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하세요!"

북한에 대한 초강력 제재 결의안이 UN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2일 오전 10시(현지시각),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도중 한국어가 나왔다.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번 발언은 오준 UN 대사로부터 나온 것이다. 오 대사는 "국제사회가 북한을 제지하는 데 실패하면 지역 간 군비경쟁이 가속화되어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대북 제재의 확실한 이행을 통해 북한에게는 비핵화 외에는 선택사항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같은 한민족의 한 사람으로서 북한의 위정자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우리말로 "이제 그만 하세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UN 안보리는 4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안 2270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지난 20여 년간 가장 강력한 내용으로 평가받는 이번 결의안은 대량살상무기(WMD) 및 재래식 무기 개발 관련 품목 수출 금지, 북한산 광물자원 수입 금지, 항공유 공급 및 판매 중지, 금수품 선적이 의심되는 북한 선박의 입항 금지 등을 골자로 한다.

유럽연합(EU)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갔다. EU 각료이사회는 4일(현지시각)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제재로 UN 안보리 결의안에다가 EU 자체적으로 북한 관련 개인과 단체를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이같은 대외적인 압박 속에서 북한은 밖을 향해 핵을 들이밀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4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실전 배비한(배치한)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쏴버릴 수 있게 항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군사적 대응방식을 '선제공격적인 방식으로 모두 전환시킬 것'을 지시했다는 내용도 함께 전했다. 핵무기 실전 배치가 언급된 것은 처음이다.

우리 정부는 7일부터 한미연합훈련을 시작했다. 북한 핵심시설 타격에 초점을 맞추는 훈련으로 역대 최대 규모 병력이 훈련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할 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8일에는 독자 대북제재 방안도 발표했다. UN 결의안에 포함되지 않은 개인과 단체에 대한 금융제재를 통한 북한 돈줄 죄기가 핵심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다 죽는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만에 하나 무력 충돌이라도 일어나면 정말 말 그대로 다 죽는다. 무력 충돌이 당장 일어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반도는 불신(不信)의 나락에 빠져 우리와 북한, 나아가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까지 이어지는 군비 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다. 북한은 이제 정말 그만해야 할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