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혁 BR한의원 원장
임진(壬辰)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흑룡의 해’라고 해서 연초부터 상서로운 기운을 얻으려는 모습들이 여러 곳에서 보인다.

용은 예부터 신비로운 상상의 동물로 우뚝 솟고자 하는 자존감이 강하고 신출귀몰하는 능력이 있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신비롭고 귀한 존재로 사랑받아 왔다. 게다가 흑룡(黑龍)은 오행으로 봤을 때 ‘수(水)기운’을 품고 있는 용을 뜻한다. 수(水)기운은 만물의 에너지를 저장하고 함축하는 에너지로, 지혜로움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흑룡의 기운은 신비로운 용의 기운과 함께 지혜를 상징하는 수(水)기운까지 함께 들어 있어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흑룡의 해가 시작되는 지금 시점에서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생활습관을 만들어 보는 것이 한해를 뜻 깊게 보내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 이번 달 칼럼의 주제로 삼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건강관리를 생각할 때 ‘무엇을 먹느냐’, ‘무엇을 하느냐’에 주로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홍삼이 어디에 좋다하더라’, ‘블루베리는 또 어디에 좋다하더라’라며 먹는 것에 치중한다. 또는 ‘수영이 어디에 좋다하더라’, ‘에어로빅이 어디에 좋다하더라’하면서 자신의 체질을 고려하지 않고 주변의 정보에만 의존해서 건강관리를 하다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사실 건강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What)'이 아니라 ‘어떻게(How)’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홍삼을 복용하더라도 자신의 체질과 상태에 맞게 복용하고, 불필요하게 과다복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체질과 상태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고, 선택한 후에는 한꺼번에 욕심껏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를 밟아 차근차근 운동량을 늘려가야 탈이 없다. 무엇보다 매일 꾸준히 조금씩 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사회는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다양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어 여러 가지로 편리함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요즘은 그것이 오히려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가 더 많아지게 되는 현실을 초래하게 되었다.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대량소비로 인해 지구의 자원은 고갈되어가고, 불필요한 낭비로 인해 지구의 환경까지 위협받게 되었다. 다양한 정보가 인류에게 유익한 부분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너무나도 많은 정보로 인해 정보의 혼란을 초래하기도 한다. 육체적, 정신적 질환들이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이 생겨난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고 뭔가 특별한 것만을 찾는 ‘무엇(What)’에 초점을 두어서는 안 된다. 기존의 것들을 정리하고 재활용하고, 일상적인 것들 속에서 새로움을 찾아내는 ‘어떻게(How)’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 모두가 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지혜로운 건강관리를 해나가길 바란다.

지난 해, 나는 ‘생애전환기’를 맞아 건강검진을 받았다. 검진결과 혈압이 좀 높고 고지혈증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남의 병에 대해서 이래라 저래라 말하기 전에 나부터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등 뒤를 흐르는 대표적인 경락은 독맥과 방광경이다. 방광경은 우리 몸의 水氣를 조절하는 기능을 하며, 몸을 유지하고 지속시키는 역할을 한다. 굴렁쇠를 통해 등만 잘 풀어줘도 컨디션이 좋아지고 소화가 잘 된다. (사진제공=한문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척추를 자극해 주는 굴렁쇠 동작과 발끝 부딪히기를 했다. 정좌하고 앉아 치아 맞쪼기와 혀로 입안을 마사지도 해주었다. 귀를 잡아당기고, 기운세수를 해주는 간단한 동작으로 내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챙겨보기로 했다. 건강관리의 비결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일상생활을 바꿔 나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올해는 지혜로운 용의 해이니 만큼, 지혜롭게 나의 몸과 마음을 관리하는 것으로 임진년 한해를 멋지게 출발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