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는 문화재청 후원 문화유산 방문교육의 일환으로 '찬란한 한민족의 문화유산이야기(조선편)' 현장 학습을 총 10회에 걸쳐 진행한다. 매 회 40명의 학생들과 함께 하게 될 현장학습 후기를 연재하고자 한다.

 
▲ 경복궁 광화문 앞에 있는 해치상 앞에서 학생들이 해치에 관한 해설을 들었다. 해치는 나쁜 짓을 한 사람을 뿔로 받아버린다는 상상의 동물이다.<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
 
뜨거운 열기로 시작된 현장학습의 첫 답사지는 경복궁과 국립민속박물관. 서울 각지에서 모인 초, 중학생 40여명과 학부모들이 참석하여 조선을 배우는 시간을 보냈다.
조선의 5대 궁궐 중 으뜸이 되는 궁궐인 경복궁. 조선 건국과 함께 지은 경복궁은 조선의 역사 500년과 함께 해온 곳으로 조선 개국정신과 통치이념이 그대로 담겨진 곳이라 할 수 있다. 474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이어온 고려가 타락하여 쇠퇴하게 되고 이성계는 새로운 나라 조선을 건국한다. 정도전과 함께 새나라의 기틀을 다지면서 종묘와 사직을 세우고 이곳 경복궁을 지으면서 얼마나 포부가 컸을까? 새로운 나라를 세우면서 정치이상을 실현하고자 했던 포부를 학생들에게 들려주면서 큰 꿈과 그 꿈이 실현될 수 있기 위해서는 임금, 신하뿐 아니라 백성들이 행복해야 함을 알려주었다.
▲ (사)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의 현장학습에 참가한 학생들이 국립민속박물관 야외 전시장을 둘러보았다.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
 
 광화문 앞에 있는 해치상. 나쁜 짓을 한 사람을 뿔로 받아버린다는 상상속의 동물 해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법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작은 규칙이라도 지키며 양심을 속이지 않는 학생들이 될 것을 다짐했다. 나쁜 기운들을 몰아내고 궁을 지켜주는 해치는 경복궁 곳곳에 재미있고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배치되어 있다. 근엄하기만 한 궁이 친근하게 다가오며 학생들도 즐거운 표정이다.
▲ 명성황후가 시해된 건청궁 앞에서 학생들은 나라의 힘이 약해지면 얼마나 치욕스럽고 슬픈 일을 당하게 되는지 배웠다.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
 
 경복궁의 중심건물인 근정전에 들어서자 학생들의 눈망울이 더욱 커졌다. 앞마당 조정에 깔린 박석은 매끄럽게 다듬지 않고 거친 표면 그대로 자연스럽게 깔았다. 그 이유는 눈부심과 미끄러짐 방지를 위함이고, 폭우때 자연스런 배수시설이 가능한 까닭이다. 무엇보다 걸음걸이 하나부터 몸가짐을 조심히 하기 위한 이유가 있다고 하니 학생들도 절로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진다.
▲ 학생들이 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 강사의 해설을 듣고 있다.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
이렇듯 궁궐건축 하나하나에 담겨져 있는 뜻을 배우면서 그동안은 무심코 지나쳤던 궁이 새롭게 보이며 올바른 정치를 하기 위한 장치들을 마련해놓은 조상들의 지혜에 고개가 숙여진다. 왕이라고 하면 최고의 권력을 휘두르며 마음대로 살 수 있으니 행복했겠다고 생각했던 학생들은 왕의 하루를 들으며 놀라워했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부모님께 인사드리는 예부터 시작해 통치자가 올바로 서야한다는 이념아래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했고 신하들과 회의를 하며 나랏일을 보던 왕의 하루. 큰 직책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주어진다는 것을 배우는 시간이 되었다.
▲ 근정전 월대에 있는 드므. 궁에서 불이 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배웠다.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
 
 명성황후가 시해된 곳, 건청궁에서 나라의 힘이 약해지면 얼마나 치욕스럽고 슬픈 일을 당하게 되는지 배울 수 있었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경복궁도 일제강점기에 많이 훼손되었다는 것을 알려주자 다들 안타까워했다. 학생들은 다시는 나라를 빼앗기지 말고 우리의 터전과 문화재를 지켜내기 위해 힘을 키워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옆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조선시대 사람들의 일생을 배웠다.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생명으로 여겨지며 태어났는지, 부모님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었는지를 들으며 학생들은 함께 온 부모님을 새롭게 느끼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교육을 중시하며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하길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모습임을 학생들은 깨달았다. 이번 현장학습을 통해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 나 혼자 잘 살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가족, 나라, 더 나아가 온 세상에 유익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한 공부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