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수적석천(水滴石穿)’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송(宋)나라 나대경(羅大經)의 '학림옥로(鶴林玉露)'에서 유래한 말로 '낙숫물이 댓돌을 뚫는다'는 뜻이다. 작은 것이라도 꾸준히 하면 큰일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다. 건강 문제도 마찬가지다. 작은 운동 습관이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건강이 좋아진다. 건강의 최고 비결 역시 바로 이 꾸준함에 있는 것이다.

장준봉 사단법인 국학원 상임고문(79, 전 경향신문사 사장)은 올해로 8년째 발끝부딪치기를 하고 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3,000번씩 하며 노후 건강 관리를 톡톡히 해나가고 있다. 그는 이 운동법으로 무릎 통증, 다리 경련 증상은 물론 시력이 좋아져서 31년간 썼던 안경을 벗었다.

▲ 장준봉 사단법인 국학원 상임고문 [사진=이효선 기자]

장 고문이 발끝부딪치기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지난 2005년 늦여름 때였다. 휴가 기간 중 3일 동안 친구들과 골프를 치고 집에 돌아와 자동차 트렁크에서 골프채를 꺼내던 중 앞으로 넘어지듯 주저앉았다. 일흔 전후의 나이가 되면 무릎이 약해지고 다리 힘도 떨어진다는 말이 남의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무릎이 아파서 고민하던 중 세계적 명상가이자 자연치유가인 이승헌 총장(글로벌사이버대)의 권유로 발끝부딪치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두어 달 지나니까 무릎과 다리 힘이 좋아지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석 달쯤 되니까 (대학 동기생들과) 테니스를 하고 나면(난 후) 다리에 쥐(경련)나던 것도 사라졌죠. 이렇게 효과를 몸으로 느끼다 보니 발끝부딪치기 하는 재미가 쏠쏠해졌지요.”

그는 발끝부딪치기는 많이 하면 할수록 좋다는 말에 200번에서 500번, 5개월 뒤에는 1,000번으로 차츰 숫자를 늘려나갔다. 시력이 좋아져 안경을 벗은 것은 발끝부딪치기를 2년 정도 했을 때다. 장 고문은 지금도 여전히 안경을 쓰지 않은 채 신문, 책, 인터넷 기사 등을 거뜬히 읽을 뿐만 아니라 운전도 한다.

“하루는 친구랑 바둑 두기로 한 약속 장소에 가려고 자동차를 몰고 나왔어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생각해보니 집에 안경을 두고 나왔더라고요. 불안한 마음에 집으로 돌아가려고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길 건너편 도로표지판이 선명하게 보이는 거에요. 평소 안경 없이 잘 보이지도 않던 그 글자가 말이죠."

장 고문은 “눈에 좋은 약을 먹지도 않았고 발끝부딪치기만 했는데 시력이 좋아졌다. 천 번 이상 하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몸도 개운해져 퍽 젊어진 기분을 느낀다”며 “요즘은 지인들 사이에 소문이 퍼져 만나는 사람마다 내게 물어온다. 발끝부딪치기 요령을 팩스나 프린트로 전해준 친구와 지인들만 2,00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도 빼놓지 않고 1,000~3,000번씩 했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해야 한다.(하는 것이다.) 했다 안 했다 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따라 하기 쉽고 돈도 안 든다. 부작용도 없다. 노력과 정성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며 그의 건강 노하우를 전했다.

▣ 전문가 코멘트

발끝부딪치기는 하지 관절의 내외전 운동을 리드미컬하게 반복하여 하지의 기혈순환을 좋게 하는 스트레칭 체조 중 하나이다. 한의학적으로 하지에는 간(肝), 비(脾), 신(腎), 위(胃), 담(膽), 방광(膀胱) 경락이 흐른다. 발끝부딪치기를 하면 이 6개 경락의 기혈순환이 좋아져 해당 장기의 기능이 활성화된다.

특히 나이가 들면 하지 내전근의 근력이 약화되면서 간, 신 기능이 떨어지고, 퇴행성 관절염, 시력 저하 등의 만성 퇴행성 질환이 생기기 쉽다. 발끝부딪치기를 꾸준히 반복하면 약화된 내전근과 간, 신 기능이 강화되어 운동부족과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발끝부딪치기를 할 때는 양 엄지발가락이 서로 부딪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다만, 하체 기혈순환이 안 좋은 경우 너무 과도하게 부딪치면 엄지 내측에 염증이 생길 우려가 있으므로 강도를 적절히 조절하면서 하도록 한다.
 

 

  

 

 

 

 

 

 

(도움말=장윤혁 비알 한의원 원장)
 

글. 이효선 기자 sunnim03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