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한국출판편집자상 대상에 이종백(편집 경력 34년, 영남대학교 출판부), 금상에 조수정(편집 경력 29년, 역사비평사), 김태희(편집 경력 26년, 사계절출판사) 편집자가 각각 선정됐다.

(사진 왼쪽부터)제2회 한국출판편집자상 대상 수상자 이종백, 금상 수상자 조수정, 김태희 편집자. 이미지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사진 왼쪽부터)제2회 한국출판편집자상 대상 수상자 이종백, 금상 수상자 조수정, 김태희 편집자. 이미지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특별상 개인수상자로 장경식 대표(편집경력 37년, 한국백과사전연구소 대표), 출판사수상으로 수류산방(박상일 방장, 심세중 대표)가 선정되었다. 

심사위원회는 이들을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지역문화 발전과 출판의 국제화에 공헌

대상 수상자 이종백 수상자는 1989년 영남대학교 출판부에 기획·편집자로 입사하여 34년간 근무하며, 한국학과 인문학 관련 서적과 각 분야의 우수 저술을 출판 편집하는 데 앞장섬으로써 학술 출판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 또한, 대구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하는 출판물을 기획하고, 대구 지역의 문화 콘텐츠를 발굴하여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번역하여 해외에 널리 알림으로써 지역문화 발전과 출판의 국제화에 공헌해 왔다. 수십 년 동안 600여 종의 책들을 기획·편집한 수상자의 대표적 기획물로는 《한국문화사상사대계》(4권), 《한국·중국·일본 연력대전》(6권), 퇴계 이황이 남긴 시 2,000여 수 전체를 한글로 풀이한 《퇴계시 풀이》전집(9권), 《주희시 역주》전집(5권), 《인문학육성총서》(33종), 《민족문화연구총서 및 자료총서》(30권), 《지역문화총서》 등이 있다. 

이종백 수상자는 출판 전문인력의 육성과 지원에도 적극 나서는 모범을 보여주었다. 구체적인 활동으로 출판계로 나가려는 지역 학생들을 위한 편집과 제작 실무참여와 교육 지원, 20대와 30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창작 콘텐츠 공모 사업 및 출판 지원 등이 있다. 또한, 수상자는 지역에서 독서프로그램, 북디자인 전시회, 특강 등을 실시함으로써 독서문화 향상과 독자 저변 확대에 기여하였다. 나아가 연구 활동에도 적극 나서서 국제 세미나에서 한국 대표로 참석하여 대학 출판의 발전과 국제적 협력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역사학 분야 탁월한 서적 기획·편집

금상 조수정 수상자는 1994년 출판계에 입문한 이래, 월간 《디딤돌》 기자, 계간 《역사비평》 편집자 등을 거쳐, 역사비평사 편집장으로 근무하며 역사학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으로 인정받는 서적들을 꾸준히 기획·편집함으로써 출판문화 발전에 기여하였다. 수상자의 대표적 기획·편집 출판물로는 《주자평전》(상, 하), 《사통》, 《권력 이동으로 보는 한국사》, 《대동법, 조선 최고의 개혁》 등이 있다. 《주자평전》은 주희의 전기이자 그의 사상을 담고 있는 철학서인데, 상·하권 합쳐서 2,400쪽에 달하는 대작이다. 《사통》은 공자의 《춘추》, 사마천의 《사기》 등의 역사편찬 체재를 벗어나, 사료 비판의 전형을 제시한 당나라 시대의 고전인데, 1,048쪽의 분량을 담고 있다. 이러한 두꺼운 번역서의 편집을 담당한 수상자는 내용의 통일성 유지, 저자의 원문과 역자의 번역문 대조, 주석 달기와 추가 설명, 문장 다듬기, 편집디자인에 이르기까지 특유의 집요함과 끈기로 대작을 완성해 나갔다.

또한, 조수정 수상자는 현장과 밀착된 편집을 강조하고 실행하였다. 책에 나오는 장소를 직접 찾아다니며 사진 촬영을 하여 편집했고, 갈 수 없었던 외국은 온라인으로 또는 관련 영상을 찾아서 공부했다. 아울러, 출판에서 “묘한 매력”을 느낀다는 수상자는 편집 담당자와 공부하는 연구자의 역할이 같다고 주장하며 오늘도 행동으로 보여준다.

