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말고 공부만 해, 다른 것은 모두 엄마가 해줄게!”

▲ 오미경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학습에 목숨을 거는 엄마가 자녀에게 즐겨 하는 말이다. 비 오는 날 자녀의 우산을 챙겨주고 준비물도 배달해주는 친절한 엄마들.

오미경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바로 이러한 엄마들 때문에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기주도학습력'이 만들어질 수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지난 21일 천안 뇌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2012 뇌주간행사에서는 오미경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가 초청강사로 나섰다.

이날 참석한 학부모들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메모를 하며 강연에 빠져들었다. 오 교수가 전하는 자기주도학습의 비밀에 대해 들어본다.

“자기주도학습…기초가 튼튼해야”

교사나 타인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공부에 대한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는 학습활동이 '자기주도학습'이다.

오 교수는 이러한 학습에 대해 "인지ㆍ정서적으로 최고로 발달상태"라며, "대부분 학부모가 우리 아이를 자기주도학습자로 만들고 싶어하지만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왜 그럴까? 어릴 때 부모로부터 어떠한 '신뢰감'과 '자율성'이 길러지느냐에 달려있다.

먼저 우리 아이가 자기주도학습의 준비가 되었는지 체크해보자.

1. 아침에 알람에 맞춰 스스로 일어나기
2. 부모 도움 없이 혼자서 스스로  가방과 준비물 챙기기
3. 차려진 밥 혼자서 스스로 먹기
4. 부모의 재촉 없이 학교시간에 맞추어 집에서 출발
5. 혼자서 학교 가기
6. 수업시간 40분 동안 집중해서 선생님 말씀 잘 듣기
7. 쉬는 시간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기
8. 알림장 제대로 적어오기
9. 집에 와서 알림장 보고 스스로 숙제 및 준비물 챙기기
10. 도움 없이 학원시간에 맞추어 스스로 학원 다니기

 

▲ 강의를 듣고 있는 학부모

"내가 앞으로 살아서 무슨 의미가 있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살을 선택한다.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라고 생각해야된다. 그러한 희망은 '신뢰감'에서 만들어진다. 어릴 때 부모에게 받는 '인정, 사랑, 관심, 수용'이 그래서 중요하다."

오 교수는 모든 연령을 초월해서 '신뢰감'이 중요하다며, 이를 자동차의 '엑셀' 과 같다고 비유했다. 집에 돌아가서 000야 라고 자녀의 이름을 불렀을 때, 활기찬 목소리로 대답하는가 아니면 무기력하게 대답하는가를 보면 된다.

그 다음은 ‘하고 싶지만 참아야할 것, 하기 싫지만 해야될 것’을 구분하고 절제할 줄 아는 ‘자율성’의 여부다. 자율성은 브레이크의 역할을 한다.

오 교수는 대부분 아이들이 브레이크가 고장나 있는데, 그 이유를 심약하고 불안한 그래서 학습에 목숨을 거는 부모에서 원인을 찾았다.

"엄마가 ‘넌 공부만 하고 다른 것은 하지 말라’고 배려한다고 해서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쉬운 것도 할 수 없는데, 자기주도학습이 되겠는가?"라며, "어릴 때부터 집안일을 시켜라. 자기능력에 맞는 일을 하면서 인내심, 절제감, 책임감이 생긴다."라고 강조했다.

뇌교육을 하면 성적이 오르는 이유…‘메타인지’

그렇다면, 성적을 오르는 '메타인지'는 무엇일까?

▲ 메모하는 학부모
오 교수는, "지능(IQ)이 높으면 성적이 높다. 그래서 지능은 교육에 의해 변화되기 어렵다고 알려져 왔다. 그런데, 지능이 낮지만 공부를 잘하는 아이를 심층 연구한 사례가 있다(Flavell,1976). 이들의 공통점은, 자기 자신의 인지에 대한 인지, '메타인지'였다."라고 설명했다.

메타인지는 자기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을 갖는 것이며, 이것은 명상을 통해 행상된다.

오 교수는, "명상을 하려면 눈을 감아야 한다. 아무리 주위집중력이 없는 아이도 잔잔한 음악을 들으면서 명상을 하면 외부로 향했던 눈이 자기 내부로 향하며 비로소 자신을 '자각'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뇌교육 프로그램은 자기주도학습의 기초가 되는 ‘신뢰감’과 ‘자율성’이라는  2가지로 구분되며, 이것은 메타인지를 향상시켜 아이의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35세, 천안시 쌍용동) 씨는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다."라며, "(자녀교육에 있어)신뢰감과 자율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들으며 저와 남편의 상황과 접목되며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주아(44세, 아산시 모종동) 씨는 "자기주도학습을 하기 전에 먼저 그 밑바탕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