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절호의 기회입니다. 인도네시아 코리아위크 행사에서 우리 K-pop 가수들이 몇천 명의 젊은이들을 휘어잡았어요. 스마트폰, 애니콜, 현대차 등이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를 알리고 있지요. 한류가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로서 대한민국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이제는 그다음, 우리의 영혼과 문화를 알려야 할 때입니다."

한류 열풍의 디딤돌이 되었던 대장금, 태왕사신기 등 작품은 유난히 아름다운 자연으로 마음을 잡아끈다. 우리나라의 산, 바다 등 쪽빛과 노랗고 붉은 꽃 등 자연색을 담은 영상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의 눈을 사로잡았다. "우리나라의 오방색이 얼마나 아름다워요. 그리고 거기에 착한 사람을 살리고 나쁜 사람을 제거하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스토리가 있고, 그럼 대체 이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가 더 궁금해지는 것이죠." 9월 23일 국가브랜드위원회 사무실에서 파란 옷을 곱게 차려입은 이배용 위원장을 만났다.

 


 

 

우리 문화에는 하늘과 땅, 사람이 하나 되는 조화의 정신이 있어


이배용 위원장은 우리 역사와 문화 속에 세계가 지향해야 할 스토리와 인성적인 요소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어 순리 속에서 인간의 참된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 DNA에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 전 세계가 집중하는 녹색 성장, 환경운동도 결국 자연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 것인가를 이제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조상은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하늘과 땅과 나가 하나 되는 천지인(天地人)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자연을 존중하고 조화를 이루어 왔어요."

이배용 위원장에게 내력을 찾는 역사는 호기심과 탐구력의 원천이었다. "어릴 때부터 이야기 책을 읽으면 할머니께 이야기를 해 드리고 할머니께서도 무척 좋아하셨어요. 그러다 6학년 때 국사 시간에 기회를 만난 거죠." 모든 교사에게서 역사 선생이 되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소녀는 커서 역사 교육자가 되었고, 이화여대 총장을 거쳐 대통령 직속 기관인 국가브랜드위원회의 수장이 되었다.

우리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위원장의 목소리에는 오랜 기간 이어져 온 문화와 전통을 사랑하고 이에 감사하는 마음이 깊게 배어있었다. "지난 G20 행사 때 세계의 영부인을 모시고 창덕궁에 가서 우리 나라의 역사를 설명해서 30분 만에 다 같이 하나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어요. 그만큼 우리나라의 세계인이 공감하고 감동할 만한 정신이 있다는 거죠."

이 위원장은 한민족 국가의 시작이었던 단군조선의 역사가 우리의 정체성이라고 했다. 전쟁, 독립운동 등 수난이 있을 때마다 단군으로 하나 될 수 있었고 모든 인간을 이롭게 하는 '홍익'의 평화 사상을 구심으로 더 강하게 뭉칠 수 있었다고 했다. 뿌리를 알아야 힘이 생깁니다. '우리가 물 이라면 새암이 있고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 이 나라 한아버님은 단군이시니'라는 개천절 노래도 있잖아요?"

 

▲ 국가브랜드 위원회는 한국의 정체성을 '한류'로 보고 한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집중 조명하는 『2011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컨벤션』을 지난 8월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했다.

 

개천절은 우리가 합심할 수 있는 최고의 키워드, 국학 운동 정말 중요해

이 위원장은 개천절을 우리나라가 합심할 수 있는 키워드이고 국가브랜드라고 꼽았다. "'너 누구 자식이니?' 물어보면 당연히 '단군의 자손'이라고 하지 않겠어요?" 최근 들어 우리나라도 '단일 민족'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다문화 가정이 많아지고 외국인은 가정, 일터, 학교 등 우리 생활에서 만나는 환경의 일부가 되었다. 이 위원장은 다문화 시대일수록 역사를 잘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우리 뿌리가 탄탄하게 있어야 더 여유롭게 포용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대주의처럼 뿌리째 뽑히거나 배격하게 되죠. 더욱이 우리나라는 인류를 포용하는 홍익정신이 근간이잖아요." 그는 매년 우리나라가 열린 개천절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현재 단군 관련한 정책은 하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교과부, 문화부가 나서서 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
  
이배용 위원장은 그동안 우리가 먹고살기에 바빠서 놓치는지도 모르고 역사를 잊어왔다며 안타까워했다. 성장 위주의 정책으로 가느라 공교육도 중요한 것을 놓쳤다며 "내가 처음 역사에 관심을 가졌을 때보다 지금 더 관심이 없어요. 정말 통탄합니다."라고 했다.그래서 세계가 한국을 선망하는 현상이 바로 기회로, 지금 우리 것을 안 찾으면 더이상 기회가 없다."라며 "그래서 국학 운동이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대국을 판가름하는 하드파워(군사력, 경제력) 이상으로 국가의 품격과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소프트 파워가 국가 경쟁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복, 한식, 한옥 등 우리 문화도 세계화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김치가 맛은 있지만 처음 접하면 마늘이라든지 발효음식 냄새가 익숙하지 않아요. 냄새 제거라든지 연구를 더 많이 해야죠. 우리 문화를 국가브랜드화 하기 위한 노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국가브랜드위원회는 국가 이미지를 범정부적 차원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민간협력과 국민 참여를 구현해내고 있다. 국제봉사단 파견과 경제발전경험 공유 사업 등으로 국제 사회에서의 소통을 강화하고 문화자산의 가치 확산, 첨단 기술과 제품 홍보 등으로 대한민국을 국내외적으로 바로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이배용 위원장은 내달 2일 출국하여 개천절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열리는 '조선의 왕 뉴욕에 가다' 행사에 참석한다며 "가서 꼭 우리나라가 열린 날, 개천절이라고 알리고 오겠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배용 위원장 개천절 축하 메시지

"우리나라의 개천절을 기해서 우선 우리를 있게 한 조상에게 고마움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뿌리의식과 자긍심, 확실한 정체성을 가지고 내일 인류의 가치를 만들어 참다운 길을 열어갈 수 있는 마음의 각오를 다지는 날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