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지난 이십 년 넘게 팬(Fan)을 자처하고 있는 유홍준 교수의 일본 답사기 3권이 나왔다. 이번에는 일본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수도(首都)였고 지금도 수많은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교토(京都) 답사기다. 교토는 우리나라로 치면 경주에 해당하는 천년 고도이고, 이야깃거리가 넘치는 곳이라 답사기를 2권으로 낼 예정이라 한다. 이번에 출판된 3권은 교토의 역사에 대해서다. 다음에는 교토의 명소를 소개할 예정이란다.

 

필자는 교토를 서너 차례 방문한 경험이 있다. 30년 전 1주일간의 짧은 단기어학연수를 마치고, 교토 관광을 했던 기억이 있고, 지난 십여 년 동안 업무 관계로 두세 차례 방문했다. 시간 관계상 본격적인 관광은 하지 못하고, 아쉬움에 가장 관광객이 몰린다는 청수사(기요미즈데라)만 잠깐 가 본 적이 있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읽을 때마다 유홍준 교수가 책에서 자주 했던 말이 떠오른다. 그것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다. 똑같은 문화유산이라도 아무런 정보 없이 접할 때는 단지 ‘구경’에 그치고 말겠지만 작품의 탄생 배경이라든지 기법 등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가지고 접할 때는 ‘감상’이 된다고 믿는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필자는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를 통해서 얻은 게 많다. 최소한 문화유산을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감상할 수 있도록 좀 더 알고자 하는 욕심이 생겼다. 그러다 보니 아무 것도 모르고 접할 때보다는 교양 수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다고 생각한다. 교토의 역사편을 읽으면서 기억은 가물가물했지만 한 번 접한 적이 있었던 교토 문화유산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교토라는 새로운 수도 건설의 주역을 담당했던 분이 한반도 도래인의 후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본 답사기 3권 내내 저자는 한일 양국의 고대사는 현재의 한일 관계와는 달리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교류가 있었음을 강조하고 있고, 문화를 통한 관계 개선 등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고 있기도 하다. 문화유산을 설명하기 위해 교토의 역사를 설명하는 유홍준 교수의 말을 쭉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3권도 훌쩍 마무리되었다. 다음번 교토에 갈 일이 생긴다면 반드시 이 책을 들고 가서 꼭 하루라도 시간을 내서 다시 한 번 둘러보고 싶은 마음이다.

저자도 강조하고 있지만 문화유산과 역사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것 같다. 저자는 “역사는 유물을 낳고, 유물은 역사를 증언한다”고 했는데 문화유산과 역사를 엮어서 초중고 역사 교육을 하게 된다면 자라나는 세대들이 우리 문화유산과 역사에 대한 자긍심과 자부심이 더욱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러한 점들을 지속해서 일깨워주는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는 소장하면서 여행을 떠날 때마다 함께 하고 싶은 양서다. 온 가족이 함께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글. 우종무 (주)HSP컨설팅 유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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