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두뇌 유출로 인한 국가 경쟁력 저하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발표한 '2015 세계 인재 보고서(World Talent Report 2015)'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61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두뇌 유출로 인한 국가 경제의 경쟁력 저하 문제가 18위로 나타났다.

매년 IMD는 각국이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유치하며 보유하는 능력을 평가해 순위를 발표한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우리가 배출한 뛰어난 인재들이 국내에 정착하지 못하고 좋은 일자리를 찾아 상당수 외국으로 유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3년 기준 한국에서 해외로 나간 유학생은 14만 4천 명인데 반해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 유학생은 5만 6천 명에 그쳤다. 우수한 두뇌를 가진 인재 10명 중 6명은 나라 밖으로 떠나고 있는 뜻이다.

2012년 조사에서는 미국 내 한국인 이공계 박사 학위자 1천 4백 명 가운데 60%가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미국에서 직장을 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한국인의 노동 의욕이 세계 최하위권에 속한다는 결과이다. 우리나라는 아르헨티나와 슬로베니아 등과 더불어 하위권에 머물렀다.

인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국내에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데다 처우 또한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애국심’을 강조하며 열악한 근무환경을 참고 버티기라고 하기에는 시대가 변했다.

또한,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에 고용불안의 우려가 큰 것 역시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은 변변한 지하자원 하나 없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며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특히 여기에는 우수한 인력이 큰 역할을 했다.

외환위기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일을 하지만 정작 보람과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부의 대책과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이 같은 문제가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되지 못하면 지속적인 인재 유출로 국가 경쟁력의 추락을 피하기 어렵다.

인재들이 국내에서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이고, 나아가 외국인 고급 인력들을 적극 유치하기 위한 파격적인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