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의 집단무의식으로서 홍익인간사상
한민족의 집단무의식으로서 홍익인간사상
  • 김광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지구경영학과교수
  • k-spirit@naver.com
  • 승인 2018.01.0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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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광린 국제뇌교육대학원대학교 지구경영학과 교수

홍익인간사상에 의하면, ‘하나(一)’라고 불리는 우주의 근원으로부터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 곧 우주만물이 갈라져 나온다. ‘하나’는 애초부터 그냥 그리고 스스로 영원히 존재하는 우주만물의 시원으로, 거하지 않는 곳이 없는 편재적(omnipresent) 존재이다.

▲ 김광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지구경영학과 교수.

근본원리인 ‘하나’로부터 하늘과 땅과 사람이 갈라져 나온다는 관점은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함축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우주전체가 ‘하나’에 근거를 둔 ‘일가(一家),’ 곧 하나의 집안을 이룬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점에서 홍익인간사상은 ‘우주공동체’의 사상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러기에 널리 이롭게 한다는 의미인 ‘홍익(弘益)’이라는 단어를 구성하는 글자인 ‘넓을 홍(弘)’의 공간적/지리적 범위는 당연히 전 우주이다.

이와 같은 우주공동체 사상으로 단군조선이라는 정치공동체를 경영해 왔던 민족이 우리 한민족이다. 그러므로 “홍익인간사상을 토대로 역사를 시작하였고,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숭고한 가치와 원리 및 이상의 현세적 실현을 목표로 공동체를 건설하는 등 홍익인간을 삶의 목표와 실천 원리로 받아들이고 내세운 민족”이라고 우리민족의 정체성을 규정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점은 홍익인간사상은 한민족의 집단무의식이라는 점이다. 칼 융에 의하면, 인간의 마음은 진화에 의해 미리 형성되어 있고, 이러한 방식으로 인간은 과거에 연결되어 있다. 인간은 자신의 어린 시절 뿐만 아니라, 그보다 중요한 일로서, 인류의 과거, 자신들의 조상들에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연결들로 인해 사람은 자신의 선조들과 유사한 방식으로 세상에 반응하는 잠재적 가능성을 지닌 존재로 태어나게 된다. 우리의 선조들이 공동체를 중시하는 홍익인간사상을 통치이념으로 삼아 국가공동체를 무려 2,500여 년간 경영해 왔던 역사적 경험은 우리들의 내면 깊숙한 곳에 집단무의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테스트 한 가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①기차, ②철도, ③자동차라는 3 가지 교통과 관련된 대상들이 있고, 이 중에서 연관성 있는 두 가지를 골라 보라고 한다면 당신은 어떤 것을 고르겠는가?

실제의 테스트 결과에 의하면, 개인주의적 합리성을 중시하는 서양 사람들의 경우 ①과 ③을 고르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난다. 기차와 자동차는 모두 사람을 운송한다는 점에서 관련이 있다는 논리이다. 반면, 개인주의적 합리성 보다는 공동체적 연결을 중시하는 동양 사람들의 경우에는 ①과 ②를 고르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기차와 철도는 서료 연결되어 서로를 보완할 때 의미를 지니게 된다는 것이다. 공동체를 중시하는 홍익인간의 집단무의식을 지닌 한국인의 경우에도 당연히 ①과 ②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근원생명으로서의 ‘하나’는 큰 사랑(大德), 큰 지혜(大慧), 그리고 큰 힘(大力)의 속성을 지니며, 그로부터 갈라져 나왔기에 우주만물 또한 그 속성을 공유한다. 홍익인간사상에 의하면, 천지인 중 사람은 ‘하나’의 속성을 온전히 공유한 존재이다. 하지만 이것이 사람이 하늘과 땅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며, 단지 ‘하나’로부터 함께 갈라져 나온 우주만물들 간 조화를 이루어야 할 능력과 도덕적 책임감을 지닌 존재라는 점을 함축할 뿐이다. 즉 홍익인간사상에서 사람은 ‘하나’의 속성과 품성을 온전히 내재한 존재로서 세상을 조화시키는 도덕적 역할을 지닌 평화의 주체이다. 그러므로 공동체의 조화로움이 교란당하고 깨질 때 우주심을 밝힌 홍익인간이라면 분연히 떨쳐 일어나 공동체의 조화로움을 회복해야 하며, 그 역량과 자질을 갖추기 위해 심신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홍익인간사상은 공동체 사랑의 사상이고, 이것이 우리민족사의 전개과정에서 국가공동체적 차원에서 발휘될 때 애국심으로 발현되곤 하였던 것이다.

주지하듯이 21세기는 지구촌의 시대이고, 온난화로 압축되는 지구기후변화의 문제는 인류 전체의 삶의 터전인 지구의 존립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문제로 부상하였다. 공존이냐 아니면 공멸이냐 하는 논의마저 등장하게 만든 지구 운명공동체적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지구도 경영되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고, 공동체 사랑의 홍익전통이 지구공동체 차원으로 확대되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홍익인간의 집단무의식을 지닌 한민족이 시야를 지구공동체 차원으로 확대, 지구경영의 사명을 달성하기 위하여 분연히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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