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땅콩 리턴' 사건의 파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허위 진술한 것으로 보고 검찰에 고발조치하기로 16일 발표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땅콩 기내 서비스를 문제 삼아 활주로로 향하던 비행기를 돌려세우고, 책임자인 사무장에게 폭행과 폭언을 하며 비행기에서 내쫓은 혐의로 검찰 조사와 국토부 조사를 받고 있다.

매뉴얼대로 서비스하지 않았다고 비행기를 돌리게 한 그의 태도도 문제였지만, 사건 이후 대한항공 측의 미숙하고 후진적인 대응이 사건을 더 확대시키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사태 초기에는 조 전 부사장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사과문을 발표해 여론을 악화시켰다. 뒤늦게야 조양호 회장까지 나서서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여론은 진정성 없는 사과라며 혹평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아직도 이런 수준의 의식을 지닌 사회 지도층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더욱이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대기업의 상무가 라면을 트집 잡아 승무원을 폭행한 ‘라면 상무’ 사건 때 사내 게시판에 “승무원이 겪었을 당혹감과 수치심이 얼마나 컸을지 안타깝다”며 분개했다. 또한, 그는 “승무원들의 업무에 대한 사회적인 이해와 위로를 받았다”며, "앞으로도 항공기의 안전이나 운항을 저해하는 행위가 발생해도 규정과 절차에 따라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우리의 노력은 정당하게 인정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 말을 했던 회사의 리더가 1년도 안 돼 순간의 감정 조절을 못해 수백 명 승객의 안전과 서비스를 책임지는 기내 사무장을 내리게 한 것은 한마디로 승객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안하무인의 극치라고 할 수밖에 없다. 조 전 부사장은 ‘라면 상무’사건을 비판하는데 그칠게 아니라 교훈을 얻었어야 했다. 그렇지 못한 게 이번 ‘땅콩 리턴’ 사건을 저지르게 된 것으로 분석 된다.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며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끈 주역들의 2, 3세들이 하나 둘씩 경영세습을 하고 있다. 재벌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총수의 자녀들은 해외에서 유학은 기본이며 회사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경영수업을 착실하게 받았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경영 수업 이상으로 사회 지도층으로서의 책임의식 함양과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사회 지도층인 재벌가의 인성교육 부재는 사회에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모든 기업은 지속 가능한 기업을 꿈꾼다. 경영을 잘하는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 존경받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경영자의 인성을 바탕으로 한 경영철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사건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재벌들은 나의 귀함을 알고 그만큼 상대의 귀함도 아는 사람다운 성질 즉 인품과 교양을 갖추도록 ‘인성교육’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비단 대한항공만의 사건이라기보다 다른 재벌기업에서도 일어날 개연성이 있으므로 인성교육의 중요성은 백 번 강조해도 지나치다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