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세력으로 갈가리 찢어졌던 야권 진형이 세력재편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세불리기가 속도를 내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과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가 25일 통합에 전격 합의했다. 독자적인 창당 작업을 마무리하고 두 세력 간 통합신당으로 창당을 추진하게 되었다. 국회의원 20명이라는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더민주에서 패권주의 해체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며 "개혁적 가치와 비전을 가진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 '뉴 DJ'들을 공천하기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앞서 박주선 의원, 정동영 전 의원과 3자 연대를 한 바 있다. 박준영 전 전남지사의 신민당, 김민석 전 의원의 민주당과도 통합 이야기가 오간 것을 정리하면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야권 통합까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안 의원과 천 의원의 기자회견 직후 더불어민주당도 정의당과의 선거연대 소식을 발표했다. 더민주 문재인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25일 4·13 총선을 앞두고 선거연대를 위한 논의기구를 만들기로 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번 선거연대는 총선만이 아니라)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해 범야권이 함께 의견을 나누자는 차원으로 문 대표도 적극 공감했다"며 "심 대표는 안 의원을 포함해 다른 주요 야권 지도자들도 만나 적극 설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3남 홍걸 씨는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총선 출마에 대해서는 "나중에 분명한 입장을 밝히겠다"며 즉답을 내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출마 여부를 떠나 'DJ 아들'의 더민주 입당이 갖는 의미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선거는 구도라 했다. 현재의 '1여 다야' 구도에서는 여당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선거가 될 것이다. 이를 알면서도 선거를 앞두고 야당의 이합집산(離合集散)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속이 편치만은 않다. 결국, 공천권을 줄 것 같은 이를 따라 헤어지고 모이기를 반복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대의정치(代議政治) 체제인 대한민국에서 하는 선거인데, 어째서 자신이 대표해야 할 '국민'에 대한 논의는 온데간데없고 '공천권'만 남은 것일까.

1억 4,000만원이나 되는 연봉은 국민이 주는데, 어째서 월급 주는 국민을 위한 선거는 한 번도 이뤄지지 않는지 답답한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