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신고(三一𥛠誥)>는 5장 366자로 구성되어 있다. 고구려인은 윤년을 고려하여 한 해를 366일로 계산한 것 같다. 현대 과학에 따르면 일 년이 365.2425일이니 소수점 이하를 올리면 맞는 계산이다. 짝을 이루는 <참전계경(參佺戒經)>은 366사(事)로 구성되어 있다.

1장 허공(虛空)은 하늘의 본질, 2장 일신(一𥛠)은 우주의 주재자, 3장 천궁(天宮)은 조화로운 하늘나라, 4장 세계(世界)는 인간과 만물이 존재하는 땅, 5장 인물(人物)은 인간이 지극하게 존귀하게 완성되는 이치를 정확하게 일러준다. 인류 역사상 이처럼 거룩하고 완벽한 가르침은 없다.

▲ 삼일신고에 쓰이는 '하느님 신' 자의 구성 원리

<삼일신고>의 서문은 당나라의 소정방과 설인귀에 의하여 소멸된 백제와 고구려와 그 이전 한민족의 역사를 복원한 대조영(大祚榮)의 동생 대야발(大野勃)의 노작(勞作)이다. 깨달음의 뜻, 깨달음을 국민들에게 가르치는 의미, 깨달음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원리가 대야발의 절절한 마음을 담아 적혀있다.

대야발은 뛰어난 무장으로 형인 대조영과 함께 수많은 전쟁과 고난을 겪으면서 후 고구려 격인 발해(대진국)를 건국한 개국공신이기도 하다. 아울러 대야발의 삼일신고 서문은 반만년 우리의 역사 속에 가장 뛰어난 명문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삼일신고 서문 (三一𥛠誥 序文)>

신이 엎드려 그윽이 가르침을 받자옵건대 뭇 작용은 모습이 있지만 그 작용의 진정한 주재자는 모습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무릇 세상 만물은 모습은 있으나 그 만물을 내보내는 참 주재자는 모습이 없으니, 아무것도 없는 데서 만물을 빚어내고 돌리고 서로 어우러지게 하는 이가 곧 한얼님이요, 그 있음을 빌어 세상에 나고 죽고 웃고 아파하는 것들이 바로 사람과 이 세상 만물입니다.

처음에 하느님이 주신 성품에는 본래 참과 거짓이라는 것이 없었으나 사람이 그것을 받은 뒤 깨끗함과 더러움이 생겨났으니, 그것은 마치 백 갈래 시냇물에 달 하나가 똑같이 비치고 같은 비에 젖건만, 만 가지 풀이 다 달리 피어나는 것과 같습니다.

가슴 아파라! 모든 이들이 갈수록 악하고 어리석어 마침내 어질고 슬기로운 것과는 거리가 멀어지며, 마음속의 어지러운 불길이 서로를 불태워 세상을 불구덩이로 만들고, 서로 다투는 허망한 생각 먼지가 청정한 마음의 근본을 가려버렸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흥하듯 망하고 일어났다가 꺼지는 것이 마치 아침 햇살 아래 노는 하루살이와 같고 밤 촛불에 날아드는 가엾은 나방의 신세를 면치 못합니다.

이는 어린 아들이 우물에 빠지는 것보다 더 큰 일이니 어찌 자애로운 아버지가 그냥 바라보고만 있겠습니까! 이것이 무릇 큰 덕과 큰 슬기와 큰 힘을 지닌 하느님께서 사람 몸으로 화하여 세상에 내려오신 까닭이며, 또 가르침을 펴고 나라를 세우신 까닭입니다.

이 하늘 말씀은 진실로 마음속 깊이 간직한 가장 높은 참 이치이면서 뭇 사람들을 밝은이가 되게 하는 둘도 없는 참 경전이니, 그 깊고 오묘한 뜻과 밝게 빛나는 글이 보통 사람의 눈으로 보아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임금께서는 본디 하늘이 내려 주신 계통을 이어 나라 터전을 정하시며 예복을 입으시고 하늘 말씀이 적힌 거룩한 책궤를 받들어 비로소 친히 보배로운 예찬의 글월을 엮으시니, 오색이 은하수에 나부끼고 일곱 별이 북극성에 둘리는데, 이때 사방 바다에는 물결이 잔잔하고 모든 나라 백성들이 편안해지니, 아아! 거룩하시나이다.

신이 외람되이 모자라는 학식으로 감히 거룩하신 분부를 받드오니, 재주는 한정되고 진리는 무궁하니 마음으로는 말하고 싶사오나 입으로는 미치지 못하오며 비록 이 글을 짓기는 하였사오나 태산에 티끌을 보태고 큰못에 이슬을 더함과 다름이 없사옵니다.

천통(天統, 대조영의 연호) 17년(서기 715년) 3월 3일
반안군왕(盤安君王) 신(臣) 야발(野勃)은 삼가 임금님의 분부를 받들어 서문(序文)을 적나이다.

 국학원장(代), 전국민족단체연합회 대표회장 원암 장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