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는 곧 전쟁사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인류는 크고 작은 전쟁을 끊임없이 겪어왔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휴전상태에 놓여있다. 그런 의미에서 전쟁기념관은 현재의 우리를 보여주는 거울로 꼭 한번 가보아야 할 곳이다.

▲ 군사 작전 수첩과 유물.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

▲ 벽면을 가득 채운 광복군 건국훈장 수훈자 명단. 이 분들이 있어 대한민국이 있다.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

 전쟁기념관은 옛 육군본부 자리인 서울 용산에 1994년 개관하였다. 우리나라 전쟁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고 옥외전시장에는 항공기, 장갑차 등이 전시되어 있다. 넓은 광장에서는 체험행사나 공연 등이 열려 시민들의 문화광장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평온하게 여가를 즐기는 시민들을 지나 기념관으로 들어갔다. 그 길에는 전사자 명비가 길게 늘어서 있어서 지금의 행복이 얼마나 큰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군인 17만여 명, 유엔군 3만 8천여 명의 전사자 이름이 새겨진 명비ㅠ사이를 지나는데 무엇을 위해 이렇게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는지 기가 막히고 소름이 돋았다.

▲ 살수대첩도. 영양왕 23년(612) 고구려는 중국 수나라 군대를 살수에서 크게 격파했다. 혼란과 분열을 거듭하던 중원을 통일한 수나라는 고구려를 침략하여 나라를 안정시키려 하였다. 고구려와 수나라의 충돌은 당시 동아시아 세력권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전쟁이었다.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

전쟁역사실에는 고구려 살수대첩부터 우리나라의 전쟁사를 알아 볼 수 있다. 200만 수나라 군대가 고구려로 쳐들어오고, 그 중 30만 별동대를 을지문덕 장군이 물리쳐 살아돌아간 수나라 군인이 2,700명이라는 대기록의 살수대첩. 고려 때 강감찬 장군이 10만 거란군을 물리친 귀주대첩. 조선시대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과 거북선. 많은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나라를 지켜낸 선조들의 지혜와 애국심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무기에서도 발달된 철기문화를 볼 수 있는 고구려의 철갑옷과 화살촉, 멀리까지 쉽게 쏠 수 있는 활인 쇠뇌, 고려시대 최무선이 개발한 화약. 그 화약을 이용한 총통, 신기전 등 나라를 지키는 데 많은 무기들이 활약했음을 알 수 있었다.

▲ 고구려 철갑옷.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

일제 강점기에 나라를 잃고 군대가 해산되는 아픔을 겪은 우리나라. 그러나 국외에서 독립군이 되어 독립전쟁을 준비했고, 1940년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정규군인 광복군을 창설하여 나라를 되찾고자 했다. 광복군은 1945년 특수대원들이 국내진공작전을 준비하여 8월 시행직전에 일본의 패망을 맞아 실행에 옮기지 못하게 되었다. 결국 남북분단이라는 상황에 처해지면서 동족상잔의 비극, 6.25전쟁이 발발하게 된다.

▲ 다양한 조선시대 무기들.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
▲ 엄청난 위력을 자랑하는 총통.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

6.25전쟁실은 ⅠⅡⅢ관으로 나눠져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소련제 무기로 무장한 북한의 침입, 인천상륙작전, 중공군의 개입, 고지전, 그리고 힘겨운 피난살이.... 그 당시의 영상을 보는데 답사하면서 눈물이 나기는 또 처음인 듯했다. 전쟁이란 얼마나 잔인하고 큰 상처를 남기던가....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죽고 죽이는 전쟁. 다시는 이러한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큰 희생을 치르고도 전쟁을 끝맺지 못하고 휴전이 되어버렸다. 그것도 우리나라는 빠진 강대국들의 결정에 의한 휴전. 그래서 아직도 천안함, 연평도 사건, 이산가족 등 비극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 서애 유성룡의 징비록. 임진왜란을 기록한 전란사이다.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
▲ 일제와 싸운 독립군이 남긴 유물.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

휴전이 되고 유엔군사령관 맥아더 원수는 이렇게 말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이 나라가 다시 일어서기까지는 앞으로 100년은 걸릴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유엔의 수혜국에서 지원국이 되었다. G20 정상회의를 하고 세계적인 체육, 문화 행사 등을 개최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기적의 나라’라고 하는 것이다. 그 역경과 궁핍을 딛고 일어난 저력. 그것은 오랜 역사동안 이어져온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철학과 힘이 우리의 DNA속에 흐르기 때문이리라.

▲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삼군통제사의 거북선.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

전쟁은 인간의 탐욕과 잔인함과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현장이다. 그러나 그 속에는 사랑과 평화에 대한 갈망 또한 공존하고 있다. 인간의 극단적인 양면성이 드러나는 전쟁. 이런 전쟁이 없는 평화의 세상을 위하여 우리 각자의 내면에도 있는 선과 악을 잘 다루어서 비극적인 삶, 비극적인 역사를 더 이상 쓰지 않도록 끊임없이 성찰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답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