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 국학원 입구에 자리한 삼족오

유관순, 김좌진, 김시민, 이동령, 이범석, 조병옥 등 많은 구국열사가 배출되어 '충절과 독립운동의 고장'이라는 충남 천안시에는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찾는 두 기관이 있다. 흑성산 자락에 위치한 독립기념관과 2004년 6월 문을 연 국학원(國學院)이 그 곳이다. 국학원 안으로 들어가면 '홍익인간 이화세계'라는 글을 새긴 돌 위에 세운 삼족오(三足烏) 조각상이 어서 오라는 듯 맞아준다. 이를 보면 이곳이 바로 한민족 전통문화의 중심인 국학원에 왔다는 것을 실감나게 한다.

국학원은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문화인 선도문화를 복원하고 오늘의 현실에 맞게 재창조하여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 위해 학술, 연구와 교육을 하는 기관이다. 장영주 국학교육원장은 "한민족 전통문화의 중심으로서 나와 민족과 인류를 살리는 길을 제시하여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철학으로 한민족의 새로운 탄생과 지구경영시대를 여는 것이 목적이다"고 설립의의를 설명한다.

▲ 국학원에 있는 국학전시관 (천지인 3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학원은 크게 교육사업, 학술사업, 문화사업, 홍익활동을 한다. 2002년 7월부터 매월 개최하는 국민강좌는 국민을 대상으로 우리 역사와 문화 속에 이어져온 조상의 지혜와 정신을 알려주는 국민의 교육장이다. 국학 관련 저명한 학자들이 초빙되어 우리 미처 몰랐던 우리 역사와 문화를 깨우쳐준다. 방송작가 신봉승 씨가 '우리역사에서 찾아낸 CEO 마인드'라는 주제로 제1회 첫 문을 연 후, 단군조선의 건국이념과 발자취(고준환 경기대 교수), 단재 신채호선생의 민족주의(신복룡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류의 인식과 우리문화의 정체성(임재해 안동대학교 교수), 한류, 글로벌시대의 문화경쟁력(박재복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 지난 1월12일 풍류도와 신인합일의 신학(유동식 연세대 명예교수)까지 79회가 열렸다.

많은 국민들이 우리 역사와 문화에 눈을 뜨고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었으니 국민강좌라는 이름이 손색이 없다. 이 같은 강좌를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매달 열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학원은 또 민족의 정체성 회복을 사회지도층 인사들과 함께 구현하고자 국학포럼을 운영한다. 각 분야의 인사를 초청, 한국 정신문화의 전반적인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방향을 제시하는 정기 포럼이다.

국학원이 자랑하는 민족혼교육

민족혼 교육은 국학원이 자랑하는 교육프로그램이다. 군, 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민족혼교육 프로그램은 우리 민족의 중심 철학을 바탕으로 효, 충, 도 정신을 함양하여 개인과 조직의 의식을 민족과 인류의 차원으로 확대시키고 변화와 화합의 공동체문화를 창조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바른 역사관과 민족정신 함양을 통해 개인의식을 민족의식으로 확장하여 화합과 상생의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는 체험교육으로 진행된다.

▲ 국학원 내 전시관을 관람하는 공군사관생도들

한민족의 영광사, 왜곡사, 선도수련 체험, 우리 문화 속의 중심철학 탐험, 민족혼 체험 등이 그 핵심이다. 개원 이래 6만 여명이 이 교육을 이수하여 민족의 현실을 재인식하고 가슴속의 민족혼을 일깨웠다. 이 민족혼 교육은 단월드에서 수련하는 이들이 필수과정으로 자리를 잡을 만큼 인기 있는 교육이다. 자신의 일밖에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이 교육을 통해 '민족혼'을 체험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감동적인 장면이 교육 때마다 벌어진다. 이때만큼 한민족임이 자랑스럽고 기쁜 적이 있을까.

