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있다.
그것이 무엇이라도 누구에게나 있다.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
소중하다는 것
개인이 생각하는 가치는 공통적인 것도 있지만 서로 다른 것도 많다. 여기서 우리가 한번쯤 생각해 볼 것은 개인이 생각하는 가치의 기준은 무엇인가? 또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으로 가치를 매길 수 있는가 이다. 어쩌면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객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성립된 것이 개인의 가치관 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개인의 가치관은 어떻게 성립되는가를 보면 개인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개인도 이러하듯 한 나라의 가치도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그 역사가 어떤 역사를 갖고 있든 관계없이 한 개인이 가치관이 형성될 시기가 되면 역사관이 성립된다. 그런데 그 역사관이 잘못된 역사인식으로 그릇된다면 개인의 가치관이나 인생관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자기 자신의 가치는 무엇으로 알 수 있을까? 그것은 자기 정체성 확립으로부터 비롯된다. 개인의 역사를 알아야만 하는 이유는 그 개인의 정체성 확립에 있다. 확립이라는 표현보다는 정체성 회복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정체성이 없었던 것이 아니고 존재에 대한 인식이 생기면서 정체성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각 개인마다 시기의 차이가 있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정체성을 회복하고 존재가치를 향상시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아주 늦은 나이에 정체성을 회복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서 시기의 선ㆍ후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누구나 언젠가는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고, 무엇으로 정체성 회복을 확인할 수 있나 이다.

그것은 역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단순히 역사교과서에서나 만날 수 있는 그런 역사가 아니라 삶의 연장선 속에서 다양하고도 입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역사는 시간이라는 씨줄과 공간이라는 날줄로 잘 짜여 진 직물이나 다름없다. 원래 직물의 품질은 씨줄과 날줄을 조밀하게 엮어주는 장인의 손길에 달려 있다. 어떻게 보면 우리들은 스스로의 역사를 엮어내는 장인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장인의 손길이 닿으면 진품이 나온다고 한다. 그렇게 장인의 정성어린 땀과 노력으로 탄생한 진품은 보물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만든 보물은 때로는 위대한 유산으로 후대에 전해지기도 한다. 이렇듯 한 개인이 역사를 통해 정체성을 회복하게 되면 이것이 곧 인성회복으로 이어지게 되어 있다. 정체성을 회복하고 자기 존재의 가치와 삶의 목적을 제대로 알게 되면 저절로 인성이 회복되게 되어 있다.

개인의 가치도 그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한 국가의 가치도 그 역사에서 헤아려 볼 수 있다. 그것이 한국인으로 사는 우리가 대한민국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즉 역사교육의 목적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고 역사를 통해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의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데에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한국인으로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21세기 대한민국이 간절히 그것을 원하고 있고, 어쩌면 그 옛날 단군조선 시대 때 인류사에 ‘홍익’이라는 가치를 전달하여 인류의 정신문명을 열었던 것처럼 지금의 인류가 또 다시 대한민국에게 그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역사를 통해 정체성 회복이 되면 새로운 꿈이 생긴다. 한국인으로서 새로운 가치를 품은 꿈, 코리안 드림이다. 한민족의 새로운 탄생과 지구경영이 바로 그것인데, 전혀 새로울 것이 없지만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그 동안 잊고 살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탄생이며, 그 옛날 인류의 정신문명을 열었던 것처럼 인류의 문명을 새롭게 다시 열어야 되기 때문에 지구경영이 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역사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대한민국의 보물은 무엇인가? 그 보물은 바로 지금의 한국인들이다. 그들은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유산으로 물려받았으며, ‘홍익’의 유전자와 함께 빛나는 얼을 고스란히 이어 받아 때로는 저항정신으로, 때로는 상생과 화합으로, 조화롭게 우리의 역사를 써 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보물이기에 값비싼 대가를 치르기도 하였고, 지금까지도 역사논쟁이 끝없이 일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보물을 알아본 외국인이 있다.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이만열 교수, 본명은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한국인을 부인으로 둔 미국인이다.

