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부상하면서 세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중국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기존의 세계 질서를 자국에 유리하게 바꾸려고 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 중심의 기존 질서는 중국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중국은 판단하고 행동에 나섰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뿐만 아니라 유럽도 중국을 큰 변수로 고려하며 외교 정책을 펴나간다. 중국과 교역, 교류를 하면서 중국의 부상에 따른 자국의 영향력을 잃지 않으려는 전략이다. 그에 따라 여러 나라가 연합하거나 협력을 강화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주변을 보면 금년 들어 미국과 일본이 더욱 긴밀하게 ‘동맹’을 강화하는 추세다. 아베 신조(安部晉三) 정권의 등장을 반기지 않았던 미국은 금년 하반기에는 태도를 바꾸었다. 중국과 일본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해진 미국은 일본을 확실한 협력 파트너로 삼았다. 지난 10월 초 케리 미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찬성하였다.
이러한 미국의 입장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은 일본과의 유대를 강화하면서 우리나라에 일본과 갈등을 자제하도록 종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미국을 혈맹이라고 하지만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철저하게 고려하며 이익이 되는 쪽으로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중국을 견제하는 데 일본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미국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일 간의(에) 갈등이 벌어지면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먼저 계산하여 한국이나 일본을 지지하는데 현재로는 일본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이다.
 

우리가 믿을 만한 우방은 진정 어디인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4강이 아니라면 동남아시아 국가들, 호주, 캐나다 등등인가. 어느 나라인가? 유럽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찬성했다.
한국, 중국, 일본을 둘러싼 동아시아 정세가 더는 악화되지 않고 평화로워지기만을 바랄 것인가. 우리는 이 같은 정세를 치밀하게 분석하면서 우리의 활로를 찾아야 할 때이다. 무엇보다 우리의 외교 역량을 다시 점검하여야 한다. 대통령의 외국 순방은 화려한데 외교관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뒷북치는 외교는 민족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다.

우리의 시각을 외부로 돌려 세계를 바라보아야 한다. 우물 안 개구리 식으로 국내에 집중하다가는 세계의 흐름을 놓칠 수 있다. 정치인, 공무원, 기업인, 학자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국제사회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정치권은 급변하는 국제정세를 치밀하게 살피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통령 선거 이후 지금까지 정치권은 대통령 선거에 사로잡혀서 정쟁으로 지새고 있다. 정치권은 급변하는 국제정세가 보이지 않는가?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여 있는 한국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한국이 살 길이 어디인지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세계정세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 이 정세변화 속에서 한민족이 나아갈 길은 어디인가, 깊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