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내려치는 세찬 겨울비를 피해 100년 역사의 고색창연한 러셀의 한 카페에서 홍차를 마신다. 어디선가 참새들이 날라 들어와 빈 의자에 앉아 있다가 포르륵 내려 앉아 사람들의 발 사이를 헤집고 돌아다닌다. 세계지구시민연수원 하루루리조트의 갈매기들, 오리들도 사람이 다가가도 비켜주기는 해도 도망가지는 않았다. 인간이란 생물은 타 생명을 해코지하는 존재라는 정보가 아예 뉴질랜드 동물들의 DNA에 입력되어 있지 않은 듯하다. 진정한 평화의 땅이다. 괜스레 부끄러워진다.

이런 평화의 땅에 세우는 얼스 빌리지(Earth Village)를 방문하였다. 여의도 면적의 반에 해당하는 크기의 ‘숲의 전당’이다. 태어나서 처음 마셔보는 가장 신선한 공기에 ‘힐링 파워’가 가득 넘친다. 이곳이 바로 한국인에 의하여 ‘세계지구시민본부’가 세워질 터전이다. 한국의 국학원, 일본의 이세교육원, 미국의 세도나 명상센터, 캐나다 등에 이미 성공적으로 안착된 세계적인 홍익교육기관이 있다. 이제 명실공히 ‘세계중앙본부’가 들어설 차례이다. 120여 개국 지구촌 청년들이 모여 한민족의 홍익인간사상을 몸으로 익힌 뒤,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 평화를 전파할 ‘거룩한 땅’이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머지않아 참다운 인류 최고의 교육의 전당으로 완공될 것이다.
땅의 기운 또한 순수하고 강력하여 절로 몸이 가벼워지고 숨도 편안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인류는 이념, 국경, 종교, 빈부의 차이로 이 순간에도 전쟁을 겪고 있고, 지구의 어두운 미래는 이미 과학으로 입증된 현실이다. 국가의 연합체인 유엔(UN)조차도 해결할 수 없는 인류의 비극을 대한민국 사람들이 지금 해결하고자 온 힘을 다하여 나선 것이다.
언덕 위에 놓인 큰 평상에 모두 앉고 서서 이곳의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는 명상을 한다. 온 인류가 행복해하는 모습이 뇌에 떠오른다. 가만히 눈을 뜨니 세계본부의 본관이 들어설 바로 그 자리 앞에 커다란 바위가 보인다. 여러 개의 검은 줄이 있고 얼룩무늬 이끼가 가득 피어있다. 영락없이 신선을 호위하는 호랑이의 모습이다. 이 또한 우연을 아닐 것이다. 부디 이곳을 끝까지 잘 지켜주길 바라며 감사의 기운을 보낸다.

밤에는, 무서운 각오와 책임감으로 이 일을 시작한 ‘일지 이승헌 총장’의 강연을 들었다. “한국의 미래가 임진왜란 직전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우리는 2천년 동안 민족이 서로 싸워 왔고 근세조선으로 통일되었나 싶더니 임진왜란의 참담한 비극이 한반도를 휩쓸었습니다. 다시 6.25가 터지고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율곡 이이 선생’의 ‘십만양병설’이 실현되었더라면 이런 슬픔과 비극은 되풀이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세계의 갈등도 폭발 직전까지 가고 있는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손을 놓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 일을 하는 것입니다. 반드시 신속하게 이루어야만 합니다.” 간절한 말씀과 당부이다.
역사에 가정은 있을 수 없다. 이제 우리의 민족적 비극을 오히려 자산으로 삼아 우리민족과 전 인류의 더 큰 비극을 막아내야 한다. ‘100만 홍익교육의병양성’으로 한민족을 살리고, ‘1억 명의 세계홍익교육의병’을 만들어 지구촌을 살려야 한다. 그들이 곧 ‘지구시민교육 의병’인 것이다. ‘땅은 영국 소유, 바다는 마오리족 소유’ 라는 뉴질랜드 조약이 있다. 그러나 정신만은 한민족의 ‘홍익인간’철학이 중심되어 세계평화를 위하여 번져 갈 것이다.

▲ 그림 '호랑이 바위'. 수채+종이 <그림=원암 장영주>

"이 일을 완성하기 위하여, 21세기 지구별이 나를 지상으로 초대한 것이구나."

깊은 각성이 일어나면서 나와 주변 모든 이들의 존재가 더욱 거룩해진다. 인류의 꿈인 그들을 가장 정성껏 육성하는 상상과 결의를 한다. 상상은 인공지능이 결코 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인간은 상상한다. 고로 존재한다.”

하루루리조트에서 아쉬운 마지막 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3시간 반을 달려 다시 오클랜드에 도착하였다. 바다가 보이는 세비지메모리얼파크에서 마무리 명상을 한다. 뉴질랜드의 평화를 위하여 끝까지 노력하다가 1940년 집무실에서 숨을 거둔 ‘마이클 조셉 세비지 수상’을 기념하는 공원이다. 생명을 바친 그의 노력으로 뉴질랜드의 ‘마오리족’은 호주의 ‘에버리진’, 알라스카의 ‘에스키모’, 북미 대륙의 ‘인디언’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할 수 있었다. 세비지 수상 역시 홍익정신이 투철했던 비범한 정치인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귀한 명상여행이 2박3일의 프로그램으로 개방되어 있다. 원하면 누구나 받아준다. 현재 하루루리조트에 현지인 12명이 고용되어 있고 앞으로 건설, 개발, 교육 분야 등에서 더 많은 채용이 일어 날 것이다. 젊은이들이 직장을 찾아 외국으로 떠나는 뉴질랜드 사회와 홍익상생하고 있다.
최고의 음식을 제공하는 하루루리조트 식당의 천군 부부님,  현장을 누비는  젊은 지도자들,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젊고도 당당한 한국의 벤자민 인성영재들에게 감사한다. 그들은 ‘인류의 가장 큰 가치인 지구’를 가슴에 품고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헌신적인 일상으로 모든 것을 창조하고 있었다. 곧 닥쳐 올 범지구적인 재난을 극복한 인류의 빛나는 평화를 상상하며 한 땀 한 땀 ‘그 어려운 것을 자꾸 해내고 있는 우리의 영웅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드린다. 끝으로 바른 꿈을 꾸고, 구체적으로 상상하여, 치열하게 현실로 창조해 내는 법을 쉼 없이 보여주는 일지 이승헌 총장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키오라!”

국학원 상임고문, 한민족역사문화공원 원장, 한민족원로회의원로위원 원암 장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