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창작소 숨은 소설 '아Q정전'을 하이브리드 인형극 신체극으로 창작한 작품을 오는 12월 6일부터 10일까지 서강대 메리홀 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미지 공연창작소 숨
공연창작소 숨은 소설 '아Q정전'을 하이브리드 인형극 신체극으로 창작한 작품을 오는 12월 6일부터 10일까지 서강대 메리홀 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미지 공연창작소 숨

공연창작소 숨은 루쉰(본명 주수인, 1881~1936)의 소설《아Q정전》을 하이브리드 인형극 신체극으로 창작한 작품을 오는 12월 6일부터 10일까지 서강대 메리홀 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차세대열전 2023’에 선정된 공연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사업 지원을 받아 제작하였다.

정욱현 연출은 “하이브리드 인형극과 신체극으로 만든 공연이며, 《아Q정전》은 중국 신해혁명 당시 중국사회를 풍자·비판한 작품이지만, 현재 대한민국 사회와 동떨어져 있지 않으며, 개개인들에게 시의성을 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하여 작품을 올리게 되었다”라면서 “격변기를 지나는 인물과 시대를 통해 2023년 우리의 모습을 직시하고 새롭게 고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소설 《아Q정전》은 신해혁명을 배경으로 당시 몽매한 중국 민중과 혁명의 허구성을 신랄하게 비판한 작품으로 현대 중국 문학을 상징하는 루쉰의 대표작이다. 아큐라는 인물은 5000년 탄탄한 역사와 철학을 가졌다고 자부하던 중국 민족의 허상과 실체를 대변한다. 봉건주의와 서구 근대라는 이중의 억압 속에서 팽배했던 당시 사회 분위기와 중국 문명의 실태를 철저히 해부하고 비판한 작품이다. 본질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기만으로 현실을 무마하면서 살아가는 아큐의 자취를 통해, 루쉰은 민족적인 위기에 처해 있으면서도 대국 의식을 버리지 못하는 무기력한 지식인과 민중들의 노예근성을 고발하였다.

‘아(阿)’는 친근감을 주기 위해 사람의 성이나 이름 앞에 붙는 접두어이고, ‘Q’는 청나라 말 중국인들의 변발한 머리 모습을 상징하는 말이며 동시에 'QUESTION'에서 따온 '알 수 없음'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토록 본적과 거처뿐만 아니라 정체성마저도 분명치 않은 모호한 가상의 인물을 통해 오늘날 우리는 무엇을 떠올릴 수 있을까.

작품 속 아큐하면 정신승리의 대가이다. 우리도 정신승리의 대가이다. 아큐가 곧 우리이고, 우리가 곧 아큐이다. 사회는 우리(아큐)를 만들어 낸다.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때문에 인간은 세상 속에서 인형으로 살아가고 사람으로 존재한다. 하이브리드인형=반인반형(반은 인간, 반은 인형)으로 산다는 것은 결합된 듯 하지만 결속하지 못하고, 언제나 해체의 위험이 도사린다. 부당한 현실을 회피하고 외면하는 사이, 인형과 인간의 경계는 사라진다. 그리고 수많은 인형을 만들어 내는 세상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걸까?

출연 조보우(아큐), 안현정(영감, 비구니, 자오마님), 홍성안(수재, 애송이), 정규호(노름꾼, 군중), 신혜림(우어멈, 군중), 엄태호(자오나리, 자경단원, 군중), 현정하(자경단원, 군중), 박성민( 건달, 군중), 황요준(털보, 군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