사회 곳곳에서 우리의 국학을 알리는 강의를 진행할 국학강사를 양성하는 것도 국학원의 중요한 역할이다. 지금까지 배출한 1만여명의 국학강사가 전국에서 우리 역사 바로 알고 지키는 활동을 한다. 또한, 공직자, 기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HSP조직혁신과정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교육은 역사교육, 선도 문화 체험, 우리 문화 속의 파워 의식(풍류 체험), 비전 토의 및 서면 작성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전 과정을 통해 개인의 의식변화는 물론 국가와 조직이 원하는 공직자, 조직원으로 거듭나게 된다. 국방부, 건설교통부, 국가보훈처, 재정경제부 등 정부부처와 육군본부, 공군사관학교, 국방대학교, 합동참모대학, 해군본부, 해병대사령부 등 관공서와 군부대가 이 교육을 받았으며 2004년 개원 이래 현재까지 7만 여명이 이수했다.

방학 때면 국학원에는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다. 효충도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효충도 캠프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여 화랑도 정신을 바탕으로 몸과 마음과 정신을 튼튼하게 하고, 우리나라의 역사와 철학, 문화를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청소년 인성, 역사 강의, 독립군 체험, 캠프파이어 등을 통해 효와 충, 그리고 도를 직접 체험하고, 민족의 독립투사와 영웅들을 가슴으로 만나 자신의 비전과 삶의 목표를 정립하게 된다.

▲ 국학원 효충도캠프에서 태극무를 배우는 아이들

"나는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이제 알게 됐습니다." 효충도 캠프를 마친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대답한다. 국학원은 효충도 캠프를 통해 우리 학생들이 한민족의 중심철학과 비전을 바로 알고 인간사랑, 나라사랑, 지구사랑의 홍익철학을 품은 21세기를 이끌어 갈 글로벌 인재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끈다. 개원 이래 2만 여명이 이 캠프를 다녀갔다. 국자랑, 조의선인 등 우리 전통의 인재교육이 효충도 국학교육을 통해 되살아나고 현대화된 것이다.

이와 더불어, 국학원은 지구경영을 위한 글로벌리더를 양성하여 이를 실천해 오고 있다. 1997년 창립된 국학평화봉사단은 홍익인간 이화세계 정신을 바탕으로 인간사랑 지구사랑의 보편적 평화사상을 실현하고자 아프리카 니제르 돕기 운동, 인도네시아 난민 돕기 등의 해외 구호사업을 실시했다. 북한동포돕기 사랑의 옷 보내기 등의 북한구호사업과 함께 노숙자 무료급식소 운영ㆍ결손가정 및 독거노인 후원ㆍ수해지역 복구 등의 국내 구호사업 등을 진행한다.

▲ 매년 국경일에 국혼부활 활동을 펼치는 세계국학원청년단

나라마다 전통교육을 통한 국가인재 양성 나서

나라마다 전통교육을 통해 국가의 지도자를 양성하고 있으니 일본의 마쓰시다정경숙(松下政經塾)이 대표적인 예이다. 기업인 마쓰시다 고노스케가 만든 이 정경숙은 심신연마와 일본 전통교육에 힘쓰는 곳으로 유명하다. 마쓰시다는 일본의 전통정신을 중시했다. 문을 열었을 당시 숙생들이 해외연수를 강력히 희망했다. 그런 숙생들에게 마쓰시다는 이렇게 말했다.

▲ 일본 미래 지도자양성의 요람인 '마쓰시타 정경숙'

"'일본이란 나라는 이러한 나라다. 일본인은 이렇다. 일본의 전통은 이렇다'라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외국에 가서 해외에 대한 지식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을 모른다면 외국을 알아도 그러면 반거들충이가 되고 만다."

