. 어떤 식습관이 맞는지, 내 장기의 상태가 어떤지, 내 몸의 각 부위가 얼마나 건강한지..., '잠깐 살을 빼기 위해 몸 관리를 하는 게 아니라 평생 내 몸을 소중하게 관리하기 위해' 건강 관리를 해야 한다는 자각이 들었다. 평생 건강하려면  생활 습관을 잡는 것이 우선이다. 어차피 스트레스가 없는 일상이란 없을 수 없으니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지켜낼 정도의 강한 멘탈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멘탈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멘탈헬스 메소드를 제대로 실천한 지 2주 동안 나는 1.5kg을 감량했다. 조금씩 오르락내리락하고는 있지만, 평균으로는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또 다른 목표인 아침 기상은 1달을 넘어서면서부터 성공하는 횟수가 증가하고 있다.

아직은 연약한 내 멘탈, 나는 과연 멘탈갑(甲)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