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본시 현묘한 도가 있었으니 이를 풍류라 하였다. 이 교가 설립된 유래는 선사(仙史)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는데 실로 삼교(三敎)를 포함한 것이다."

당나라에 가서 과거에 합격한 최치원. 그는 당에서 황소의 난 토벌에 나가 격문을 써서 이름을 날리었다. 문명을 떨치고 황제에게 인정을 받았으나 그는 신라로 돌아왔다.
하지만 신라 조정은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진성여왕에게 시무책 10여조를 올렸으나 귀족들의 반대로 시행할 수 없었다. 은둔을 결심하고 그는 여러 곳을 다니다 만년에 해인사에 머물며 저술에 전념했다.
유교에 정통했던 최치원은 하지만 그에 정신을 잃지 않았다. 외국 유학파지만 외국문화에 빠지지 않고 우리 전통문화에 주목했다. 그래서 '풍류'라는 선도(仙道)는 유불선(儒佛仙) 삼교를 모두 아우르는 원대한 사상임을 갈파했던 것이다. 그가 말한 선사가 전한다면 선교를 상세하게 알 수 있을 텐데 아쉽기 짝이 없다.

최치원은 또 옛 비석에 새겨진 신지의 '천부경'을 보고 이를 번역해 후세에 전했다. 선도(仙道)의 가치, 천부경의 가치를 몰랐거나 외면했다면 결코 이런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최치원이 선도에 주목한 것은 당시만 해도 선도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 유학에 빠진 사람들이 선도를 외면하여 우리의 고유 사상이 없는 것처럼 여기게 되었다.

'선도'는 풍류도, 신선도, 선교, 신교, 고신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었으며, 종교의 차원을 넘어 '신선'으로 표상되는 전인적 인격체가 되는 심신수련법을 기반으로 한다. 그 연원이 아주 오래되었다. 환인은 환국, 환웅이 신시, 단군은 조선을 건국하여 이상사회를 건설하였다. 환국과 신시, 조선은 선도문화가 꽃핀 이상사회, 홍익인간 이화세계가 이루어진 나라였다.

그 선도가 옛 기록과 유적으로 남아있다. 이렇게 옛 문헌 기록으로 남아있는 신라와 가야의 초기 교류사 속의 선도 천일합일(신일합일)문화와 조화사상을 현존하는 유적을 통해 직접 느껴보기 위해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천손문화연구회에서는 오는 11월 2일과 3일, 양 일간 김해·양산 지역의 선도 유적을 돌아보는 선도문화답사를 진행한다.
 

이번 답사는 한민족 고유 선도문화의 조화정신을 오롯이 간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신라나 백제 유적지에 비해 주목을 덜 받아온 김해·양산 지역의 신라·가야 선도 유적지를 돌아보며, 특히 양국의 초기 교류사에 나타난 선도의 '조화사상'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된다.

답사 예정지는 산청의 전 구형왕릉, 김해의 구지봉, 수로왕릉비, 초현대, 칠점산, 양산의 수두리 일대, 북정리 고분군, 성황산성, 징심헌 유지, 충렬사, 마고산성, 황산강 신라‧가야 접경지 등이다. 민족 고유 정신을 바르게 알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천손문화연구회의 정경희 교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는 "신라, 가야의 초기 교류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고유전통인 선도의 조화정신이 살아있음을 알 수 있다."며 "이번 김해·양산 지역의 선도문화 유적 탐방을 통하여 삼국초기까지만 해도 그 원형이 살아있던 선도 조화정신의 실체를 확인하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 된다"고 밝혔다.