그가 쓴 책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불교 법화경에 나오는 무가보주(無價寶珠) 이야기로 잃어버린 한국인의 가치를 일깨워 주고 있다. 여기서 무가보주란 무한한 가치를 가진 보물, 즉 값을 매길 수도 없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최고의 보물을 말한다.
그는“눈을 크게 뜨고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우리 주변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한 '무가보주'들이 널려 있다. 반만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나라, 제국주의 정책을 단 한 번도 채택한 경험이 없는 나라, 저개발국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선진국으로 변화한 특이한 전력이 있는 대한민국의 무가보주는 단군조선 이래로 ‘홍익정신’을 물려받은 지금의 한국인들이다.”

지난 가을에 각 학교에서는 가을 소풍을 다녀왔을 것이다. 요즈음 많이 사라진 것 같기도 하지만 비교적 오래 전에 학교를 다녔던 부모 세대에서는 소풍하면 보물찾기에 대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지난 가을에 학교에서도 못한 가을 소풍을 아버지들이 모여 가을 소풍을 기획하고 아버지들이 학창시절 소풍에서 아련한 추억을 갖고 있는 ‘보물찾기’를 자녀들과 공유하기 위해서 가을소풍에서 ‘보물찾기’ 를 진행했다. 몇 년 전부터 모 초등학교 좋은 아버지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필자는 ‘보물찾기’에 다음과 같은 의미를 부여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 다음은 그 ‘가을소풍 보물찾기’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하고자 했던 이야기이다.

“무가보주는 무한한 가치가 있는 보물인데, 우리가 사는 세상에 무가보주가 있을까요? 오늘은 무가보주를 찾아보는 겁니다. 우리 친구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보물이 궁금하네요. 보물을 찾으면 그 보물이 왜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보물인지 이유를 한 가지 이상 생각해 보는 겁니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겁니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보물은 ~입니다.” 라고 자신감 있게 당당하게 말해 보는 겁니다. 정답은 별도로 없습니다. 여러 친구들이 생각하는 그 이유가 정답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표현할 때 보물은 온전하게 나의 보물이 될 수 있습니다. 아님 그림의 떡이 될 수도 있어요. 혹시라도 본인이 생각하는 최고의 보물을 못 찾을 수도 있어요.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요? 그래도 찾은 보물이 있다면 그것을 나만의 최고의 보물을 만드는 겁니다. 황금은 원래부터 보물이었을까요? 아니죠. 그냥 돌덩어리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가치를 부여한 겁니다. 그래서 고려시대 최영 장군께서는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고 하셨지요. 왜, 원래부터 황금은 돌덩어리였으니까. 혹시 내가 생각하는 어떠한 보물도 못 찾았다면, 이 자연을, 이 가을을, 이 지구를 선물 받았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여러분이 찾던 보물이 되는 거예요. 그래도 보물을 찾아야 더 기분이 좋겠지요? 자, 이제부터 각자가 생각하는 최고의 보물을 찾아보기로 해요.”

아이들이 ‘보물찾기’에서 찾은 보물은 어쩌면 아빠와 함께했던 시간과 그 공간이 만들어 주었던 추억이고 그것은 아이들이 엮어가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했을 것이다.
한국인의 역사, 그 안에는 누구도 알려 주지 않았지만 세상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가치가 내재되어 있다. 그것이 바로 국학이고, 그 국학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역사를 통한 국학교육이다. 한국인의 길, 국학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역사는 강물에 비유하기도 한다. 강물은 요동치기도 하지만 평화로운 광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때로는 삶의 터전으로, 때로는 생명의 상징으로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강물은 오늘도 유유히 흐르고 있고, 우리의 역사도 변함없이 흐르고 있다. 그 역사 한 가운데 우리가 잡은 씨줄과 날줄만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국학박사  민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