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퍼시(Sympathy)와 엠퍼시(Empathy).

영어 철자가 유사한 두 단어는 그 의미 또한 얼핏 유사해 보인다. 공감이란 뜻의 엠퍼시(Empathy)는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그 사람의 시각과 느낌을 이해하는 것으로 상상력이 요구된다. 반면 심퍼시(Sympathy)는 연민이나 불쌍하다는 마음을 가지지만 그 사람의 시각이나 감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없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몇 년 전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다모'에서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린 명대사로 꼽힌다. "아파? 그럼 병원 가봐"라는 머리에서 나온 위로가 아닌 가슴에서 나온 깊은 공감이다.

공감은 본래 어미들이 새끼들을 돌보는 것에서 유래했다. 실제로 몇몇 정신 질환자들을 제외한 모든 인간이 공감하는 능력이 있다.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 사회에서 경쟁이 중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공정하게 분배하고 다른 이들을 위해 뭔가를 한다는 편안한 감정과 협력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고 공감하는 능력, 감정 이입은 모든 도덕적 행위의 토대를 이룬다. 아프다고 힘들다고 하는데 가슴이 아닌 머리에서 나온 위로를 들을 때만큼 화가 나는 것도 없다.

영국의 소설가 이언 매큐언은 9ㆍ11 뉴욕 세계무역센터 테러 사건이 발생한 직후 '가디언'지에 아래와 같은 논평을 실었다.

"비행기 납치범들이 상상력을 발휘하여 승객들의 생각과 느낌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면, 이런 일을 계획했더라도 끝까지 진행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할까, 어떻게 느낄까 상상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성의 본질이며, 동정과 연민의 핵심이고, 도덕성의 시작이다."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고 이해하려는 자세, 그 어느 때보다 내면의 고통을 가슴으로 나누고 진심이 담긴 ‘공감’이 중요하다. 그리고 여기에는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