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용산아트홀 전시장(서울 용산구청)에서 <신비의 유물 베일 벗는다>라는 주제로 흑피옥 전시가 열리는 가운데 정건재 전남과대학교 교수가 9개 부족을 나타내는 뱀 토템 유물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윤한주 기자)

“중국은 흑피옥 문화도 동북공정의 목적으로 홍산문화로 간주하고 중국 문명 기원으로 파악하기 위해서 본격적 연구에 뛰어들었다. 반면 한국 측은 유력 일간지에서조차 '흑피옥의 비밀에서 유일하게 진품이 맞다는 입장에서 선 학자는 정건재 전남과학대 교수다'고 할 정도로 국가기관이나 단체는 물론 책임있는 연구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금화범홍산문화갤러리는 22일 용산아트홀 전시장(서울 용산구청)에서 <신비의 유물 베일 벗는다>라는 주제로 흑피옥 전시회를 개막했다.

흑피옥黑皮玉은 검은 연료를 칠한 옥돌 조각상을 말한다. 현재 홍산문화와 더불어 요하 지역에서 발굴되고 있다.

이날 전시장 입구 포스터에는 정건재 전남과학대학교 교수(동 대학 동북아문화연구소장, 역사학 박사)가 흑피옥 유물에 관한 국내 학계의 외면을 질타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전시장에서 만난 정 교수는 “국내에서 최초로 흑피옥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라며 “요하 지역의 옥문화가 우리 민족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알 수 있는 계기”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홍산문화는 약 8천 년 전 신석기 시대 문화와 고조선 시대에 해당하는 하가점 하층 문화와 직접 연결되어 있을 정도로 우리 민족과는 역사적으로 숙명적인 관계에 놓여있는 문화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시장 유물에 대해 하나씩 설명했다.

옥문화에 나타난 ‘토테미즘’에 주목하라!

▲ 22일 용산아트홀 전시장(서울 용산구청)에서 <신비의 유물 베일 벗는다>라는 주제로 흑피옥 전시가 열리는 가운데 정건재 전남과대학교 교수가 고조선 염제신농이라고 주장하는 유물을 가리키고 있다. 소 머리를 한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다.(사진=윤한주 기자)

정 교수는 흑피옥문화에 등장하는 반인반수(半人半獸) 상에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소머리를 한 사람 형상의 유물이다.

“이분이 고구려 오회분 4, 5호묘에 나오세요. 한복 두루마기를 입고 달려가는 모습이신데 형상적으로 같을 수 있잖아요. 제가 개인적으로 주장한 것이 아니라 이화여대 정재서 교수가 저서(이야기 동양신화)에 신농염제(神農炎帝: 농사의 신과 불의 신(클릭))라고 했어요. 그러면 신농염제가 우리 고조선의 조상 아닙니까? 중국은 자기 조상이라고 그러고 우리는 아무 말도 안하고 있는 것인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고구려 고분벽화에 나오는 이 분과 중국에서 말하는 염제신농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지 알자는 것이죠.”

이어 뱀 형상의 옥기 유물이다. 전시된 9개 뱀 형상의 옥기를 9부족으로 설명했다. 제사가 있으면 각 부족이 하나씩 들고 모였다고 했다. 정 교수는 직접 양손으로 옥기를 들어 보였다. 제사의 대상은 조상일 수도 있고 자연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것을 악어라고 해요. 악어가 알을 낳을 때가 비가 와요. 황화 유역이 그랬어요. 중국의 유물로 끌어가는 거죠. 이것은 뱀토템입니다. 한중 공통의 문화라고 볼 수 있어요.”

흥미로운 것은 유물에 새겨진 문자다.

“이 문자를 해석하지 못합니다. 한 글자만 나와도 문명의 시대가 아닙니까?”

이어 동물과 사람이 아니라 동물과 동물이 결합한 유물로 안내했다. 머리는 새이고 몸은 소였다.

“이것은 소 토템 부족하고 새 토템 부족하고 연합했다는 의미입니다. 전쟁으로 복속했다면 험한 모습으로 나와야겠죠. 그런데 결혼 등을 통해 서로 다른 부족 간에 연맹으로 봅니다.”

단군사화는 환웅족과 웅족, 호족 등이 나온다. 이 중에 환웅과 웅녀가 결혼하는 데, 이를 부족 간의 연합으로 본다. 이러한 질문에 대해 정 교수 또한 동의했다.

▲ 22일 용산아트홀 전시장(서울 용산구청)에서 <신비의 유물 베일 벗는다>라는 주제로 흑피옥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 유물에 대해 정건재 전남과학대학교 교수는 이 유물을 얼굴에 쓴 탈과 같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사람이 죽으면 몸이 썪는다. 옛날에는 옥을 덮었다. 옥이 영원하니깐 영원불멸하라고. 사후세계를 엿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사진=윤한주 기자)

이어 옥으로 만든 탈 유물에 대해 정 교수는 고대인의 생사관으로 해석했다.

“사람이 죽으면 몸이 썩잖습니까? 옛날에는 옥으로 덮었어요. 부여에도 있었습니다. 이것을 왜 얼굴에 씌우냐? 옥이 영원하니깐 영원불멸하라고. 시신이 썩지 말라고 옥을 덮은 거죠. 사후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고대인의 다산(多産), 성(性)숭배를 나타낸 유물 등도 전시되어 있다.

한편 전시회는 5월 15일까지 열린다. 중국에서 볼 수 있는 요하 지역의 옥문화를 실물로 확인할 수 자리다.

■ 관람료 없음
■ 관람기간(4월 22일∼5월 15일. 단 5월 3일부터 6일까지는 휴관)
■ 문의: 010-5579-8810
■ 용산아트홀 : 서울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3번 출구서 5분 걸으면 용산구청 건물이 보인다. 용산아트홀은 지하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