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탄’으로 끝나는 중앙아시아의 나라들은 아직도 우리에게는 머나먼 미지의 세계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우리 민족 고대사와도 깊은 관계를 맺은 지역이며, 현재 우리 동포인 고려인 30만 명이 거주하는 땅이자 미래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중앙아시아인의 관점에서 기록한 중앙아시아 역사서 〈타지크1〉. (B.G. 가푸로브 저, 유예닮 유인영 부자 번역). 사진 꿈그림 출판사.
중앙아시아인의 관점에서 기록한 중앙아시아 역사서 〈타지크1〉. (B.G. 가푸로브 저, 유예닮 유인영 부자 번역). 사진 꿈그림 출판사.

중앙아시아인의 관점에서 기록한 중앙아시아의 역사서가 국내에서 첫 번역, 출간되었다. 꿈그림 출판사에서 나온 〈타지크1〉은 타지키스탄에서 출생한 대표적인 역사학자 B. G. 가푸로브(Gafurov)박사가 저술한 역사책이다.

가푸로브 박사는 구소련 시절 왕성한 활동을 하던 정치가이자 역사학자로 타지키스탄이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후 그의 탄생 90주년을 기념해 화폐 도안에 등장한 바 있다.

가푸로브 박사는 〈타지크〉 제1권에서 고대부터 중세까지, 제2권에서 중세 이후부터 현대까지를 다뤘는데 이번에 출간된 〈타지크Tajiks1〉은 제1권을 번역 소개한 것이다.

저자는 책을 타지크 역사의 백과사전처럼 세세히 기록하기보다 중앙아시아 역사 무대의 주인공이었던 타지크인들의 관점에서 중앙아시아에 대해 어려워서 자주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부분을 한데 모아서 기록하려는 취지로 저술하였다.

책에서는 청동기 시대 당시 중앙아시아의 경제적 문화적 발전도를 이란, 인도에 비교하고 아리아인들에 관한 문제와 언어, 유전학적으로 본 중앙아시아 민족들, 조로아스터교의 형성과 발전, 쿠샨 시대 연대의 의문점 등이 기록되었다.

(왼쪽) 쿠샨 황제들의 전투복장. (오른쪽) 쿠샨의 병사들. 사진 꿈그림 출판사.
(왼쪽) 쿠샨 황제들의 전투복장. (오른쪽) 쿠샨의 병사들. 사진 꿈그림 출판사.

이 책은 아들 유예닮 씨, 아버지 유인영 박사가 공동번역한 책이다. 유예닮 씨는 사마르칸트에서 공립학교와 리쩨이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러시아 연방정부가 주최하는 역사콩쿨에서 우즈베키스탄 전국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중앙아시아에서 거주하면서 재학 중이던 학교 역사 교사의 추천을 받아 3개월의 긴 여름방학 중 러시아어 학습을 위한 습작 수준에서 번역을 시작했다. 그의 초벌 번역을 본 부친 유인영은 원저작의 가치와 번역문의 우수성을 인식하여 국내 출판이 꼭 필요한 책이란 평가를 받고 수정 보완을 거쳐 15년 만에 출판했다.

부친 유인영 박사는 원저자인 가푸로브 박사가 졸업한 사마르칸트국립대학교 역사대학원의 고고학 석사와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사마르칸트-한국센터 센터장으로 재직 중이다.

번역자와 꿈그림 출판사는 마지막 블루오션이라 불리고, 고려인들이 거주하는 중앙아시아에 대해 관심있는 학자와 일반인에게 꼭 필요한 입문 서적으로 추천했다.

공동번역자 유인영 박사는 “원 저서가 구소련 시절에 저술된 만큼 책 일부에서 사회주의적 사관이 나타난다. 사회주의적 표현보다 중앙아시아 역사 서술 자체에 더 집중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