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의 가는 길에' 김내혜 作 (해남석) 60x60x100mm

 나무에 결이 있듯이 돌에도 결이 있다. 나무에 옹이가 있듯이 돌에도 옹이가 있기 마련이다. 마치 돌도 살아있는 생명이라는 듯 말이다. 그렇다면 나무에 꽃이 피듯이 돌에도 꽃이 필 수 있을까?

 서울도서관은 국내 전각동인회 ‘석겸화개’와 공동으로 27일터 오는 6월 15일까지「돌·꽃이 피다 2014」라는 제목으로 기획전시를 개최한다. ‘석겸화개’는 ‘돌, 칼, 겸손한 마음이 모입니다’라는 취지로 20명의 전각가가 모여 2010년 5월에 설립한 전각동인회로, 매년 5월 전각전시회 개최와 전각체험 행사를 통해 전각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동양예술을 흔히 ‘시(詩)·서(書)·화(畵)·각(刻)’ 이라고 표현하는데, ‘각’에 해당하는 ‘전각’이란 돌에 문자나 문양을 칼로 새겨 넣는 것을 말한다. 동양예술의 꽃이라 극찬 받는 전각예술은 최근 독립된 조각 작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12인의 전각가가 돌에 새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114점의 전각작품과 전각을 주제로 한 도서 30선을 선보인다. 

 중국 당대 시인 사공도의 스물 넷의 시 됨됨이를 표현한 <24시품> 24점, 서재 이름인 <당호> 10점, 소장도서에 찍는 <장서인> 10점, 선비에게 필요한 열 가지 <선비십요> 10점, <한국의 명저>의 제호 10점, <시와 소설 속의 한 구절> 20점, <꽃이름·나무이름> 30점 등이다.

 석겸화개 측은 “최근 한글 전각작품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돌에 무엇이든 새겨놓으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 전각이 지닌 매력”이라서 누구나 “쉽게 새기고 친근하게 감상할 수 있어 취미생활로도 즐길 수 있는 예술이 현대 전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용훈 서울도서관장은 “전각은 책이나 도서관과도 오랜 인연을 가지고 있다. 의미 있는 책의 한 구절을 돌에 새겨 늘 곁에 두고 그 뜻을 잊지 않고 생활하거나 도서관 책에 찍어 그 소유를 알리기도 했다"며 "이번 전각 전시를 통해서 다시금 우리 문화의 새로움을 만나고 그 안에 담긴 겸손하면서도 강인한 힘을 느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도서관 개관시간 중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서울도서관(02-2133-0245)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