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대참사 이후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든 단어가 있다. 바로 ‘인성(人性, Character)’이다. 풀어 말하자면 ‘인간성(人間性)’, 즉 인간다움을 말하는 것이다. 세월호 선장과 일부 선원들이 인성만 제대로 된 이들이었더라도 지금과 같은 비통함은 없었을 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곳곳에서는 ‘인성교육’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도상으로는 인성교육을 하고 있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는 이들을 위해 대한민국 교육기본법 제2조를 소개한다.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여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널리 만물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弘益) 정신을 바탕으로 널리 만물을 이롭게 하는 사람, 즉 홍익인간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교육법을 제대로 지키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한민족 인성교육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홍익인간’ 정신은 반만년 동안 민족의 역사 곳곳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다. 단군왕검이 기원전 2333년 조선을 건국하면서 ‘홍익인간 이화세계(弘益人間 理化世界)’를 건국이념이자 통치철학으로 삼았다. 삼국시대에는 고구려의 조의(참전)선인, 발해의 태학, 신라의 화랑, 고려의 국자랑으로 이어지며 현현히 빛을 발했다.

 살수대첩으로 나라를 지킨 고구려의 을지문덕 장군은 “날마다 재세이화하고 정수경도하여 홍익인간을 생각한다(在世理化 靜修境途 弘益人間)”고 말할 만큼 홍익정신을 중요하게 여겼다. 훗날 김구 선생이 임시정부 주석으로 서명한 ‘대한민국 건국강령’에서는 “우리나라의 건국정신은 홍익인간과 이화세계하자는 것이 우리 민족의 지킬 바 최고의 공리(公理)”라고 보았다.

 

우리의 인성교육은 우리역사 속에서도 면면이 민족과 함께 살아 숨 쉬고 있다. 다만 우리가 지키지 않고 있을 뿐이다. 모든 국민이 이미 제정되어 있는 고유의 인성교육을 제대로 지킴으로써 나와 이 민족, 인류를 살리는 길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원암 장영주 국학원장(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