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 경기남부학습관에는 깨끗한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하는 열망을 실천하고 있는 세 명의 친구들이 있다. 바로 안양1번가 살리기 사회참여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는 김정연(17세), 이예원(18세), 이유진(18세)이다.

▲ 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정연 양, 이예원 양, 이유진 양.

일반 학교에 다녔으면 학교, 학원, 집을 오가며 반복되는 일상과 입시에 치여 사회 문제에 관심조차 두지 않던 학생들이 벤자민학교에서 시행하는 프로젝트의 하나로 안양1번가 쓰레기 치우기에 팔을 걷고 나섰다.

안양1번가 문화의 거리는 안양의 중심지로 사람들의 왕래가 잦고 유흥가 밀집지역이다. 밤이 되면 이곳은 길거리에 음료수병, 전단지, 과자봉지 등 온갖 쓰레기가 넘쳐나며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차마 여기가 대한민국의 현주소인가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들이 길거리에 나뒹굴고 있다.

벤자민학교 학생들이 안양1번가 살리기에 도전장을 내민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몇 달 전, 이유진 양은 SNS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게 되었다. “독도가 우리나라와 일본 중 어느 나라의 땅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잘 모르겠지만 일본 땅이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한국의 거리를 돌아다니면 어느 한 곳도 깨끗한 곳 없이 쓰레기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의 거리는 매우 깨끗하기 때문에 독도를 둘 중 어느 한 나라가 관리를 해야 한다면 일본이 관리했으면 좋겠다”라는 글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유진 양은 ‘그렇다면 우리 동네부터 한번 해 보자’라며 평상시 가깝게 지내던 김정연, 이예원 양에게 제안해 안양1번가의 쓰레기를 치워보기로 프로젝트를 세웠다. 한창 다른 사람의 시선을 민감하게 여기는 10대 여학생들이 수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치우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 안양의 중심지 안양1번가에서 쓰레기 치우기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모습.

쓰레기를 모으다 보니 산더미 같이 쌓였고,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안양시청 홈페이지에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처리 방법을 묻는 민원을 올렸다. 그 글을 본 안양시청의 환경미화 팀에서 시에서도 그런 프로젝트를 하려고 하니 계속 함께 해주면 좋겠다고 제안을 하였다. 시청에서는 분리수거용 쓰레기통과 쓰레기봉투, 집게 등 필요한 물품을 지원해 주고 학생들은 환경미화 팀장님과 월 1~2회 꾸준히 쓰레기 줍는 활동을 시작했다.

또한, 학생들이 쓰레기를 직접 치우다 보니 사람들이 쓰레기통이 눈에 띄지 않거나 쓰레기더미가 쌓인 곳에 쓰레기를 막 던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생들은 눈에 잘 띄는 곳에 쓰레기통을 설치할 것을 제안했고, 시청에서는 학생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쓰레기통을 새로 설치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벤자민학교에서 가르쳐 준 ‘선택하면 이루어진다’ 뇌활용 법칙을 마음에 새기며 자신의 의지를 실천해 나갔다.
 

▲ 한결 깨끗해진 안양1번가.

벤자민학교 학생들은 경기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프로젝트를 확대하여 아름답고 깨끗한 대한민국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서울시청에 지난 6월부터 안양1번가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시험결과와 함께 쓰레기통 설치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하였더니 “번화가와 인근 도심에 쓰레기통을 늘리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외에도 학생들은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를 알리기 위해 프리(Free)절을 실시하여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아리랑 연주까지 만들어 공연하는 등 세상 속에서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다양한 방법으로 전하고 있다.

학생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보면서 어른들이 보는 세상과 아이들이 보는 세상은 사뭇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아이들의 손으로 세상을 바꾸어 가는 모습 속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이 보였다. 생각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계획하고 행동으로 옮겨 결과까지 만들어 가는 세상은 이미 나와 운명공동체인 것이다.  

 

글.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경기남부학습관 한정인 교사
http://www.benjaminschoo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