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청년들의 몽골 횡단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고삐'의 첫 시사회가 지난 17일 오후 2시 (사)국학원(충남 천안 소재)에서, 영화의 제작을 맡은 이동진 씨가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 대상으로 열렸다. 
 
영화 ‘고삐’는 2014년 8월 15일 서쪽 끝자락 ‘초이발산(Choibalsan)'을 시작으로 최종 목적지 몽골 동쪽 끝 ’을기(Olgii)'까지 자신을 찾기 위해 떠난 총2500km, 63일간의 횡단 여정과 그들이 인생의 주인이 되기 위해 노력한 모든 과정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날 시사회에서 영화의 주인공 이동진, 강정우, 이대환 씨는 벤자민학교 학생들과의 멘토 토크 시간을 가졌다. 이동진 씨는 청년모험가로 유명하며 강정우, 이대환 씨는 광고와 뮤직비디오 제작 활동을 했다. 
 
세 명은 몽골 횡단에 도전하면서 겪었던 이야기, 그리고 도전을 통해 각자가 깨달은 점을 학생들에게 진솔하게 전했다. 이들은 벤자민학교의 멘토로서 학생들을 위해 아낌없이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멘토 토크의 대화 내용 중 일부이다. 
 
▲ 이동진 씨, 이대환 씨, 강정우 씨 (사진 왼쪽부터)
 
Q 영화의 주인공 다섯 명이 모인 배경에 대해서  
 
이동진 : 몽골 횡단에 대해 4개월 정도 고민하면서 도와줄 사람들을 찾았다. 떠나기 2주전 약속한 8월 15일은 다가오는데 사람도 없었고 돈도 없었다. 그런데 꿈이라는 게 목표를 잡으면 다가올수록 뭔가 일이 생긴다. 2주 전에 권재웅 씨를 만났다. 그리고 강정우, 이대환 씨를 알게 되고 사진작가 이민성 씨가 합류했다. 2주 전에 다섯 명이 모였다. 
 
Q 몽골 횡단이 끝났을 때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들었나요. 
 
이동진 : 마지막 도착지인 울기에 도착하자마자 말에서 내려 통곡했다. 도전하면서 운 것은 처음이다. 내가 진짜로 목적지에 갈 수 있을까. 참고 참다가 그 모든 것에 대한 감사함에 펑펑 울었다. 
 
이대환 : 사실, 말 탄 사람은 끝났지만 나는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내가 63일 동안 최선을 다해서 촬영했나. 혹시 놓친 장면은 없을까. 두려움이 느껴졌다. 서로 다툼도 많았지만 함께 해준 팀원들에게 정말 고마웠다. 
 
Q 몽골 여행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강정우 : 처음에 도전의식을 갖고 떠났지만 각자 해왔던 일도 다르고 여행에서 추구하는 바도 달랐다. 처음에는 으싸으싸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딪치는 일들이 생겼다. 63일간 몽골 횡단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도 다섯 명이 같이 웃을 수 있을까. 이 여행을 온 게 잘한 일일까. 그런 생각도 들었었다. 
 
이대환 : 한국에 남은 지인들의 시선이 둘로 나뉘었다. 몽골에 간다는 걸 알고 나서 친구들 중에 안 좋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생겼다. 비난의 말을 하는 사람과 응원하는 사람들로 나뉘었다. 이 영화를 통해 다시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동진 : 내가 힘들었던 건 몽골에서 뭔가 얻지를 못해서이다. 분명히 문제를 해결하려고 왔는데 뭔가 찾으려고 하니까 절대 못 찾겠더라. 하지만 말 타는 순간에 집중하면서 깨달았다. 온전히 이 상태에서 존재해야 행복하다는 것을. 여러분이 1년을 꿈을 찾으려 왔지만 못 찾을 수도 있다. 오직 지금 이 상태에 미친 듯이 빠져들라. 그러면 나도 모르게 좋아하는 것들이 수 백 가지 생긴다. 거기서 선택하면 된다. 
 
Q 멘토님들의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이동진 : 어려운 선택을 하는 바로 그 순간이다. 영화를 하기로 했는데 영화가 안돼서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또 하면 된다. 어려운 결정을 해야 인생이 바뀐다. 
 
강정우 : 터닝포인트가 딱 한 가지 있는 게 아니라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순간이 나에겐 터닝포인트다. 계속 꿈이 변경되지만 몰랐던 걸 해보면서 그 순간 더 성장하는 거 같다. 
 
Q 또 어떤 일로 저희를 놀라게 해주실 건가요. 
 
이대환 : 앞으로 예술하는 사람들의 인맥을 묶어주는 일을 하고 싶다.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은 뮤직비디오 만드는 사람을 연결해줄 수 있다. 그렇게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을 구상 중이다.   
 
강정우 :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올 12월에 캠핑카를 타고 미국 각지의 캠핑장을 돌 계획이다. 잼콘서트를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크리스마스이브 때 타임스퀘어에서 캐롤을 공연해볼 생각이다.  
 
이동진 : 영화를 개봉한 후 4월말에 미국으로 가서 1년 반 동안 비행공부를 할 거다. 그래서 단독 비행으로 세계일주를 할 계획이다. 나의 세계일주 비행을 영화로 만들어줄 감독님을 만나 헐리우드에서 영화를 개봉하고 싶다. 또, 3년 뒤에는 우주비행사에 도전해보고 싶다. 1년 동안 자신이 자신을 몇 번이나 놀라게 할 수 있는가를 찾아보라. 그게 우리가 이 영화를 만든 이유이다. 
 
▲ '고삐'의 다섯 주인공 [사진=한류문화인진흥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