정경숙은 연수, 연구의 기반인 정신과 육체를 강화하는 심신의 단련을 중시한다. 숙생들은 매일 조깅으로 체력을 단련하고 100킬로미터는 24시간이내에 행군하여 심신의 한계에 도전한다. 다도(茶道), 종교연수, 서도, 검도, 좌선 등을 통해 심신수양을 한다. 또 일본과 세계의 대표적인 고전을 정독하고 지도자나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사고를 탐구하고 역사관이나 국가관 등 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이념을 탐구한다. 그리고 평생에 걸쳐 해야 한 공적인 목적을 정하여 실천하게 한다. 이 정경숙을 생각하면 문득 가슴이 먹먹해지는 듯한데 국학원이 있어 다행이다.

이 국학원은 단월드의 설립자인 이승헌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총장이 제안하여 세웠다. 1987년 민족정신광복운동본부를 설립하면서 가졌던 꿈이었지만, 설립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당시 단학선원을 경영하면서 민족의 정신과 웅지를 품고 기를 수 있는 전당을 마련하고자 했으나, 마땅히 국가가 해야 할만한 규모의 일을 한 개인이 이끄는 민간단체가 하려다보니 어려움은 말이 아니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재정적 문제였는데, 서울은 커녕 천안 시내에도 그만한 터를 마련할 만한 여유자금이 없었다. 1994년 천안의 산자락에 매입하고자 찾은 땅이 폐허가 돼버린 양계장 터였다. 국학원 건립은 그렇게 첫 삽을 떴다.

하지만, 국학원 설립까지는 10여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막대한 자금이 들어갔다. 공사비를 감당하느라 사재까지 털었으나 턱도 없이 모자랐고 재정난을 해결하지 못해 한동안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도 있었다. 이로 인해 단월드는 큰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단월드의 운영수익 대부분이 국학원 건립에 투자되었다. 이렇게 가다가 단월드가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고 많은 이들이 걱정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 총장의 확고한 의지와 이를 믿고 따라준 홍익문화운동연합, 국학운동시민연합 회원들 그리고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면서 어렵게 어렵게 완공되었다. 2004년 6월 5일 국학원 개원을 선포하는 날은 감격에 겨워 눈물바다를 이룬 날이 되었다. 특히, 국학원 설립이라는 역사를 일궈낸 단월드 지도자들과 국학강사들의 기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국학운동은 외래 문물과 사조가 들어오기 이전의 고유한 정신문화적 자산, 즉 천지인 사상과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정신을 오늘의 현실에 맞게 재창조하는 작업이다. 선도문화를 오늘에 되살려 한민족의 인간사랑, 지구사랑의 정신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홍익철학을 재발견하고 꽃피움으로써 인류의 행복과 평화에 기여하는 당당하고 성숙한 한민족의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 줄 수가 있다. 그것이 바로 이 총장이 꿈꾸는 한민족의 위대한 탄생이고 지구경영이었다. 바로 국학원 입구에 서 있는 비석에 이 꿈을 새겨놓았다.

 ‘한민족의 새로운 탄생과 지구경영을 위하여’

한민족 국학의 핵심은 ‘홍익(弘益)’

우리 민족의 고유한 철학과 문화의 정수이며, 국학의 핵심은 바로 '홍익(弘益)'이다. 이는 우리 선조들이 개인의 삶과 공동체, 나아가 국가를 통하여 실현하고자 했던 염원과 이상이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우리 조상들의 대답이고 그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삶의 가치와 존재 이유가 바로 홍익이었다.

그런 마음으로 나라를 세워 홍익이 건국이념이 되었다. 홍익은 우리 역사의 시작부터 우리 민족의 중심 가치였고, 그 정신으로 나라를 세우고 다스렸다. 한민족은 현실의 삶 속에서 하늘과 땅과 사람, 즉 삼라만상을 모두 아우르고 더불어 함께하는 '홍익인간 재세이화'를 꿈꾸었고 실현하였다. 지구촌 시대, 환경이 오염돼 지구를 걱정해야 하는 시대에 홍익정신이야말로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사상이 아닌가. 국학을 21세기에 맞게 과학화, 세계화하여 홍익정신을 인류평화 철학으로, 선도문화를 21세기 대안문화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코리안스피릿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