아동·청소년 문학 발전과 독서교육에 이바지

금상 김태희 수상자는 1997년 출판계에 입문한 이래 26년간 주로 어린이·청소년 도서를 기획·편집하며 아동·청소년 문학 발전과 독서교육에 이바지해 왔다. 수상자의 대표적 기획·편집 출판물을 살펴보면, 창비 편집 도서와 사계절출판사 편집 도서로 나눌 수 있다. 창비 편집 도서로는 《‘피노키오의 철학’ 시리즈》, 《‘재미있다, 우리 고전’ 시리즈》 등의 어린이 도서와 《새로운 아시아를 상상한다 》, 《미국 패권의 몰락> 등의 인문서가 있다. 사계절출판사 도서로는 우선 아동·청소년 도서로, 7, 8세를 위한 책인 《‘사계절 웃는 코끼리’ 시리즈》, 청소년을 위한 짧은 소설 《‘독고독락’ 시리즈》, 《다윈 영의 악의 기원》(박지리 지음), 《비밀 소원》(김다노 지음) 등이 있다. 그리고 만화 관련 도서로 《‘달고나 만화방’ 시리즈》와 《‘1318 만화가 열전’ 시리즈》가 있다. 수상자는 이처럼 다양한 서적들의 편집 작업과 함께, 무명 작가인 ‘박지리’를 알리는 <박지리 문학상> 공모 사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불가사의한 오묘한 일들이 일어나는 곳이 출판 현장이고, 그런 매력 때문에 열정과 겸손함, 순수한 마음으로 일할 수밖에 없는 것이 편집자”라고 느낀다. 이런 인식 속에서 수상자는 “실패한 책, 실패한 계획을 살피고 생명을 불어넣는 것을 좋아하는 편집자”로 발전한다. 아울러, 수상자는 ‘평생 이어지는 작가와 편집자의 동지애’와 편집 업무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편집자가 출판의 모든 공정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을 실천해 왔다.

30년 넘게 백과사전의 편집 및 연구와 교육에 전념

특별상 장경식 수상자는 1986년 도서출판 책세상의 편집자로 근무를 시작하였고, 1992년 한국브리태니커회사에 편집관리부장으로 입사한 이후 현재까지 30년 이상 백과사전의 편집 및 연구와 교육에 전념함으로써 한국 사전 출판의 발전에 기여하였다.

장경식 수상자가 편집 책임을 맡았던 한국어판 《브리태니커 세계 대백과사전》은 영어판의 단순 번역이 아니라 한국 독자의 관점에서 완전히 새롭게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 어린이를 위한 백과사전 《브리태니커 키즈 라이브러리》, 일러스트 중심의 《브리태니커 비주얼 사이언스》 등 크고 작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류 책들을 펴냈다. 또한, 미래엔 발행의 《브리태니커 만화백과》의 감수자로서 편집의 품질 기준을 높였고, 한솔수북의 《브리태니커 지식백과》의 편집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1999년에는 디지털 시대 변화에 앞장서서 《브리태니커 CD》와 《브리태니커 온라인》을 개발했고, 이후 백과사전의 디지털화와 새로운 활용 방안을 제시했으며, 지금도 온라인 백과사전 항목을 편집한다. 아울러, 백과사전에 대한 학문적 관심도 깊어져, 한국사전학회의 창립 회원으로 활동하였고,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 《세계의 백과사전 》 등 다수의 연구서를 저술하였다. 이처럼 우리나라 백과사전 출판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는 수상자는 현재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어, 사전 출판 분야는 물론 출판계 전체의 편집자들에게 귀한 모범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문화 예술과 건축 분야서 이미지와 텍스트가 새로운 조합을 이루는 서적들 발간

출판사 특별상 수류산방은 문화 예술과 건축 분야에서 이미지와 텍스트가 새로운 조합을 이루는 서적들을 만들어온 출판사이다. 2003년 활동을 시작한 수류산방은 그동안 80여 종의 출판물을 냈고, 수백 가지의 디자인을 했다. 대표적인 편집출판물로는 《20세기 건축의 모험》, 《예술사 구술총서》, 《이응노의 집, 이야기》, 《아주까리 수첩》, 《문신 : 문우를 향하여》, 《박수근과 미술관 총서》 등이 있다. 수류산방은 고집스레 그들만의 특성을 지키며, 기획과 디자인, 내용과 형식이 분리될 수 없다는 원칙으로 모든 책을 만들어왔다. 팔릴 책에 신경 쓰지 않고 세상에 없는 그들만의 책을 만든다. 다른 곳에서는 도저히 제작할 수 없는 불가능한 책에 도전한다. 여기에서 대담한 디자인과 독창적 편집이 탄생한다. 눈 밝은 사람들은 수류산방을 찾아 기꺼이 출판을 의뢰하였다. 이에 수류산방은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기도 했다. 제4회 파주북어워드 출판미술상을 받았다. 동아시아 4개국 대상으로 하는 아시아출판문화상에서 수류산방이 출판미술부문 첫 번째 한국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이번 출판사 특별상 수상이 계기가 되어 출판계는 물론 우리 사회에 더욱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