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제6회 한민족 역사·문화 청소년 글짓기 논술대회에서 고등부 장려상을 받은 서솔리 학생(합포고 1)의 글. 국학운동시민연합과 동북아역사재단,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논술대회에는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총 816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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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에는 국학 신문이 정기적으로 날아온다. 처음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국학신문보다 나의 인생을 바꿔놓을 수 있는 “내신등급따기”가 더 급급했다. 이번 시험이 끝나고, 그제서야 어머니께서 읽어보라고 책상위에 올려다 놓으신 국학신문이 쌓여 있는 것이 보였다. 시험도 끝났겠다싶어 바로 책상 앞에 앉아 국학신문을 읽기 시작했다.

 2시간 후 나는 부끄러움으로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모의고사,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동안 우리나라 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떤 부당한 일이 있었는지 아무것도 몰랐다. 그중에서 나의 눈을 끌었던 기사는 “한민족 문화허브 인터넷신문 ‘코리안스피릿’ 창간”이었다. 어머니께서 시험공부로 바쁘더라도 들어가 보라고 말씀하셨던 게 생각났기 때문이다. 신문위에 어머니와 내외센터 사범님들께서 돈을 모아 만든 인터넷 코리안스피릿 명함도 보였다. 사이트에 들어가니 장영주 국학원장님께서 집적 그린 삽화가 보였다. 한 컷의 삽화가 긴 기사글 보다 강한 인상을 주었다. 국학사이트에서 이 기사 저 기사를 보는 동안 마음 한구석이 울렁거렸다. 이 감정을 뭐라고 설명해야 되는지 모르겠지만, 나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었다. 지금다시 생각해보면, 대한민국의 한 시민으로서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 것이 죄스럽고, 국학신문을 국사문제집으로 깔아버렸던 나의 행동이 너무 창피했었던 것 같다.

 친구들과 학교내신시험이 끝나고 이야기할 때마다 국사 때문에 평균등급이 내려갔다며, 투덜투덜 거리는 친구의 모습이 생각난다. 어쩌다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소중히 여겨야할 국사가 등급을 까먹는 우리들 사이에서는 골칫덩어리라고 불리는 과목으로 전락해 버린 것일까? 나는 국사를 싫어하지 않았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해서 1등급을 받았고 국사시험을 친다음 학교 애들 사이에 국사를 잘 안다며 소문이 나기도 했었다. 나는 나름 국사를 잘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하지만, 시험성적을 잘 받기 위해 우리나라안의 일에 관심도 없고, 우리나라의 위대한 위인도 잘 모르며, 교과서만 보면서 공부하여 1등급은 받은 학생이 정말 국사를 잘 아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단지 기억력이 더 좋고, 5가지 선택지에서 가장 답과 밀접한 번호를 잘 찾아내는 실력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조금 더 뛰어난 것 같다.

 사실 나는 국사를 잘 아는 학생이 아니었다. 단지 20쪽가량의 시험 범위 안에서 선생님께서 강조한 부분을 잘 알아차린 학생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배워야 하는 진정한 국사란 무엇일까?

 국사(國史)는 대한민국에서 한국사를 달리 이르는 말이다.

 국사교과서 첫 단원에서 볼 수 있듯이 국사, 역사를 공부하는 목적의 첫 번째는 자기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말은 개인적인 특수성을 안다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자기의 본질을 안다는 의미이다. 두 번째 목적은 지나온 과거에 대해 배움으로써 현재와 미래를 좀 더 발전된 방향으로 만들어 가는 데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목적으로 국사를 배우는 학생이 몇이나 있는지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나 자신부터 시작하여, 나의 친구들, 주변인들 중에서는 이러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다. 거의 대부분 자기가 원하는 대학의 점수를 맞추기 위해 의무적으로 할 뿐이라고 한다. 국사가 단지 좋은 대학을 가기위한 하나의 수단이일까? 선생님들 중에서 “명문대 갈 사람만 국사해라, 그 학교에서는 필수다.” 라고 하신 말이 생각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어쩌다가 우리는 이렇게 돼 버린 걸까?

 솔직히 말해서, 국사시간은 인기 없는 시간이다. 물론 아닌 사람들도 있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은 선생님말씀이 시작하기가 무섭게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고, 선생님께서도 ‘중요한 것 만 집어 줘야지......’ 라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 중학교 때 시간이 없는 경우에는 칠판 가득 필기를 공책에 옮겨 적으라고 하신 후, “외어라” 라는 한 마디에 수업이 끝나는 경우도 있었다. 국사를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나눌 수 있는지 의문이다. 물론, 특정 개념이 더욱 중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특정 개념을 정하는 기준이 시험의 빈출도 라서 씁쓸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지금 현실의 이런 교육상황은 단지 선생님과 학생들의 의식에만 문제가 있는 것일까?

 물론 아니다. 우리나라 교육문제는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외국 사람들이 객관적이고, 심각하게 보는 것 같다. 언제 한번 외국인선생님과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토론을 해본 적이 있는데, 야간 자습시간, 학원이야기를 하면서 선생님께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셨다. 그 때 나는 다른 나라들이 우리나라를 그렇게 본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아이들은 교육에 대해 불만을 토해냈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학생은 소수였다. 그 대답을 듣고 선생님께서는 하기 싫은 공부를 하는 것 보다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되 물으셨고, 우리들의 대답은 단 하나 “대학가야 해요.” 이었다.

 인터넷 일지파크에서 평균 100점 학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학생 이라는 제목이 내 눈에 들어왔다. 과연 가능한 일일까?

 행복지수 세계 1위로 10명 중 9.4명이 자신의 삶이 만족스럽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나라 네덜란드에 대해 소개해주고 있었다. 정신적인 만족도뿐만 아니라 물질적인 생활수준과 삶의 질 또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나라라고 한다. 학교가 행복하면 가정과 사회가 행복해지고, 가정이 행복하면 학교와 사회가 행복해진다는 공식이 그대로 실현되고 있는 나라라고 불리는 네덜란드의 교육제도에 대해 소개 해 보려고 한다.

 네덜란드는 대학에 꼭 가야할 필요가 없는 나라다. 연구와 공부를 좋아 하는 학생만 대학에 가며,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도 크지 않고 직업의 귀천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없다고 한다. 대학 입시도 없고 대학배정도 나라에서 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나 대학에 가고 졸업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입학은 쉽지만 공부를 열심히 해야 졸업하는 탄탄한 대학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11개 대학이 세계 200위 대학 순위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오직 서울대학만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지방에 사는 학생은 방학이 되면 서울중심에 있는 유명 학원에 등록을 한다. 학원비며, 기숙비, 생활비 한 달에 600만원……. 우리들 사이에서는 성적은 부와 비례한다는 시기심이 가득 찬 농담까지 나올 정도 이다. 예전에 비해 과하다 싶을 정도의 투자를 하면서 우리나라의 교육 성적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친구의 이모 분께서 한번은 회사후배들이 모두 다 좋은 대학을 나왔는데 국어, 영어, 수학 밖에 할 줄 모르는 바보라고 농담 아닌 농담을 하셨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찾고 개발 하는데 집중한다는 네덜란드의 교육제도가 정말 부럽다. 하지만 부러워만 하고 있을 수 는 없다. 우리도 교육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할 것 이다. 그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은 바로 역사의식을 가지는 것이다. 역사는 자신과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을 할 만큼 역사의식은 현재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다. 지금 현재를 알아야 우리의 문제점을 알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중학교 때 이 글짓기 행사인 한민족 역사 문화 청소년 글짓기 논술대회에 참가 한 적이 있다. 그때는 나도 국사시간을 지긋지긋하게 생각하는 학생 중의 한 명이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추천으로 대회에 참가하면서 처음으로 국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국사책, 역사책을 사랑하는 학생이 되었다. 또, 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교육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고, 그 작은 관심이 우리나라에 대한 나의 의식을 바꿔 주었고, 나에게 꼭 이루고 싶은 꿈을 가져다주었다. 나의 꿈은 학생들에게 역사의식을 심어 주어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이화세계를 실현하고, 각각의 희망도 이루어지도록 도와주는 교육감이다. 나에게 역사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고, 나의 꿈을 찾게 해준 이 글짓기 대회에 늘 고마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